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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대왕

윌리엄 골딩 지음
문예출판사 펴냄

이번으로 <파리대왕>은 4회독째다. <데미안> 만큼이나 읽을수록 이해가 깊어지고 또 새로운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 책이다. 워낙 상징이나 비유가 많기도 하고 그 속에서 작가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이해하기 위해 천천히 정독이 필요하다. 또하나, <파리대왕>을 여러 번 읽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번역 문제였다.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건지, 무엇을 묘사하고 있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되었던 것. 대강이야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고 배경 묘사 또한 그런 거 아닐까, 하고 넘길 수도 있겠지만 유난히 상징과 비유가 많은 이 책에서 혹시나 놓친 것이 있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일찍이 문예출판사의 책을 한번 구매했었다. 두 출판사의 책을 비교해 보고 거기서 거기인 듯한 느낌에 책장 위에 올려두었다가 나중에 짐을 옮기며 보니 책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해버려 버린 적이 있다. 이번 문예출판사의 새로운 책을 받기 전까지 두 손 모아 바랐던 것이 바로 번역이다.



"정글을 후려친 소년 둘레의 흉터 자국은 온통 열탕처럼 무더웠다."... (7페이지, 민음사)

"정글 속으로 움푹 파고든 긴 암벽은 그야말로 열탕이었다."...(7페이지, 문예출판사)



민음사 버전도 뒤쪽으로 가면 읽을 만하지만 이 앞부분은 도저히 용서가 안됐다. 이번 새로운 책을 받아 이 첫 페이지부터 펼쳐들고선 얼마나 감사했는지~! 이제 학생들도 별 어려움 없이 책 내용에 집중하며 책을 읽을 수 있겠구나 싶다.



제목 <파리대왕>은 책 속에 직접 등장한다. 환영같기도 하고 실제같기도 한 그 장면은 나같은 기독교 문외한은 잘 몰랐던 "바알제붑"이다. 요즘 아이들은 신비아파트나 게임을 통해서 이미 잘 알고 있단다. 결국 섬에 남겨진 아이들 중 욕망, 본능에 충실한 아이들과 신사의 나라 영국의 국민 한 사람으로서의 의지를 지키려고 한 아이들 사이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자극적이다.



또한 파리대왕이 우리의 야만성, 잔인성, 폭력성, 악마성을 의미하면서 우리 마음 속 "일부분"이라고 하는 부분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읽을수록 인간의 내면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점에 소름끼치는 소설이다. 몇몇 논란거리가 있음에도 훌륭한 소설인 이유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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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hkles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책은 또 궁금해서 읽게 된다. 일명 가볍고 힐링되는 소설들. 이젠 그만 읽어야지 싶다가도 한번 책을 대여할 때에는 가볍게 읽을 만한 책들을 또 찾게 되는 수밖에.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은 "장마 상점"이라는 공간에서 인간들의 삶을 도와주는 도깨비들을 만나 다양한 삶을 경험해 보고 자신의 불우하고 불행한 과거 대신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있다!는 포멧을 띠고 있다.



이 세상에서 자신이 제일 불행한 것 같은 세린은, 그 장마 상점에 초대받고 싶다. 초대받기 위해 자신의 삶을 가감없이 적어내려가 불행함이 입증되면 초대 티켓이 온다는데, 세린은 그 티켓을 받기 위해 책까지 대여해가며 읽고 최선을 다 한 후, 결국 골드 티켓을 쥔 후, 장마가 시작되는 날 장마 상점으로 향한다.



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유치했다. 뭐랄까. 어른들의 힐링 소설이라기보다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판타지 소설처럼 느껴졌달까. 세린의 불행도 그저 사춘기의 한없는 자기 비하 정도로밖에 느껴지지 않고 장마 상점 안에서의 행동들도 그 다음, 그 다음이 계속 상상돼서 많이 아쉬운 소설이었다. 아마 초4 둘째에게 읽히면 아주 재밌다며 신나게 읽을 만한 작품.



결국 지금의 나는 지금까지의 '나'가 만든 것이고 앞으로의 나 또한 지금의 내가 열심히 만들어 가야 한다. 청소년 정도 아이들이 읽으면 좋겠다.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

유영광 지음
클레이하우스 펴냄

8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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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hkles

<원씽>이라는 책을 꽤 오래 전부터 인스타에서 보곤 했다. 부자되는 법이나 나은 삶을 사는 법 등을 소개하는 숏폼식으로 소개한 것들이었는데 평소 자기계발서는 그리 좋아라 하지 않는관계로 무시하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하는 몇 권의 책 중 한권이어서 이번에 대여해 봄.



"한 가지에 집중하라!"라는 소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사업이든 인생이든 성공을 위해서라면 단 한 가지로 압축시켜 그것에 집중하라는 내용을 담은 책이다. 엄청난 비밀을 담은 것처럼 소개됐었는데 언제나 그렇듯 별 내용은 없는 자기계발서.^^



자기계발서는 언제나 실천이 중요하다. 다 알고 있는 내용들을 책 속 동기부여를 통해 얼마나 내 것으로 소화하는가가 관건. 나는 그게 잘 안 되는 사람인지라 자기계발서가 안 맞나 보다. 어쨌든~ <원씽>을 소개해 보자면,



나에게 가장 중요한 '단 하나'가 무엇인지를 찾고(진짜 중요하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찾아야 한다)

그 단 하나를 66일 동안 습관화를 시킨다(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습과화되는 평균 일수)

충분히 쉬고 잘 먹어서 "의지력"을 높인다.

큰 목표와 끊임없는 자기 탐색으로 단 하나를 생활에 밀착시킨다.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책도 언급되는데 어떤 일이든 오랜 시간을 거치면 능숙해진다. 하지만 우리는 그 능숙을 넘어 만용이나 권태기에 빠지지 않게 스스로를 새롭게 변화시키며 한발 더 나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른바 전문성이다. <원씽>은 그 방법을 설명해 주고는 있지만 각 분야에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부족해 보였다. 많은 사람들의 추천에 비해 아쉬웠던 책. 역시 자기계발서는 나와 맞지 않는 걸로~ㅎㅎ

원씽

게리 켈러 외 1명 지음
비즈니스북스 펴냄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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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hkles

*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패널들이 나와 이야기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한 집에 사춘기와 갱년기가 혼재하고 있는데, 둘 중 갱년기를 이길 수 없다며 우스갯소리를 했다. 당시에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땐 웃고 넘겼는데, 막상 갱년기에 들어서니 그런 말이 나올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나는 갱년다. 우리 집엔 사춘기를 지나 안정적인 성인이 된 놈이 하나 있고, 존재감을 뽐내며 자신이 사춘기임을 내세우는 놈이 하나 있다. 둘을 겪으면서 내가 내린 결론은, 누가 누구를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



<아들 사춘기 대 갱년기>라는 책은 <사춘기 대 갱년기>라는 책에서부터 시작된 책이다. 중간에 <사춘기 대 아빠 갱년기> 등의 책으로 모두 세계관을 공유한다. 그만큼 이제 막 세상을 알아가려는 마음과 내 맘대로 되지 않는 몸으로 고민하는 아이들과 인생의 또다른 영역으로 들어서며 늙어감을 인지하기 시작하는 부모가 서로 많은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예민한 딸들과 달리 아들과 엄마는 또 어떤 갈등을 일으킬지 시작부터 재미있다.



주인공 수호는 <사춘기 대 갱년기>의 주인공 이루나의 5학년 때 첫사랑이다. 여름방학이 끝난 후 키가 훌쩍 자라 멋있어진 수호로 등장했었는데 이번 책에선 직접 본인인 1인칭으로 등장하여 사춘기 변화를 보여준다. 조금씩 신체 변화가 일어나 자신이 사춘기에 돌입했음을 알아차린 수호이지만 가족들에게 그 사실을 밝히기도 전에 엄마가 갱년기라고 선언해 버린다. 몇 번의 투닥거림 속에서 자신의 마음과 다른 막말을 엄마에게 뱉게 되고 "선 넘었네" 이후 엄마는 집안일에 관심을 끊어버린다.



개인적으로 딸만 키우고 있는 입장이라 너무 건방지고 너무 짜증나는 수호의 태도가 아주~ 열받게 했다. 나는 이미 꼰대인가~ 하는 생각이 불쑥불쑥 드는데, 사실 이 책은 아이들이 읽는 책이므로 최대한 아이들의 공감과 어머니를 이해할 수 있겠지란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엄마의 행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관심이 전혀 없는 상황이 아마도 아들들의 행동과 같지 않을까. 무엇보다 자신을 돌아보고 한층 성장하는 엄마가 훨씬 와 닿았던 건, 내가 부모라서 어쩔 수가 없나 보다.



사춘기는 가족과 본인의 테두리 안에 있다가 이제 조금씩 세상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는 시기다. 나 혼자가 아닌, 다른 이들과 함께, 적당한 거리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준비. 따라서 "선 넘네"라는 말은 각자의 선을 지키자는 말로 이어지고 나만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도 살필 줄 아는 것을 뜻할 것이다. 무엇보다 아무리 힘들어도 내 편은 가족 뿐이라는 사실! 좌충우돌 밖에서 치이고 힘들어도 가족만큼 나를 위로하고 사랑해 줄 이들은 없다. 아이들이 그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아들 사춘기 대 갱년기

제성은 지음
개암나무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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