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예전에 모시던 회사 보스께 한번 호되게 야단맞은 적이 있 다. "어디서 지금 비겁하게 중립적인 것처럼 ••••• 네 의견이 없잖아!" 가차 없는 호통에 못 견디게 부끄러웠고, 가슴은 뜨끔하다 못해 전기충격이라도 당한 듯 소스라치게 놀랐다. 🌱간파당했을 때는 납죽 엎드린다. 크게 반성했고, 그 뒤로 노력했다. 내 의견을 말하는 것이 어떤 자세여야 하는지, 진짜 책임감 있는 자세란 어떤 것인지 거듭 생각하면서. 그런데도 못난 천성은 남아서 살다 보면 이래도 글쎄, 저래도 글쎄, 하며 또 모른 척 적당해지다 어떤 초여름 밤에는 들키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면 당연히 상대도 입을 닫고 한 걸음 발을 떼어 거리를 둔다. 그런 날은 좀 부끄럽고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