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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지음
클레이하우스 펴냄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황보름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퇴사 후 휴남동에 서점을 연 영주는 처음 몇개월 동안 서점을 관리하기 보다는 책을 쌓아놓고 읽거나, 서점에서 생각에 잠기다 눈물을 흘리는 등 서점을 거의 방치하다시피 한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 감정을 모두 쏟아낸 뒤에서야 서점에 너무 무심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후, 서점에 다양한 책을 채우고, 읽은 책에 자신의 감상을 적은 쪽지를 꽂아 인스타그램에 열심히 홍보하며 서점을 운영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취업에 번번이 실패하다가 휴남동 서점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게 된 민준, 아들 걱정이 많은 민철 엄마, 남편과의 잦은 싸움으로 지쳐버린 지미, 서점에서 명상과 뜨개질을 몇 시간 동안 하는 정서 등이 각자만의 사연을 가진 이들이 서점에 모여든다.
🏷️“책은 뭐랄까, 기억에 남는 것이 아니라 몸에 남는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아니면 기억 너머의 기억에 남는 건지도 모르겠고요. 기억나진 않는 어떤 문장이, 어떤 이야기가 선택 앞에 선 나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하는 거의 모든 선택의 근거엔 제가 지금껏 읽은 책이 있는 거예요. 전 그 책들을 다 기억하지 못해요. 그래도 그 책들이 제게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그러니 기억에 너무 집착할 필요 없는 것 아닐까요?”
🏷️사는 게 뭐가 그리 힘이 드는지. 승우가 알기론 어떻게 하면 사는 게 수월해지는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는 게 힘이 든 사람이었다. 너무 힘이 드니까 힘들지 않고 싶어 자꾸만 방법을 생각해내는 거라고. 삶을 견디는 방법. 삶을 이어가는 방법.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다 행복하진 않아. 좋아하는 일을 좋은 환경에서 하면 모를까. 어쩌면 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네.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지 않다면, 좋아하는 일도 포기하고 싶은 일이 되어 버리거든. 그러니 우선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 그럼 무조건 행복해질 것이다, 라는 말은 누구에겐 해당되지 않을 수도 있어. 어쩌면 너무 순진한 말이기도 하고.”
🏷️나는 남을 위해 일을 하는 순간에도 나를 위해 일해야 한다. 나를 위해 일을 하니 대충대충 일을 하면 안 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일을 하는 순간에도, 일을 하지 않는 순간에도 나 자신을 잃지 않아야 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다. 일을 하는 삶이 만족스럽지도 행복하지도 않다면, 하루하루 무의미하고 고통스럽기만 하다면,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나에게 주어진 단 한 번의 인생을 살고 있으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휴남동 서점을 그려봤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은은하게 풍기는 커피 향과 따뜻한 조명 아래 가지런히 정리된 책들. 서점 주인 영주가 테이블에 앉아 조용히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고 있을 것만 같다. 서점 한쪽에서는 정서가 뜨개질을 하며 명상에 잠겨 있고, 멀리서 민철 엄마가 책을 고르며 아들에게 어울릴 만한 이야기를 찾고 있는 모습이 떠오른다. 마치 서점 자체가 사람들의 일상과 고민을 품고 조용히 위로해주는 공간처럼 느껴진다.
👍
고민이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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