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행복은 한 나르시시스트의 행복 강박과 어떤 사건이 결합하는 지점에서 태어난 이야기다. 책을 다 읽은 독자라면 주인공이 행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읽기 시작한 순간부터 직감적으로 누군가를 떠올렸을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말 중 일부…
작가님 말처럼 책을 읽기 시작한 순간부터 책의 내용과 결말을 예측했고 예측이 맞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다 읽을 정도로 흡입력이 있는 책이다
책 속의 주인공은 진짜 미친인간 미친여자다
심한 말을 하고 싶을 정도로
자신의 행복을 위해 방해요소를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없애버리는 것에 소름이끼치고 무서웠다
주인공의 전남편, 현남편, 주인공 언니, 주인공 딸 모두 불쌍하고 안타깝다. 한 명의 미친인간 때문에 본인들의 삶이 송두리째 망가졌으니…
이 중 제일 안타까운 사람은 주인공 딸 지유 이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들 일을 겪었고 그 일들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테니까
주인공은 정말 마지막까지 이기적이었는데
그 선택으로 밝혀져야 할 진실들이 묻혔고,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짐을 짊어지고 살아가야하지만
지유한테는 오히려 더 나은 상황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도 읽고 나서도 주인공이 소름끼치고 무서웠는데 저런 사람들이 실제로도 존재한다는게 더 소름끼치고 무서웠다. 그게 주인공과 같은 방법이든 아니든..
사람의 성격과 인격이 형성되는데는 어린시절부터의
성장과정이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데 역시나였다…하지만 성장과정이 좋지 못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엇나가는 것은 아니니 개인의 성향과 기질도 무시 못하겠지..
주인공이 이렇게 되기까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처음에는 사람이 어떻게 저런 생각과 행동을 하지? 라는 생각을 하며 읽었는데 책을 읽고 난 후에는 행복이라는 단어가 머리를 지배했다
나는 너무나 행복하지만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불행
vs
나는 불행하지만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행복
이 두 선택지 중 사람들은 어떤 것을 선택할까…
행복이란 뭘까?
생각해보면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인데
말이나 글로 표현하라고 하면 못하겠다
사전적 정의는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 이다
보통 좋은 일이나 기쁜 일이 있을 때 느끼는 감정을 행복이라 일컫지만, 생활 속에서 좋은 일이든 안좋은 일이든 그 어떤 것도 일어나지않고 평온한 상태도 행복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의미에서 완전한 행복은 존재하기 힘들 것 같다
언제나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는건 정말 힘든 일이니까.
나의 행복을 위해 타인의 행복을 방해하진 않았는지, 앞으로도 타인의 행복을 앗아가거나 방해하며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우리에겐 행복할 권리와 타인의 행복에 대한 책임이 함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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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2
“행복한 순간을 하나씩 더해가면, 그 인생은 결국 행복한 거 아닌가”
"아니, 행복은 덧셈이 아니야.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는거. 나는 그러려고 노력하며 살아왔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이 말이 소름끼친다…
p.154
시간은 그녀에게 어떤 것도 주지 않았다. 대신 원치 않은 진실을 가르쳤다. 내일은 바라는 방향에서 오지 않는다는 것. 간절히 원한다 하여 이뤄지는게 아니라는 것도.
p.195
안다는 건 모르는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의미했다. 그중 어떤 유의 '앎'은 감당'과 동의어였다
<작가의 말>
개인은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점에서 고유성을 존중받아야 한다. 그와 함께 누구도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 또한 인정해야 마땅하다. 자신을 특별한 존재라 믿는 순간, 개인은 고유한 인간이 아닌 위험한 나르시시스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악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주인공은 화자가 아니다. 단 한 번도 이야기 전면에 등장하지 않는다. 주인공의 입에 지퍼를 채워 커튼 뒤에 세워둔 셈이다. 이야기의 목적을 위한 선택이었다. 악인의 내면이 아니라, 한 인간이 타인의 행복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타인의 삶을 어떤 식으로 파괴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으므로.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며 삶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 다만 늘 기억해야 한다. 우리에겐 행복할 권리와 타인의 행복에 대한 책임이 함께 있다는 것을.
완전한 행복
정유정 (지은이) 지음
은행나무 펴냄
1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가 이제야 읽은 책
왜 이 책을 이제야 읽었는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다. 책을 읽기 시작한 게 이른 새벽이었고 다 읽으니 해가 뜨려고 하는 새벽이지만 책을 읽고 난 후의 여운과 느낌을 바로 남기고 싶어 글을 쓴다.
구와 담이 안쓰럽고 안타깝고 때론 불쌍했다
서로에게 서로가 전부인 관계는 어떤걸까?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관계는 어떤걸까?
난 아직 겪어보지 못해서 그런지 궁금하다
사랑이 뭘까에 대한 생각을 종종 해본 적이 있는데
명확히 정의 내리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는 구와 담이라고 생각한다
이정도는 되어야 사랑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나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사랑이라는 말과 단어는 한없이 가볍게 느껴질정도로..
구가 떠나고 혼자 남아 살아갈 담이 걱정된다
내용이 조금 거친 책이긴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도 읽고나서도 먹먹하고 마음이 아팠다
내용과 결말을 알아도 다시 읽고 싶은 책이 있는데
구의 증명은 내용과 결말을 알아 다시 읽기 어려울 것 같다. 여운이 아주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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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4
나의 미래.
기억은 너.
너는 나의 미래.
p.65-66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상대를 끝없이 기다린다는 뜻일까. 구가 죽어버린 지금도 나는 구를 기다리고 있다.
구도 나와 같을까.
p.67
힘든 일할 때 시간이 빨리 가면 좋잖아.
주저하다가 물었다.
그 속도로 내 삶이 지나가는 중이라고 생각하면 좀…무서워
주저하며 구가 대답했다. 한참 후에 덧붙였다.
그렇게 늙어버리는거 순간일 것 같아.
주저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바로 대꾸했다.
그렇게 되진 않을 거야. 절대로.
p.91
참기 싫다고, 참는게 싫어졌다고. 나한테 묻지 말라고. 내가 뭘 알겠느냐고, 난 정말 열심히 살고 있다고. 근데 여긴 열심히 사는게 정답이 아닌 세상 아니냐고. 나보다 오래 살았지만 어른 같지는 않은 누나에게,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버렸다.
p.127-128
나는 구에게 물었다. 저 기왓장에 소원을 써야 한다면 어떤 문장을 쓰겠느냐고. 곰곰 생각하던 구가 대답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세요.
나는 구의 말을 마음으로 따라했다.
구는 조금 망설이다가 덧붙였다.
안 된다면 이번 생은 빨리 감기로 돌려주세요.
그럼 빨리 죽잖아.
그럼...그냥 무로 돌려주세요. 아무것도 아닌 상태, 그래서 모든 것인 상태로.
싫어. 그것도 죽는 거잖아.
죽는 거 아니야. 그냥 좀 담대해지는 거야.
p.156
만약 네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너를 먹을거야.
그래야 너 없이도 죽지 않고 살 수 있어.
p.164
지금의 인간은 미개하지 않은가. 돈으로 목숨을 사고팔며 계급을 짓는 지금은. 돈은 힘인가, 약육강식의 강에 해당하는가. 그렇다면 인간이 동물보다 낫다고 할 수 있는가. 세련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동물의 힘은 유전된다. 유전된 힘으로 강한 놈이 약한 놈을 잡아먹는다. 불과 도구 없이도, 다리와 턱뼈와 이빨만으로. 인간의 돈도 유전된다. 유전된 돈으로 돈 없는 자를 잡아먹는다. 돈이 없으면 살 수 있는 사람도 살지 못하고, 돈이 있으면 죽어 마땅한 사람도 기세 좋게 살아간다.
구의 삶을 나타내는 것 같아 마음이 너무 아프고 슬펐다
p.151-152
나는 내가, 너를 좋아지게 하는 사람이면 좋겠어. 근데 그게 안되잖아. 앞으로도 쭉 안 될 것 같잖아.
구의 목소리는 냉랭했지만 구의 눈동자는 버려진 아이처럼 겁에 질려 있었다.
네가 있든 없든 나는 어차피 외롭고 불행해.
나는 고집스럽게 대꾸했다.
행복하자고 같이 있자는게 아니야. 불행해도 괜찮으니까 같이 있자는 거지.
다시 구를 기다리며 살 자신이 없었다.
만약에 너 때문에 내가 알코올중독자가 된다면 너는 술병을 치우는 대신 내 술잔에 술을 따라줘야 해. 우린 그렇게라도 같이 있어야 해.
이건 사랑이 아니야.
구가 말했다.
뭐든 상관없어.
p.166-167
판도라가 항아리를 열었을 때 그 안에서 온갖 나쁜 것들이 빠져나왔대. 근데 거기 희망은 왜 있었을까. 희망은 왜 나쁜것을 모아두는 그 항아리 안에 있었을까. 이 얘기를 담에게 꼭 해주고 싶었는데 해주지도 못하고 나는 죽었다. 희망은 해롭다. 그것은 미래니까. 잡을 수 없으니까. 기대와 실망을 동시에 끌어들이니까. 욕심을 만드니까. 신기루 같은 거니까. 이 말을 왜 해주고 싶었냐면, 나는 아무 희망 없이 살면서도 끝까지, 죽는 순간에도 어떻게든 살고 싶었는데, 그건 바로 담이 너 때문에. 희망없는 세상에선 살 수 있었지만 너 없는 세상에선 살고 싶지가 않아서, 죽음은 너 없는 세상이고 그래서 나는 정말 죽고 싶지 않았어.
구에게 담이 어떤 존재인지 알 수 있는 문장이었다
그래서 더더욱 슬펐던,,,
이 부분 읽을 때 눈물이 고였다,,,
p.172
나는 너와 있는데, 너는 나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니 네가 여기 없거나 내가 여기 없거나 둘 중 하나 아닐까 싶다가도, 고통스럽게 나를 뜯어먹는 너를 바라보고 있자니 있고 없음이 뭐 그리 중요한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있든 없든 그건 어디까지나 감각의 영역일 텐데, 나는 죽은 자다. 죽어 몸을 두고 온 자에게 감각이라니 무슨 개소리인가. 하지만 느껴진다. 나는 분명 너를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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