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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위한 내 일 (일 잘하는 여성들은 어떻게 내 직업을 발견했을까? | 이다혜 인터뷰집)의 표지 이미지

내일을 위한 내 일

이다혜 지음
창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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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을 대하는 자세, 인생을 살아가는 가치관과 같은 결을 지닌 여성들의 이야기라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커리어와 인생의 방향에 대해 고민 중인 여성들, 특히 등대 하나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에서 마음이 표류 중인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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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윤가은]
📖 윤가은 감독의 리더십은 주도권을 쥐고 갈등을 잘 다스려 자기 쪽으로 끌고 오는 방식이 아니다. 여러 종류의 리더십 중 그가 택한 방법론은 대화와 경청에 있다. 이 방법론은 십대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현장에서 협업하는 데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p.23)
흔히, 재능이 충분하다면 사람들이 알아봐 줄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그래서 남의 인정을 기다리며 시간을 낭비하기 쉽다. 하지만, 누구도 내 일에 확신을 주지는 않는다. 다른 사람이 확신을 주기를 기다리는 대신, 스스로 행동에 나서는 수밖에 없다.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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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전주연]
📖 “직업을 정하거나 바꿀 때 전공을 살리려고들 하는데, 잘하는 걸 했을 때 얻는 성취감도 있지만 몰랐던 일을 하면서 얻는 재미는 또 달라요. 사람은 살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일을 하면서 보내니까 이 일을 하면서 긴 시간을 보내도 행복할지가 중 요하죠. 그 확신은 좋아하는 일만큼이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온다고 생각했어요." (p.106)
실력을 인정받고 역할이 커지고 말에 힘이 실리면서 더 건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된다. 일이 주는, 일 이상의 즐거움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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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정세랑]
📖 정세랑의 여자들은 낙원에 살지 않는다. 그들이 존재하는 소설을 읽는 독자가 되는 일은, 낙원을 동경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버틸 연대자들을 찾는다는 뜻이다.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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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인 엄윤미]
📖 "투자 기준이 몇 가지 있어요. 하나는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변화에 도움이 되는 실험일까? 그리고 일하는 사람을 많이 봐요. 처음에는 실험 자체에 끌리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투자를 계속하다 보니까 모든 실험에는 계획에 없던 일이 생기는 거예요.(웃음) 그때 어떤 사람이 있느냐에 따라 그 고비를 넘기는 방식이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됐어요. 사람을 본다는 말뜻도 달라졌어요. 예전에 는 리더를 많이 봤다면 이제는 팀을 눈여겨봐요. 좋은 팀을 만드는 것이 리더가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니까요. 시간이 지나면서 저희의 생각도 진화해 온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보는 것은 확산성이 있는가인데요. 당장은 어설퍼도 성장 할 수 있는지를 봐요. 확산성이 있으려면 실험을 처음 시작한 사람이 일을 바라보는 태도가 중요하더라고요." (p.142~143)
📖 "팀을 꾸리고 싶어서 팀을 꾸리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팀을 꾸리잖아요.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그 일이 어떤 모습, 어떤 기준, 어떤 철학으로 펼쳐질지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한 사람들이 조직의 대표 가 되는 것 같아요. 그게 대표의 힘든 점들을 상쇄하는 큰 특징이 아닐까요? 내가 최종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물 론 시장에서 자본을 얻어 내는 것도 대표의 일이기 때문에 마음먹은 것이 100프로 내 마음대로 된다는 것도 허상이겠지만, 그 기준선을 세울 수 있는 사람이 나라는 것이 주는 만족감이 있죠. 따라가면서 욕하는 건 쉽죠. 의사 결정을 하고, 최전선에서 그걸 관철하는 일이 어려워요."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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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류학자 이상희]
📖 "내 관념 속 학자는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한 우물만 파는 조선 시대식이 더라고요. 그 틀에 나를 끼워 넣지 않기로 결심하니까, 이거 좋아, 할 만해, 싶더라고요. 물론, 지루한 일 80퍼센트죠. 그럼에도 오래하는 비밀은, 심드렁함이에요. 좋아하는 일, 재미있는 일을 하라고 그러잖아요. 저는 그것에는 반대해요. 좋아하고 재미있는 일은 누구든지 잘할 수 있어요. 그보다는 하기 싫은 일도 심드렁하게 해낼 줄 아는 사람이 오래가고 생산적인 일을 하더라고요.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게 삶의 목표는 아니겠지만." (p.180)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이 틀릴 수 있음을 깨달아야죠. 저 사람은 진심으로 말하지만 틀릴 수도 있다는 의심. 팩트 체크를 해서 맞았더라도, 그것만 맞을 수도 있다는 끊임없는 의심. 따라서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생각과도 언제든 이별 할 수 있는 심드렁함이 필요해요."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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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소전쟁에서의 러시아 여성 저격병의 존재에 대한 작가의 의문에서 시작된 이 소설은, 전쟁 속에서 평범한 인간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악마는 우리 곁에 있다.
출간된 직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며 예상치 못한 시의적절성으로 화제를 사는 것이 괴로웠다는 작가의 서문을, 다 읽은 직후에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여전히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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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로들은 국방군들이 깔보곤 하는 친위대 산하의 아인 자츠그루펜(파르티잔, 공산주의자, 유대인을 처리하는 학살 부대)에 넘겨졌다. 포로들 대부분이 그곳에서 살해당한다는 소문도 들었으나, 어쨌든 직업군인인 자신의 임무와는 관계 없다고 예거는 생각했다.
누구나 다 정당화하는 기술을 익혔다.
모스크바 공방전이 벌어지던 때, 마지막에 배속됐던 부대는 길을 헤매다가 이바노프스카야라는 마을에 들어갔다. 부대는 그곳에서 여자를 덮치고 식량을 빼앗기 위해 마을 사람들을 파르티잔으로 몰아갔다. 한 사냥꾼이 지휘관을 노렸지만, 그 사냥꾼은 아무리 봐도 민간인 여자였다.
아니지. 예거는 생각을 바꿨다. 나는 정당하다. 그 여자는 아군을 노렸으니. (p.316)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

아이사카 토마 지음
다산책방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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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D. 제임스의 책을 당장 더 읽고 싶어서 전자책 도서관을 뒤져 새벽까지 읽다 잠들었다. 아무래도 단편이라 장편소설만큼의 탄탄한 서사와 다이내믹한 사건 진행은 없지만 기승전결은 확실하다.
코지 미스터리라고들 하지만 숨겨진 인간의 본성은 전혀 코지하지 않다. 묵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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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작품 대다수는 장편이었지만 나 역시 단편으로의 도전을 몹시 즐겼다. 단편은 제한된 수단으로 많은 것을 성취해야 한다. 장소를 길고 자세히 묘사할 여유는 없지만, 독자를 위해 설정은 반드시 생생해야 한다. 단 편의 인물 만들기도 장편만큼 중요하지만, 성격의 본질적 요소는 경제적인 단어로 만들어내야 한다. 구성은 강력하되 너무 복잡해서는 안 되고 서사를 이루는 모든 문장이 목표로 삼고 달려가야 할 결말은 독자를 놀라게 하되 속았다고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 모든 요소가 단편만의 기발한 점이라고 할 놀라움의 충격을 향해 가야 한다. 그러므로 좋은 단편은 쓰기는 어렵지만, 분주한 이 시대에 가장 만족스러운 독서 경험을 안겨줄 수 있다. (작가의 서문 마지막 문단)

겨우살이 살인사건

P. D. 제임스 (지은이), 이주혜 (옮긴이) 지음
아작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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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린님의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 게시물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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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동선을 따라 펼쳐지는 배경과 적재적소에서 나타나는 등장인물에 대한 묘사가 훌륭하다.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머릿 속에서 영화 한 편이 펼쳐진다.
주인공의 심리를 반영한 섬세한 상황 설명이 정말 기가 막히다. 적막하고 서늘한 대리석 복도를 거니는 것 같다가, 따사로운 봄 햇볕을 받으며 잠시 몸을 녹였는데, 어두컴컴함 공포영화의 한 장면처럼 살인자에게 쫓기는 듯한... 덤덤하게 쫓아가는 독자를 온탕과 냉탕에 번갈아 담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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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오랜만에 재밌게 읽었네. 바로 다음 책 찾아 읽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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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례식이 끝나고 코델리아는 구두 굽 아래로 자갈의 열기를 느끼며 환한 햇살 아래 서 있었다. 대기는 짙은 꽃향기와 함께 묵직하게 가라앉았다. 갑자기 버니를 대신한 황량함과 방어적인 분노가 코델리아를 덮쳤다. [중략] 처음으로 코델리아는 버니를 위해 울었다. 뜨거운 눈물 너머로 밝은 화관에 뒤덮여 기다리는 기나긴 영구차 행렬이 흐릿하게 번져 여러 겹으로 보였다. 영구차들은 번들거리는 크롬 장식과 떨리는 꽃들 때문에 한없이 늘어나 보였다. 유일한 애도의 뜻으로 머리에 둘러썼던 검은색 시폰 스카프를 풀어 내리고 코델리아는 지하철역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p.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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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움은 지적으로 혼란을 주죠. 상식을 파괴해요. 이사벨의 본 모습, 그러니까 너그럽고 나태하고 지나치게 애정이 넘치면서 어리석은 젊은 여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가 없었어요. 그렇게 아름다운 여자는 인생에 대한 본능을 지니고 영리함을 넘어서는 어떤 은밀한 지혜에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 예쁜 입을 열 때마다 삶을 환하게 비춰주길 기대했어요. 그런데 그녀가 하는 이야기라곤 온통 옷 얘기뿐이었죠."
"가엾군요."
"가엾지 않아요. 나는 불행하지 않으니까. 이성적으로 생각 할 때 절대로 내 손에 들어오지 않을 것을 원하지 않는 게 행복의 비결이에요." (p.309)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

P. D. 제임스 지음
아작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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