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두 주인공, 공상수와 박경애가 있다.
공상수는 자신도 아픔이 많은 인간인데 인터넷에서 사람들의 고민 상담을 해 주는 '언니'이며, 팀원인 경애의 마음도 이해하고 위로해주고 싶어 한다. 그런 상수가 경애에게 이렇게 메일을 쓴다.
'마음을 폐기하지 마세요. 마음은 그렇게 어느 부분을 버릴 수 있는 게 아니더라구요. 우리는 조금 부스러지기는 했지만 파괴되지 않았습니다.'
체념적이었던 경애는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마음을 그저 내버려두지 않기로 했다. 자신을 부당하게 대하는 것들에 부당하다고 말하지 않는 한 자기 자신을 구원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작중에 1999년 10월 동인천 인현동 화재사건이 중요하게 언급된다. 상수와 경애의 친구가 그날 희생됐으며 각자 슬픔을 혼자서만 끌어안고 여지껏 살아왔는데 그때의 일을 얘기하며 서로 위로를 주고받는 마지막 장면이 좋았다.
올 한 해, 겪고 싶지 읺은 사건 사고들이 있었다. 오늘 무안공항 비행기 불시착 사건은 세월호나 이태원 사고만큼 충격적이었고 슬펐다. 상수와 경애처럼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면 상처가 나아지는 걸까. 어떤 얘기들을 주고받아야 나아지는 걸까. 어떤 행동을 해야 나아지는 걸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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