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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죄송하다’라는 작가의 말에 책을 다 읽고나서 올라오는 거친감정을 나도 일단은 눌렀다.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미친년(?) 같은 책이랄까. 작가가 사이코패스적인 상상을 상상으로 그치지않고 써버리고야 말았다.
처음엔 주인공인 영아가 답답했다. 왜 본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지 않고 남의 의견만 따르는지, 본인을 이리저리 휘두르려는 절친과 남자친구을 왜 주인공만 이해하려고 하는지, 내 생각은 왜 항상 무시당하는지 등 착해서 이용당하는 전형적인 줏대없고 답답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가상의 치료를 받은 영아가 더이상 참지 않고 통제선을 과도하게 넘는 발언과 행동을 내지를때 자유의 희열보다는 오히려 광기가 느껴졌고 무서웠다. 자유롭게 언행을 뱉고 싶은대로 배설해버리는 것은 통제당하는 것만큼 두려운 일인듯 싶다. 사람들이 상호관계를 맺어갈 수 있는것은 통제가 작용된다는 조건 위에서만 가능한 것이며, 통제 안에서 자유로울 때 진정한 자유가 있는것임을 느꼈다.
착하다는 건 무엇일까. 누구에게 착한 것일까.
또 나의 본질은 무엇인가. 나는 착한 사람일까, 아니면 악한 사람일까. 통제와 자유 중 어떤걸 추구해야 하는가
이면의 내 본질은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고민할 수 있는 책이다.
상호간의 존중만이 느슨한 통제에도 더 큰 자유를 이루게 한다.
✏️
P.55
세상을 스펙트럼화한다면 간단히 세 영역으로 나뉠 것이다.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그리고 그 사이의 흐릿한 어떤 것.
P.120
평등 안에 불평등이 숨어 있다
P.124
그래서 나는 쉬운 선택지를 택했다. 관계가 불편해지는 것보다 일상에 모순을 더하는 일이 쉬웠다.
같은 정당이라면 아무리 멍청한 소리를 해도 지지하는 정치인을 머저리다 욕할 필요가 없다. 친구가 장사하면, 아무리 바보 같은 물건이라도 좋다고 홍보해 주는 사람을 거짓말쟁이다 욕할 필요도 없다. 사람은 다 그렇게 살고 있다. 사람다움의 본질은 때때로 얄팍하다.
하지만 사과 씨를 심은 곳에서 오렌지 나무가 자라면 그것만큼 황당한 일이 없듯이, 기대로 쌓은 관계가 틀어질 때, 그때는 괘씸함에 배신감까지 추가되어 되돌릴 수 없는 적이 태어난다. 멍청한 소리까지 지지해줬던 동료 정치인들이 돌아설 때 가장 큰 적이 되고, 바보 같은 물건을 홍보해 줬던 친구가 돌아서면 가장 곤란한 민원인이 되는 것처럼. 나 또한 은주에게 그런 적이 되어 주기로 했다.
P.125
나는 너를 존중할 수 있다.
단 네가 나를 존중 할 때만.
P.133
나는 처음부터 그런 사람이었다. ‘은주’와 친구가 되어도 내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
P.159
통제와 해방은 짝꿍이라 함께 있을 때 더 빛나거든요. 뭐든지 균형이 존재해야만 극단으로도 치달아 볼 수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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