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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멀 피플

샐리 루니 (지은이), 김희용 (옮긴이) 지음
arte(아르테) 펴냄

올해 크게 유행했던 드라마에 이런 대사가 나왔다.
“세상 편해 보이는 사람 주머니에도 자기만의 무거운 돌멩이가 있는 겁니다.”

메리앤에게, 코넬에게, 상처 받는 삶이 시작되기 전에, 아니 그 후에라도 이 말을 조용히 건네주고 싶었다. 서로를 잘 아는 사람들도, 나 자신도 모든 것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작가 샐리 루니는 내가 모르는 나 자신과, 너무나도 서로를 이해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불안한 이들의 모습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1인칭과 3인칭의 중간쯤으로 느껴지는 그 묘사들이 때로 나조차도 불안으로 숨이 막히게 한다.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존재이면서, 다른 이와 있을 때는 내면의 부서진 부분들을 기필코 숨기려고 하고, 또 한편으로는 불완전에 기대어 스스로를 연민 속에 내던지려고도 하는 것 같다. 그런 순간에조차 진심으로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이 어쩌면 사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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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이나 인문학을 파고 들면 수학/과학적 태도와 사고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마찬가지로 과학과 공학을 파다 보면 철학에 도달한다. 문과 이과를 나누는 것은, 서로의 세계관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해 본 적 없는 이들의 편견이라는 생각도 한다. 그래서 이런 책들이 좋다.

빛이 입자인 동시에 파동이라거나, 모든 곳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전자나, 진동이 물질을 만들어내는 것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이론물리학은 자주 우리의 일상적인 감각과 관념을 뛰어 넘는다. 그렇지만 이런 사실들을 인지하고 있을 때, 우주가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 생명은 우연의 산물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 존재는 상호작용과 관계에 따라 정의되는 것을 이해할 때, 언제든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당신은, 나는 물리학자가 된다. 과학이라는 안경을 쓴 철학자가 된다.

그렇게 안내하는 좋은 길잡이 책이다.

떨림과 울림

김상욱 지음
동아시아 펴냄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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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경제학 책을 좀 읽어볼까 생각하던 차에 도착한 12월의 플라이북. 본격적이지만 본격적이지 않게 시작하기 좋은 책. ‘스무 살 때 이런 책도 읽었으면 조금 더 균형감각이 생겼을 텐데’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을 배우기 가장 좋은 나이도 그 때가 아니었나 싶다. 그 시절엔 그렇게 대안이 없다고 고민했었는데 사실 대안 속에 살고 있는 중이었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아마도 대안이 아니라 더 넓은 공감과 더 더 많은 연대겠지.

현명한 선택을 위한 가장 쉬운 경제학

남시훈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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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말 플라이북에서 책을 받아 표지만 보고 올렸던 피드가 생각난다. ”고액연봉 받는 40대 대기업부장 하면서 책도 읽으면 되는 거 아닌가.“ 부끄럽지만 나는 이것 대신 다른 것을 선택할 용기가 없으니까.

위기는 날마다 느낀다. 내가 일하는 이 업계는 늘 부침이 있고 국내외 정세에도 민감한데 프로젝트 하나하나의 규모가 크다 보니 오르락내리락하는 진폭이 커서 침체기에는 중견기업들도 문을 닫는다. 회사 내 타이틀을 떼어버리면 나는 별 것 아닌 정체성이 될 수도 있지만, 더 두려운 것은 덩치로 버티는 대기업에서도 사람을 내보내야 할 정도의 시장 상황이라면 동종업계에서는 다른 회사로 옮기는 일도 어렵다는 사실이다. 은퇴 후의 삶이 20년, 30년 경력 쌓아온 일이면 가장 아름다울 텐데 그게 아닐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런데 늘 위기라고 말하면서도 새로운 것을 깊이 공부하는 일은 참 어렵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은 더 어렵다.

이 책은 독서법, 기록법, 블로그 운영법을 소개하고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목표를 가지고 계획을 세우라고, 작은 습관과 성공을 쌓아가면서 의지를 단단히 만들라고, 결국엔 계속 움직여서 인생을 바꾸라고 말한다. (솔직히 내가 썩 좋아하지 않는 자기계발서의 뻔한 레파토리가 될 수도 있었다.) 아, 그렇지. 인생을 바꾸려면 둘 다 하고 있을 순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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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넘어, 인생의 주인이 되려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독서의 기록

안예진 지음
퍼블리온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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