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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소전쟁에서의 러시아 여성 저격병의 존재에 대한 작가의 의문에서 시작된 이 소설은, 전쟁 속에서 평범한 인간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악마는 우리 곁에 있다.
출간된 직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며 예상치 못한 시의적절성으로 화제를 사는 것이 괴로웠다는 작가의 서문을, 다 읽은 직후에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여전히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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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로들은 국방군들이 깔보곤 하는 친위대 산하의 아인 자츠그루펜(파르티잔, 공산주의자, 유대인을 처리하는 학살 부대)에 넘겨졌다. 포로들 대부분이 그곳에서 살해당한다는 소문도 들었으나, 어쨌든 직업군인인 자신의 임무와는 관계 없다고 예거는 생각했다.
누구나 다 정당화하는 기술을 익혔다.
모스크바 공방전이 벌어지던 때, 마지막에 배속됐던 부대는 길을 헤매다가 이바노프스카야라는 마을에 들어갔다. 부대는 그곳에서 여자를 덮치고 식량을 빼앗기 위해 마을 사람들을 파르티잔으로 몰아갔다. 한 사냥꾼이 지휘관을 노렸지만, 그 사냥꾼은 아무리 봐도 민간인 여자였다.
아니지. 예거는 생각을 바꿨다. 나는 정당하다. 그 여자는 아군을 노렸으니. (p.316)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
아이사카 토마 지음
다산책방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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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을 대하는 자세, 인생을 살아가는 가치관과 같은 결을 지닌 여성들의 이야기라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커리어와 인생의 방향에 대해 고민 중인 여성들, 특히 등대 하나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에서 마음이 표류 중인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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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윤가은]
📖 윤가은 감독의 리더십은 주도권을 쥐고 갈등을 잘 다스려 자기 쪽으로 끌고 오는 방식이 아니다. 여러 종류의 리더십 중 그가 택한 방법론은 대화와 경청에 있다. 이 방법론은 십대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현장에서 협업하는 데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p.23)
흔히, 재능이 충분하다면 사람들이 알아봐 줄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그래서 남의 인정을 기다리며 시간을 낭비하기 쉽다. 하지만, 누구도 내 일에 확신을 주지는 않는다. 다른 사람이 확신을 주기를 기다리는 대신, 스스로 행동에 나서는 수밖에 없다.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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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전주연]
📖 “직업을 정하거나 바꿀 때 전공을 살리려고들 하는데, 잘하는 걸 했을 때 얻는 성취감도 있지만 몰랐던 일을 하면서 얻는 재미는 또 달라요. 사람은 살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일을 하면서 보내니까 이 일을 하면서 긴 시간을 보내도 행복할지가 중 요하죠. 그 확신은 좋아하는 일만큼이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온다고 생각했어요." (p.106)
실력을 인정받고 역할이 커지고 말에 힘이 실리면서 더 건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된다. 일이 주는, 일 이상의 즐거움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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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정세랑]
📖 정세랑의 여자들은 낙원에 살지 않는다. 그들이 존재하는 소설을 읽는 독자가 되는 일은, 낙원을 동경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버틸 연대자들을 찾는다는 뜻이다.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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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인 엄윤미]
📖 "투자 기준이 몇 가지 있어요. 하나는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변화에 도움이 되는 실험일까? 그리고 일하는 사람을 많이 봐요. 처음에는 실험 자체에 끌리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투자를 계속하다 보니까 모든 실험에는 계획에 없던 일이 생기는 거예요.(웃음) 그때 어떤 사람이 있느냐에 따라 그 고비를 넘기는 방식이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됐어요. 사람을 본다는 말뜻도 달라졌어요. 예전에 는 리더를 많이 봤다면 이제는 팀을 눈여겨봐요. 좋은 팀을 만드는 것이 리더가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니까요. 시간이 지나면서 저희의 생각도 진화해 온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보는 것은 확산성이 있는가인데요. 당장은 어설퍼도 성장 할 수 있는지를 봐요. 확산성이 있으려면 실험을 처음 시작한 사람이 일을 바라보는 태도가 중요하더라고요." (p.142~143)
📖 "팀을 꾸리고 싶어서 팀을 꾸리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팀을 꾸리잖아요.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그 일이 어떤 모습, 어떤 기준, 어떤 철학으로 펼쳐질지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한 사람들이 조직의 대표 가 되는 것 같아요. 그게 대표의 힘든 점들을 상쇄하는 큰 특징이 아닐까요? 내가 최종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물 론 시장에서 자본을 얻어 내는 것도 대표의 일이기 때문에 마음먹은 것이 100프로 내 마음대로 된다는 것도 허상이겠지만, 그 기준선을 세울 수 있는 사람이 나라는 것이 주는 만족감이 있죠. 따라가면서 욕하는 건 쉽죠. 의사 결정을 하고, 최전선에서 그걸 관철하는 일이 어려워요."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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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류학자 이상희]
📖 "내 관념 속 학자는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한 우물만 파는 조선 시대식이 더라고요. 그 틀에 나를 끼워 넣지 않기로 결심하니까, 이거 좋아, 할 만해, 싶더라고요. 물론, 지루한 일 80퍼센트죠. 그럼에도 오래하는 비밀은, 심드렁함이에요. 좋아하는 일, 재미있는 일을 하라고 그러잖아요. 저는 그것에는 반대해요. 좋아하고 재미있는 일은 누구든지 잘할 수 있어요. 그보다는 하기 싫은 일도 심드렁하게 해낼 줄 아는 사람이 오래가고 생산적인 일을 하더라고요.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게 삶의 목표는 아니겠지만." (p.180)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이 틀릴 수 있음을 깨달아야죠. 저 사람은 진심으로 말하지만 틀릴 수도 있다는 의심. 팩트 체크를 해서 맞았더라도, 그것만 맞을 수도 있다는 끊임없는 의심. 따라서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생각과도 언제든 이별 할 수 있는 심드렁함이 필요해요."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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