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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두꺼운 책을 끝까지 읽는 것은 정말이지 힘든 일이다.
매일 조금씩 분량을 쪼개서 읽다보니 앞서 읽었던 내용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아무튼 이 책은 인간의 행동에 대해 탐구하는 책이다.
예컨데, 상대방에게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손에 쥐고 있던 스마트 폰을 바닥에 내팽겨쳤다고 생각해보자.
그 사건의 발생 직전에 우리 몸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 났을까?
저자는 이러한 물음을 토대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데, 가장 먼저 사건 발생 0.001초 전 우리 몸의 근육세포가 움직이도록 만든 장본인인 신경세포를 살펴보는 것으로 인간 행동의 근원을 파헤치는 기나긴 대장정을 시작한다.
뉴런, 시냅스, 신경전달물질, 축삭돌기, 수상돌기……
이렇게 보면 정말 복잡하고, 머리가 아프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저자는 굳이 전문용어로 설명하지도 않고, 잘 모르겠으면 아주 쉬운 용어로 쓰여진 부록 1을 먼저 읽고 오라고 친절하게 안내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신경세포와 신경전달물질, 우리 뇌의 구조와 호르몬에 대해 설명하는 이 부분이 제일 좋았고, 이는 어마어마한 분량을 자랑하는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는 동력이 돼주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글루코코르티코이드이인데, 저자가 이 단어를 매우 빈번하게 사용하는 까닭에 자연스레 머리에 박혔다.
이를 통해 새롭게 안 사실은 아주 짧은 시간 긴장을 유발하는 스트레스는 몸에 좋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놀이기구를 탈 때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할 때, 혹은 중요한 시험에 앞서 분비되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는 우리 몸의 보호막 역할을 하기 때문에 건강한 스트레스 호르몬이다.
이에 반해 만성 스트레스는 아주 안 좋은데,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농도가 채내에서 계속 높게 유지되면서 여타 다른 호르몬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로 만성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온 듯하다.
난 이 책을 신경뇌과학의 정석이라 부르고 싶다.
물론 이 책에는 유전학, 심리학, 인류학, 사회학, 진화심리학 등 방대한 양의 정보가 담겨있지만, 인간의 뇌와 신경에 대해서는 정말이지 쉬운 언어와 단순한 비유, 핵심을 관통하는 그림을 통해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의 이해를 돕는 까닭이다.
혹여나 며칠 전 무심코 저질렀던 내 행동이 후회되는 분들은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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