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책이 쌓여 갈수록 새로운 지식과 생각도 함께 쌓여서 좋다. 가치관이 보다 확고해지고 판단력이 생겨서 더 좋다. 무엇보다도 일상에서 느끼는 복잡한 감정도 글이나 말로 풀어 감정에 매몰되지 않고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은 점이다.
헌데 자꾸 가슴과 머리에 생각들이 쌓인다. 일기를 쓰기는 하지만 나만의 언어로 혼자만 아는 글을 쓰기엔 좀 아쉽다. 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끄집어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은 욕구가 사그라들지 않는다.
마침내 제대로 된 글을 쓰기로 작정을 했다. 노트북을 열고 텅 빈 화면을 마주한 뒤에야 글쓰기를 너무 만만하게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요를 썼다가 고쳤다 할수록 내용이 산으로 갔다. 글의 구성을 어찌 잡을지 고민하다가 하루종일 일손을 놓고 생각에 빠져 있기도 했다. 작가들이 어째서 글쓰기 루틴을 유지하려고 애쓰는지 진정으로 이해되었다.
글쓰기는 '나만의 의견을 모두에게 통용된 언어로 표현해야 하는 번역'임을 명심한다. 내 생각과 감정을 감정을 독자들에게 설득해야 한다. 글쓰기의 목적은 소통에 있으니까.
글을 쓰며 힘들었던 마음이 사진으로 올려둔 저 문장을 만나 위로받았다. 못 쓴다고 자책하기 말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