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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능동적
노연경 지음
필름(Feelm) 펴냄
삶은 감상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다.
자유도, 사랑도, 우정도,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소소한 감정들도 모두 감상에서 나온다. 사전에서의 미하는 대로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감과 기쁨을 느끼는 것이 행복이라면, 행복 역시 감상에서 나온다. 느낄 수 없다면,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 느낄 수만 있다면, 나는 이미 다 가진 사람이다. (p.91)
오늘 오랜만에, 절친과 통화를 했다. 사는 이야기부터 일 이야기, 요즘 하는 운동 이야기 등을 실컷 하다가 문득 그 사람이 나에게 “너는 역시 뭘 하든 행복한 사람이다. 너는 참 작은 것도 고맙고, 참 작은 것도 발견하는 사람이니까”라는 말을 해서 고마웠다. 점심시간 매일 밥을 같이 먹는 동료가 “역시 성선설”이라며 나를 심성 자체가 착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또 고마웠다. 보고서에 쓸 자료를 검색하는데, 다른 동료가 적극적으로 도와줬다. 또 고마웠다. 택배로 곤란한 상황이 되었을 때, 친구에게 물으니 자기 일처럼 적극적으로 물류센터 상황과 주소까지 알아봐 주었다. 또 고마워졌다. 그리고 이렇게 적고 보니 고마운 사람이 여럿이라 행복한 하루였던 것 같다. 이렇듯 정말, 『행복은 능동적』이다.
노연경 작가님의 『행복은 능동적』안에는 이렇게 우리 일상 속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수많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사십여 개의 에피소드, 짤막짤막한 에세이인데 페이지 군데군데 찡해지는 포인트들이 숨어있다. 처음 내 마음에 닿은 문장은 “좋아하는 것들로 내 일상을 채우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p.30)”였다. 나 역시 하루를 부지런히 쪼개어 쓰는 사람인데, 15년가량의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지치지 않은 노하우는 부지런히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온 까닭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처럼 책에 풍덩 빠져 사는 작가님의 모습에서 동료의식과 함께 “그래 맞아”하는 긍정의 기운을 느끼며 나 역시 좋아하는 것들을 더 알차게 사랑하리라 생각했다.
“아름다운 곳에 와서야 행복해지길 바랄 게 아니었다(p.80)”라는 말도 마치 처음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던 문장처럼 펼치자마자 내게 다가왔다. 나는 원래도 쉬이 행복해지는 사람이었는데, 요즘에 와서 조금 더 그렇다. (그러려고 꽤 노력했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던 일인데, 마음 하나 바꾸면 더 쉽게 행복해진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점점 더 쉽더라. 세상에서 나를 바꾸는 게 가장 쉬운 일임을 이제야 배운 나지만, 『행복은 능동적』을 읽는 내내 여러 번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처음엔 잘 넘어지는 법을 배우는 거야(p.182)”를 읽으면서는 나의 삶도 삶이지만, 아이를 위해서도 이 문장을 잊지 말아야겠다 생각했다. 돌아보면 나는 너무 좋은 부모님 밑에서 잘 자랐지만, 노심초사가 습관이신 분들이었기에 나는 독립성이 다소 떨어지는 아이였다. 그래서 종종 만나는 좌절에 쉽게 부서지고 주저앉았던 것 같다. 물론 호되게 주저앉으며 이내 단단해지는 법을 배우기는 했지만, 아이에게 조금 더 잘 넘어지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는 보호자, 아이가 스스로 일어서길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생각했다.
『행복은 능동적』은 마치 노란 해바라기처럼, 스마일마크처럼 긍정이 가득 묻어나는 책이다. 작고 얇아 금방 읽을 수 있는 분량이지만, 책의 가벼움과 달리 묵직하고 단단한 긍정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두려운 마음이 먼저 드는 이들이,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만나고 묵직한 위로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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