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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자들 (김초엽 장편소설)의 표지 이미지

파견자들

김초엽 지음
퍼블리온 펴냄

생물학이나 미생물학을 배우다보면 꼭 한 번은 드는 생각이 있다. 세포 하나하나, 몸 속의 균이나 바이러스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것이라면 인간은 하나의 개체로 살아있다고 할 수 있는가? 인간의 심장이나 숨이 멈춘 후에도 살아있는 세포와 미생물들이 남아있다면 그 인간 개체는 죽었다고 할 수 있는가? 사실 생명이나 존재라는 개념은 우리가 직관적으로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모호하다. 그런데 만약 그 개념과 불완전한 경계를 감각적으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이 소설은 그것에 대한 무수한 상상력 답안들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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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김초엽은 여전히 소통과 인지의 방식에서 낯선 것들을 시도한다. 주인공은 역시나 그 낯선 것들을 먼저 받아들인 누군가다. 수용 과정이 자의였든, 타의였든, 인지의 변화는 세계를 바꾸고 삶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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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직접 보고 듣는 것들에 너무 의지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감각하지 못하는 세계가 이미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에 대해 나는 너무 눈과 귀를 닫고 지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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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민주당은 8년 후 트럼프와 공화당에 백악관을 내주었고, 그는 벌써 두 번째 임기를 지내는 중이다. 미국까지 갈 필요도 없다. 우리는 여전히 계엄령이 존재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정치는 결국 집단이나 사회가 가치를 선택하는 과정이고, 그 가치는 도덕이나 종교적 가치, 선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될 수 없으며, 사회구성원들의 경제적 이익과도 떼어낼 수 없다. 가치 판단이기 때문에 사회구성원들의 수만큼이나 다른 기준이 존재할 수도 있다. 심지어 요즘은 그 사회구성원 속에 동식물과 자연도 포함할 수 있다. 그래서 더더욱 끊임없는 담론과 대화와 때로는 논쟁, 투쟁이 여전히 정의와 공동선을 향해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고 싶지만 현실에서는 대화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너무 잦고 정치에 눈을 감고 논쟁을 피할수록 마음이 편해진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엔 계엄, 탄핵까지 가지 않아도 아직 얼마나 많은 미결과제들이 남아있는지 다시 되새기게 된다. 그리고 또 내가 얼마나 쉽게 의견을 정했는지 깨닫게 된다. 학창시절 ‘너는 충분히 치열하지 않다’고 다그치던 선배의 말이 떠올라버렸다. 저자가 최근에는 강의에서 무슨 얘길 했는지나 찾아봐야겠다.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김영사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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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추나 소금이가 떠난 후에 다시 펼치면, 그 땐 이 책이 위로가 되겠지?

아홉 번째 여행

신현아 지음
오후의소묘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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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영화 속 배우들의 연기가 좋아서 읽은 책인데, 다시 읽으니 영화의 아쉬운 점은 소설과 닮아있다. 그렇지만 간절히 여기가 아닌 거기에라도 살아있어달라던 세 사람의 바람이 맞닿는 마지막 순간은 그런 아쉬움들을 넘어 마음을 뭉클 흔들어놓는다. 어쩌면 이 책은 시간여행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과 우정의 존재 때문에 판타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기욤 뮈소 지음
밝은세상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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