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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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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 증명

최진영 지음
은행나무 펴냄

빨리 감기로 이번 생을 해치워버리기를 빌기보다 아무것도 아닌 상태가 되는 건, 그렇게 모든 것이 되는 건, 담대해질 수 있는 일인가에 대해 처음 물음을 던져봤다.
영혼이 된 구는 체에 몸을 거르고 나서 담대해졌을까.
천만년이고 만만년이고, 거울처럼 바라보던 담을 기다리며 사랑한 마음을 잊고 싶지 않아 했던 건 그가 담대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랑하고 살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죽기 직전에 살고 싶었던 이유가, 희망이 없는 세계에서는 살아도 담이 없는 세계에서는 살 수 없었다는 게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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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채

@hyunchae

남극을 우연히 찾은 사람이 펭귄 파블로를 태우고 하와이에 내려준다고 행복해질 수 있는가에 대한 계나의 물음이, 특히 마음에 남는다. 답은 사람마다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하와이에 가서 행복한 사람도 있잖아.

한국의 청춘 세대가 툭 터놓고 말하지 못한 것들을 계나의 말을 통해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주제와는 별개의 문제일 수 있지만,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는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책이었다. 개인주의적으로 읽자면 그랬다.

평론은 잘 모르겠다. 톰슨가젤도 사자도 한 치 앞날을 알 수 없는 사회에서 이들의 연대와 우리를 부수는 일이 쉽게 가능할 리 없다. 다양한 담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필요한 지향성이지만, 톰슨가젤도 사자도 나라를 보전하기 위해 살아있는 게 아니다. 살기 위해 사는 것이지. 누가 먼저 움직여야 하는가에 관한 물음이 남는 평론이었다.

한국이 싫어서

장강명 지음
민음사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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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워나갈 힘을 얻는 건 구하는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제대로 구하고 싶다고 생각한 작가의 말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목소리를 잃은 은희와 언어를 배워 싸울 수 있게 된 의조를 보면 싸우기 위한 힘은 언어에서 오는 것 같기도 하다.
절대로 놓지 않겠다 다짐하며 유오를 끌어안는 소마를 보면 포옹으로부터 비롯된 것 같기도 하다.
충분히 울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유독 좋았던 작품은 우주늪. 의조가 '고마워요'라는 문구를 읽고 막 태어난 아기처럼 우는 장면과 악어떼, 웜홀이 기억에 남는다.

이끼숲

천선란 지음
자이언트북스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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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음의 괄호를 채우지 않고 둘 수 있는 용기.
어떤 오해도 없는 정답을 주려는 마음을 미뤄두고.
나와 세계에 관한 완결성 대신 추구하게 되는 당신을 향한 사랑은 웃음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유독 좋은 작품은 논리와 제 꿈 꾸세요

제 꿈 꾸세요

김멜라 지음
문학동네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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