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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우지 않고 구구단이 술술술 (원리로 깨치는 곱셈구구)의 표지 이미지

외우지 않고 구구단이 술술술

이경희, 한지민 (지은이), 이주희 (그림) 지음
마음이음 펴냄

난 내가 이토록 팔랑귀인지 몰랐는데, 아이를 키우며 자주 깨닫는다. “아, 나는 엄청난 팔랑귀이구나”하고 말이다. 그래도 이리저리 흔들리며 바보같은 육아는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데, 작년 이맘때쯤 나를 괴롭혔던 “햄릿급 고민”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구구단. 우리때는 그저 놀이처럼 주구장창 외웠던 그 구구단인데, 그 구구단이 아이를 연산지옥에 빠지게 하고, 생각하지 않게 만든다고? 하지만 학교에선 그 구구단을 외우게 하고, 시험도 보는데? 그런 고민이 들 때 만났으면 더 좋았을 책, 『외우지 않고 구구단이 술술술』이다. 이제 우리 아이는 구구단을 다 아는 예비 초3이지만, 이번 방학동안 다시 한 번 『외우지 않고 구구단이 술술술』을 풀며 구구단 원리를 깨치고, 수학을 좋아하게 만들 생각이라 소개해본다.

『외우지 않고 구구단이 술술술』은 구구단을 외우는 것이 좋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도 단순히 외우는 것이 아닌, 이해와 재미를 줄 수 있는 책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실제 『외우지 않고 구구단이 술술술』 작가의 말에는 무조건 구구단을 외우기보다는 그 원리를 깨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하고 있을 만큼, 『외우지 않고 구구단이 술술술』에 담긴 저자의 생각이 무척 명확하다.

『외우지 않고 구구단이 술술술』의 첫번째 장에서는 2단부터 12단까지 깨치는 활동을 한다. 그런데 그 순서는 2, 5, 3, 6, 4, 8, 7, 9, 1, 0, 10, 11, 12단이다. 즉, 평범한 구구단이 아니라는 것! 순서에서 눈치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아이들이 가장 쉽게 익히는 “쌍”의 개념을 가진 2단부터, 시계와 손가락으로 먼저 만나기에 익숙한 5로 구구단의 개념을 쉽게 익히게 만든다. 그 다음은 3과 6, 4와 8을 통해 각각의 단이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고, 어떻게 생각을 확장하면 좋을지에 대해 깨닫게 만들어준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아이들이 현실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것들을 예로 들었다는 것. 그렇기에 만약 구구단을 처음 접하는 아이라면 4을 배울 때 집에서 식탁의자다리를 세려보게 하고, 7을 배울 때는 무지개 스티커 등을 활용한다면 한다면, 보다 입체적이고 재미있는 개념익히기가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우리 아이가 『외우지 않고 구구단이 술술술』을 배우고 싶어했던 까닭은 이 구구단으로 재미있게 노는 법을 알려주는 두번째 장 때문이었다. “어른들이 외우라니까”, “구구단을 외우면 연산이 빨라진다니까” 등의 공감할 수 없는 이유가 아닌, “동물 다리세기”, “구구단 스무고개”, “외톨이 숫자찾기”등으로 구구단도 숫자도 이해하기 쉬워진다.

이렇듯 재미와 연산능력, 사고력까지 쑥쑥 키울 수 있는 『외우지 않고 구구단이 술술술』! 이제 구구단을 배우는 아이들도, 이미 배웠지만 복스이 필요한 아이들에게도 무척 알차고 재미있는 책이 되어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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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_jin

몇 주동안 너무 신나게 돌아다녔더니, 찹쌀이도 엄마도 콧물이 줄줄 흐르는 감기에 걸렸어요. 주말이라 사다놓은 약이 없어서, 급한대로 아이 약을 나눠(?)먹었는데 오랜만에 먹는 가루약에 엄마가 사래가 들리고 말았습니다. 걱정스러워하던 아이가 문득 의문을 제시합니다.
“엄마, 왜 어떤 약은 가루고 어떤 약은 액체야?”
책쟁이 엄마는 이순간을 놓치지 않습니다. 지식잇는이야기의 『세상을 움직이는 작은 가루 이야기』를 읽을 타임이 온 것 같아요!

『세상을 움직이는 작은 가루 이야기』는 표지부터 살짝, 사이언스 매거진처럼 생겼어요. 이런저런 가루들이 가득그려진 표지를 열어보니 요리에 쓰이는 가루, 빛나는 가루, 축제에 쓰이는 가루, 빨아들이는 가루, 매끄러운 돌가루, 스마트한 가루, 에너지를 내는 가루, 사막에서 날아온 가루, 걸러져야하는 가루, 치료해야 하는 가루, 병들게 하는 가루, 똑같이 찍어내는 가루, 쓰고 그리는 가루, 예술품이 된 가루, 깨끗하게 하는 가루, 위험한 가루, 우주를 여행하는 가루 등 무척 다양한 주제가 제시되었습니다. 아이에게 각각의 주제에 떠오르는 가루를 말해보라고 하니 어떤 것은 단번에 척척 대답을 하고 어떤 것은 한참을 갸우뚱 하더라구요. 밀가루나 약, 미세먼지, 빨래세제 등은 쉽사리 떠올렸지만 어떤 가루가 병을 만드는지, 어떤 가루가 예술품이 되는지 등은 떠올리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그렇다보니 『세상을 움직이는 작은 가루 이야기』가 더욱 아이의 취향을 저격했습니다. 아이가 알만한 내용이 살살 등장해 편안한 마음으로 읽게 해주더니, 아이가 모르는 내용은 아이가 관심가질만한 단어, 일러스트, 내용으로 아이의 호기심을 휙~하고 낚아채더라구요! 실제 『세상을 움직이는 작은 가루 이야기』는 엄마가 읽기에도 무척이나 알찬 내용이 가득했습니다. 각각의 주제마다 대화체의 내용 설명이 되어 있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기도 하고, 보다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내더라고요. 또 실제 엄마와 나눌 수 있는 대화의 예가 되기도 했기에, 더욱 흥미진진하게 일글 수 있었어요. 대화에 이어 각각 가루의 특성을 소개하고, 가루의 크기 등을 비교하는 내용이 이어져 조금 더 싶은 내용을 배울 수도 있어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다양한 가루를 다루다보니 각각의 가루에 대해 심도있지는 않지만, 초등학생들이 다양한 가루에 대해 익히고 배울 수 있는 충분한 내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작은 가루 이야기』를 신나게 읽던 아이가 말합니다.
“엄마, 과학은 멀리 있는게 아닌가봐. 우리가 먹는 밀가루도- 약도 다 과학이야”
어쩌면 이것이야 말로 엄마가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던 가장 중요한 깨달음입니다. 아이와 다른 공부는 하지 않아도, 다양한 책을 읽으며 역사도, 과학도, 수학도, 예술도 다 우리 주변에서 함께 숨쉬고 이어지는 것들임을 알려주고 싶었는데 아이가 직접 이런 말을 하다니!

점점 저학년에서 벗어나며 모든 것들이 다소 어려워져서, 점점 책을 멀리하거나 싫어할까봐 걱정했었는데, 이렇게라면 자연스레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아이도 저도 강추하는 책, 지식잇는 이야기였습니다 ^^

작은 가루 이야기

최희규|정유나 지음
마음이음 펴냄

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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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_jin

이런 종이 하나에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있다는 깨달음에 어떤 삶의 태도마저 배우게 된다..
좋은 필기구나 지류는 지금의 인정을 받기까지 견뎌온 지난했던 시간과 스마트폰 시대에 살아남으려는 분투가 있다. 화려한 조명을 받지 못하는 곳에서도 몇십 년간 꾸준히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과 그들이 만든 제품. 기획자는 그들의 작업을 신뢰하고 응원할 줄 알아야 한다. 그들이 보여준 삶의 태도가 내게도 깃들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p.119)


학창시절의 내가 옛날이야기만큼 눈을 반짝였던 것들은, '00 브랜드의 탄생 비화', '00 노래의 가사가 나온 배경' 등 어떠한 것들의 “비하인드 스토리”였다. 잘은 모르지만, “무엇인가”가 되기까지의 노력이 결괏값보다 멋지단 것을 어렴풋이 느낀 것은 아니었을까. 지난주 만났던 책, 『기획자의 사전』을 읽으며 진짜 좋은 기획자란, 그 “무엇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찾아내 “순간”에 담아내는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했다. 또 그 순간으로, 타인에게서 '무엇인가'를 끌어내는 사람들. (그것이 결심이든 소비이든 간에)
정리해보자면 과거에서부터 미래에까지 이어지는 “동사”를 “명사”로 연결해내는 사람이랄까.

정은우 마케팅전문가의 책, 『기획자의 사전』은 기획자나 마케터 등이 업무를 하며 마주하게 될 고민을 풀어낸 책이다. 비록 나는 기획자는 아니지만, 내 생각들을 보다 매력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배우고자 읽어보게 되었다. 『기획자의 사전』에서는 스물아홉 개의 단어들로 여러 고민과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각각의 의도와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기획자의 사전』을 읽는 내내, 이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분초 단위로 바뀌는 현대사회에서 누군가의 걸음을, 시선을 멈춰 세우게 만들 수 있겠구나 싶어지더라.

『기획자의 사전』은 실무 사전, 도구 사전, 태도 사전 등으로 나뉘어 기획자들이 더 감각적으로 대상을 관찰하고 표현하는 스킬을 담고 있다. 트렌드, 직관, 인사이트 등의 단어를 풀어내는데, 신기하게도 꽤 딱딱할 수 있는 단어들을 무척 섬세하고 쉽게 설명하고 있었다. 그래서 『기획자의 사전』을 통해 기획의 기본, 기획자의 마음가짐, 대상을 바라보는 태도와 시선 등에 대해 읽으며 나도 간과해왔던 것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기록을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많은 것을 담고, 기억하는 사함으로 살아왔지만 『기획자의 사전』을 읽으며, 내가 대상을 바라보는 눈에 따라 내 생각의 깊이도 큰 차이를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실무, 도구, 태도 등의 주제로 풀어내는 단어 스물아홉 가지 모두 인상 깊었지만, 특히 마음에 길게 남은 것은 태도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그 중, '등속'에 담긴 말이 무척이나 마음에 닿았다. “아무렴, 최선을 다했는지 아닌지는 다름 아닌 내가 안다. 이만하면 후회가 없는지, 더 애쓰지 않아도 되는지는 내가 안다. (p.186)”을 읽으며 나 스스로 후회하지 않는 시간들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자는 마음을 다졌다. 또 기획자에게 필요한 태도로 “지루함에 굴하지 않고 지속할 동기를 스스로 찾는 행위(p.187)”를 꼽았는데, “꾸준함”의 힘을 명확히 아는 “그 무엇이 되어가는 과정”을 아는 사람이구나 싶어져, 그의 “결과”값이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기획자의 사전』을 다 읽은 후 “좋아하는 일을 더 잘하고자 애쓰는 모든 창작자에게”라는 문장을 읽는데, 괜히 마음이 뭉클했다. 그래, 어쩌면 우리도 '기획자'다. 그 대상이 다를 뿐 우리는 모두 생각을, 언어를, 음식을 기획하고 나누며 살아간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도 우리의 '등속'을 잃지 말고, '공감'과 '호기심' 가득한 따뜻하고도 반짝이는 순간들을 기획하며 살아갈 수 있길.

기획자의 사전

정은우 지음
수오서재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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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끈뜨끈~한 온 탕이 있고, 땀을 쫙 빼는 사우나에, 구운 달걀과 바나나우유까지! 목욕탕은 그야말로 즐거운 요소가 가득한 곳이 아닌가! 어릴 때는 엄마가 때를 너무 박박 밀고, 같은 반 남자애를 만날 위험도 있어서 싫어했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좋아지는 것이 참 오묘하다. 그런데, 이 목욕탕을 과연 사람만 즐길까? 그런 귀여운 상상에서 출발한 『동물 목욕탕』! 아이들과 읽으면 재미있는 상상력과 이야기가 끊이질 않으니 꼭 한 번 만나볼 것!

『분홍 팬티 싫어!』의 한얼 작가님의 신간 그림책, 『동물 목욕탕』은 표지에서부터 익살스러움이 가득하다. 커다란 엉덩이의 코끼리와 대조적으로 글씨 위에 겨우 몸을 사린(?) 개미까지, 다양한 동물들이 즐겁게 목욕탕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 속 페이지에서부터 꼬리만 살짝 보이는 녀석이 청소 솔을 들고 지나가고 있기에, 주인이 누구일지 상상하며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다. (우리 꼬마 녀석은 “설마, 목욕탕 주인이 호랑이라서 냉면파는 거 아니야?”라며 그림책 세계관을 섞어버렸다.)

『동물 목욕탕』은 꼬꼬마부터 초등학생까지 널리 사랑받으리라는 생각이 드는데, 아기자기함과 개그가 잘 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에 나란히 들어선 오리 가족부터 너구리 자매(?)들까지 무척 귀여운 외모에 반해, 편의점 사장은 “또” 자리를 비웠고, 너구리 자매들은 먹방을 찍는다. 먹방을 찍는 너구리 자매 뒤로 산만한 코끼리 엉덩이까지! 웃음이 실실 난다. 첫 목욕탕 장면에서 그냥 평범한 목욕탕인가 생각하려는 찰나! 모래탕, 탄력탱탱탕, 보습촉촉탕, 해충훌훌탕, 눈탕, 온천탕, 개미탕, 햇볕탕까지! 정말 다양한 목욕을 즐기는 동물들의 모습에 절로 빙그레 웃게 된다.

여기서 놓치면 안 될 감상 포인트! 어떤 동물이 어떤 탕을 이용하는지 이야기해보며 각 동물의 특성을 이야기해보면 그 자체가 학습이다. 조금 더 확장해서, 자연관찰 책 속 동물들의 목욕을 찾아본다면 재미와 지식을 동시에 잡을 수 있어 더욱 좋다. (『동물 목욕탕』 안에도 약간의 지식이 포함되어 있어 무척 알차다)

두 번째 포인트! 너구리 자매들이 기다리던 둘째, 깨알 같은 수건 멘트, 개미들의 수다 등 군데군데 숨은 재미들을 놓치지 말 것! 동물 크기에 따라 목소리의 강약을 조절하기도 하고, 동물들이 사는 지역에 맞추어 우리나라 사투리를 대입해보기도 하면 아이와 즐길 포인트가 넘쳐난다.

그리고 세번째! 우리 아기곰의 추천 포인트는 “분노하는 아기 하마”! 우리 아이는 이 장면에서 “왜 엄마들은 자꾸 물이 안 뜨겁다고 거짓말을 하고, 더운 사우나를 시원하다고 해?”라며 아기 하마에게 감정이입을 하더라.

목욕 후 보송보송해진 모습으로 각자 좋아하는 간식을 즐기는 동물들을 관찰하는 것도 큰 재미! 마무리로 한냥이의 목욕탕일지까지 엿보고 나면, 진짜 『동물 목욕탕』에 당장 가고 싶어질 만큼 다양한 재미가 쏙쏙 들어있는 그림책이다.

평범한 일상도, 아주 조금의 상상력만 있다면 훨씬 즐거워진다고 했던가. 『동물 목욕탕』을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그런 상상력을 선물해보자. 아이의 일상이 마법처럼 특별해질 것이다.

아! 아무리 그래도 목욕탕에서는 수건은 한 장만! 이거 국룰이다. 알지?

동물 목욕탕

한얼 지음
미세기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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