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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편혜영
예기치 못한 사고, 뒤바뀐 모든 것
재난은 언제 시작되었을까
주인공 ‘오기’는 여행 중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스스로는 눈을 깜빡이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전신마비 상태가 된다. 아내가 죽고 이제 그의 유일한 가족은 장모뿐이다. 사고 직후의 충격으로 ‘오기’는 교통사고에 대한 기억을 부분적으로 잃어버린다.
사고 8개월 만에 ‘오기’는 ‘장모’와 함께 집에 돌아온다. 3개월간의 집중 재활끝에 오기는 고개를 좌우로 조금씩 움직이게 되었고 왼팔을 사용할 수 있었다. 조금 움직일 수 있게 된 왼팔은 처음에는 그에게 삶의 의지를 불러일으켰으나, 성실한 재활 후에도 그것을 제외한 어떤 기관도 회복되지 않았다.
딸의 죽음을 슬퍼하던 장모는 처음에는 ‘오기’의 재활에 힘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제 집처럼 ‘오기’의 집을 드나들던 장모는 아예 간병인을 자르고 자신이 ‘오기’의 집에 머물면서 간병인이 되기를 자처한다. ‘오기’의 죽은 아내는 강박적으로 모든 것을 기록하는 습관이 있었다. 머지않아 장모는 아내가 쓴 것들을 모두 찾아 읽을 것이며, 딸이 그간 자신에게 말하지 않은 많은 얘기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장모는 오기에 대해 아내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며, 같은 오해를 하고 미움을 품을 것이었다.
점점 장모와 오기는 가족에게나 보일 법한 모습들을 알아가고 있었다. 장모는 자주 혼잣말로 중얼거리거나, 오기 앞에서 소리를 지르며 간병인을 내쫓거나, 신뢰할 수 없는 종교 모임의 사람들을 잔뜩 데려와 굽신거리며 돈을 갖다 바쳤다. 검진을 위해 병원에 갔을 때 ‘오기’는 의사로부터 예후가 좋다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그때 ’오기‘는 똑똑히 보았다. ‘오기’가 낫게 될까봐 겁먹은 표정, 오기가 더 좋아지지 않기를 바라는 장모의 표정을. 과연 장모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며, ‘오기’의 몸은 회복할 수 있을까?
✔️ 이 책의 주요 무대는 ‘집’이다. 집순이인 나에게 ‘집’은 지치면 언제든지 돌아가 편하게 휴식을 취하거나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그런 안락한 공간이다. 하지만 만약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고 침대에서만 누워 생활해야 한다면, 나에게 집은 예전과 같은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상황을 바꿔 내가 ‘장모’가 된다면, 그 사람에게 가족이 나뿐이라면 나는 과연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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