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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말들 (단단한 일상을 만드는 소소한 반복을 위하여)의 표지 이미지

습관의 말들

김은경 지음
유유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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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예전에 모시던 회사 보스께 한번 호되게 야단맞은 적이 있 다. "어디서 지금 비겁하게 중립적인 것처럼 ••••• 네 의견이 없잖아!" 가차 없는 호통에 못 견디게 부끄러웠고, 가슴은 뜨끔하다 못해 전기충격이라도 당한 듯 소스라치게 놀랐다. 🌱간파당했을 때는 납죽 엎드린다. 크게 반성했고, 그 뒤로 노력했다. 내 의견을 말하는 것이 어떤 자세여야 하는지, 진짜 책임감 있는 자세란 어떤 것인지 거듭 생각하면서. 그런데도 못난 천성은 남아서 살다 보면 이래도 글쎄, 저래도 글쎄, 하며 또 모른 척 적당해지다 어떤 초여름 밤에는 들키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면 당연히 상대도 입을 닫고 한 걸음 발을 떼어 거리를 둔다. 그런 날은 좀 부끄럽고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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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세상이 망해가는데, 어른들은 항상 쓸데없는 걸 우리한테 가르치려고 해."

그 말을 들으며 나는 왜 망해가는 세상에서 어른들은 굳이 학 교 같은 것을 만든 걸까 생각해보았다. 나를 비롯한 아이들은 대체로 하품을 하며 수업을 듣는 반면, 칠판 앞에 선 어른들은 늘 의욕에 가득차 있었다. 나는 이것이 어른들의 몇 안 되는 즐거움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무언가를 배워야 해서 학교를 운영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행위 자체가 어른들에게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지음
자이언트북스 펴냄

읽고있어요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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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그들이 내게 해준 말도 기억하려고 했다. 아무것에도 마음 붙이지 말고 그냥 어디로든 도망치라고. 그러다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땐 정말로 죽는 거라고.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지음
자이언트북스 펴냄

읽고있어요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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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아영은 그렇게 🌱느리고 꾸물거리는 것들이 멀리 퍼져 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좋았다.

천천히 잠식하지만 강력한 것들, 제대로 살피지 않으면 정원을 다 뒤덮어버리는 식물처럼.

그런 생물들에는 무시무시한 힘과 놀라운 생명력이, 기묘한 이야기들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아영은 어린 시절부터 이미 알고 있었다.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지음
자이언트북스 펴냄

읽고있어요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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