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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이나 미생물학을 배우다보면 꼭 한 번은 드는 생각이 있다. 세포 하나하나, 몸 속의 균이나 바이러스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것이라면 인간은 하나의 개체로 살아있다고 할 수 있는가? 인간의 심장이나 숨이 멈춘 후에도 살아있는 세포와 미생물들이 남아있다면 그 인간 개체는 죽었다고 할 수 있는가? 사실 생명이나 존재라는 개념은 우리가 직관적으로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모호하다. 그런데 만약 그 개념과 불완전한 경계를 감각적으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이 소설은 그것에 대한 무수한 상상력 답안들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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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김초엽은 여전히 소통과 인지의 방식에서 낯선 것들을 시도한다. 주인공은 역시나 그 낯선 것들을 먼저 받아들인 누군가다. 수용 과정이 자의였든, 타의였든, 인지의 변화는 세계를 바꾸고 삶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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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직접 보고 듣는 것들에 너무 의지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감각하지 못하는 세계가 이미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에 대해 나는 너무 눈과 귀를 닫고 지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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