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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겐 행복이 어울려 (얼렁뚱땅 흘러가는 내 인생에서 세심한 행복 찾는 법)의 표지 이미지

너에겐 행복이 어울려

세희 지음
은는이가 펴냄

과거의 나는 웹툰 등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어쪄면 그냥 책을 읽을 시간도 없는데 무슨 웹툰이야, 하는 건방진 마음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던 어느날- 나에게 스민 장르 하나가 있었으니 “인스타툰”이었다. 웹툰보다 훨씬 짧은 분량, 최대 10페이지. 그래서 부담없이 휙휙 읽을 수 있지만, mz들의 감성대로 짧고 굵은 한방을 머금은 경우가 많았다. 세심일기 또한 나에겐 그렇게 한방의 “킥”같은 인스타툰이었다. 오늘 소개하는 책, 『너에겐 행복이 어울려』는 세희 작가님의 인스타툰, “세심일기”로 청춘들의 눈물과 웃음, 땀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 아닐까 싶다.

유독 세심일기 같은 이야기들이 돋보이는 것은, 자극적인 것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그냥 내 이야기”같기 때문이다. 화려한 피드도, 자극적인 뉴스도 사실 우리의 이야기와는 좀 거리가 있지 않나. 그런데 『너에겐 행복이 어울려』에서 만나는 이야기들은 딱 우리같다. 확신없이 흔들리고, 이불을 뒤짚어쓰고 울기도 한다. 때때로 자신에게 찾아온 행운을 미처 눈치채지 못하고 보내기도 하고, 우연히 마주하고서도 의심하고 고민하느라 꽉 쥐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자신만의 속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결정과 노력을 반복하는 모습도 담고 있어 짠하고 찡하다.

『너에겐 행복이 어울려』의 한페이지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어느 순간부터 어찌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안 그래도 적은 에너지를 그런 곳에 허비하는 건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자연스레 어른의 생존 방식을 터득한 걸지도 모르겠다. 아무렴 상관없다. 중요한 건, 모든 걸 해결하며 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p.121)” 사실 이건 몇년간 이어온 내 마음같았는데, 마침 이렇게 한발 물러서 살아도 괜찮은지를 고민하던 즈음 읽게 되어 더욱 마음에 닿았다.

아무런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 그저 인스타그램의 피드를 읽듯 가벼운 마음으로 『너에겐 행복이 어울려』를 만나보길 바란다. 아마 『너에겐 행복이 어울려』를 펼치면 어느 한페이지든 당신의 마음에 닿는 문장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딱 오늘 필요한 만큼의 위로와 응원을 받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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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가 아이가 “엄마 스릴러가 뭐야?”, “긴박한 건 뭐야?”, “숨막히는 거 위험한 거 아니야?” 등을 자꾸 묻길래 대체 이런 걸 어디서 듣고 온건가 싶었는데, 범인은 나였다. 엄마가 보고 있는 책에 “스릴러”, “긴박한 전재”, “숨막히는 몰입감”등이 자꾸 등장하니 궁금해졌던 것. 하지만 아직 너무 어린 꼬마에게 스릴러를 쥐어줄 수는 없어 늘 “보류”였는데 마침내 아이에게도 읽게 할 “긴박한 미스터리 소설”이 등장했다. 바로 『수상한 보물탐험대』.

심지어 “의식”의 플로리앙 드니송이 아이들을 위해 만든 미스터리 소설이라니! 같은 애거서 크리스티 팬으로서 『수상한 보물탐험대』를 안 읽고 지나칠 수 없지!

『수상한 보물탐험대』는 “템플기사단과 이웃집의 미스터리”라는 부제목을 가지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템플기사단이 등장하는 이야기들을 무척 좋아하기도 하고, 아이들 책에서 템플기사단을 어떻게 끌어갈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서 언제나 그렇듯 내가 먼저 읽어보았는데, 어린이책으로만 묶어두기엔 이 재미있는 스토리가 너무 아까워서 영화처럼 “전체관람가”라는 제목으로 바꾸어주고 싶더라. 올리비에가 우연히 들어간 이웃집에서 템플기사단의 흔적을 발견하게 된다. 역사 선생님인 엄마의 자료들을 통해 이 미스터리를 추적한다. 미스터리 그 자체로도 무척 탄탄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초등중학년 부터 초등고학년까지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또 올리비에가 상황을 파악하는 모습이나 방법 등을 통해 관찰력을 키우는 법을 배우기도 하고, 올리비에가 쌓아가는 우정을 통해 친구관계도 학습할 수 있어 더욱 좋다.

책 자체가 두껍지 않은 『수상한 보물탐험대』이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도 집중력을 읽지 않을 수 있고 몰입하기도 좋다. 아이가 무척 재미있게 읽는 모습을 보며 2권과 3권도 빨리 출간되면 좋겠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수상한 보물 탐험대 1

플로리앙 드니송 지음
동녘주니어 펴냄

19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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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_jin

내일, 신이 내려주시는 햇살아래 다시 한 번 살펴보도록 합시다! (p.249)
그래, 진실을 덮어봐야 좋을 게 없겠지. (p.316)


며칠전 친구가 내게 말했다. “너 요즘 책을 좀 덜 보는 것 같다?”
양적으로 따지자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질적으로 따지자면 전혀 아니올시다. 지난주부터 내내 소설로 탑을 쌓아 놓고 지내느라 여러 권을 소개하지 못했을 뿐이다. 어쩌다보니 며칠째 소설을 산처럼 쌓아놓고 있었는데, 어제 소개했던 "회생의 갈림길”과 “캐드펠수사시리즈”가 그것. 오늘은 그 중에서 『죽은 자의 몸값』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죽은 자의 몸값』은 캐드펠수사시리즈의 9번째 스토리. 북하우스 출판사가 강렬한 이미지로 제작한 표지 중 가장 끌려서 이것을 먼저 읽었는데, 읽는 내내 “와, 이게 어떻게 완간 30주년이나 된 문체고 스토리야”를 외치며 감탄을 거듭했다. 물론 당연히 캐드펠수사시리즈는 순서대로 착착 읽는 것이 가장 재미있지만, 이렇게 어떤 시리즈를 꺼내 읽어도 재미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이번에 읽는 『죽은 자의 몸값』에서는 잉글랜드의 내전이 심화되고, 황후와 국황 세력이 충돌한다. 웨일스의 무리는수녀원을 약탈하려고 하나 오히려 포로를 남기게 되는데, 전쟁포로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사망사건까지 일어나며 결국 캐드펠이 등장하게 된다. 캐드펠수사시리즈 대부분이 사건과 인간내면을 고루 다루고 있지만 『죽은 자의 몸값』에는 그런 특징을 더욱 상세히 볼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아무래도 내전이 심화된 상태를 배경으로 하다보니 전쟁에 대한 묘사도 많고, 극적으로 이야기를 끌어가기에 생동감 넘치는 스토리를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인상깊었던 것은 살인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얼마 전 읽었던 “몬스터”에서도 피해자들 입장에서의 살인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는데, 『죽은 자의 몸값』을 읽면서도 그런 고민이 이어졌다. “살인은 살인이다. 하지만 목숨에 대한 빚은 목숨으로만 갚을 수 있다는 논리를 무너뜨릴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앨리스 일 터였다.(p.315)”를 읽으며 또한번 깊은 고민에 빠져야했다.

『죽은 자의 몸값』를 덮으며 문득, 이런 고민이야 말로 캐드펠수사시리즈의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력적인 중세를 배경으로, 살인과 사건, 인간의 탐욕과 삐뚤어진 가치관, 궤변과 신념 등을 모두 맛볼 수 있는 책이니 말이다. 어느새 캐드펠수사시리즈가 완간 30주년을 맞이했다고 한다. 그러나 책 안에서는 그런 세월을 전혀 만나지 못한다. 당장 어제 쓴 책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의 치밀한 구성, 탄탄한 스토리와 전개는 독자의 마음을 여전히 쥐락펴락 하니 말이다. 전 세계의 독자들 마음을 쫀득하게 만들었던 캐드펠수사시리즈. 책 한권으로 중세의 영국으로 떠날 준비가 되었다면, 그저 편한 자세로 앉아 『죽은 자의 몸값』를 펼치기만 하면 된다.

죽은 자의 몸값

엘리스 피터스 지음
북하우스 펴냄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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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판결은 잘못되었습니다. 이의를 제기합니다!”

그렇게 해놓고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서 결국 아무 일도 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그것도 공허하기 짝이 없는 일이 될 터였다. (P.118)


최근 나를 꽁꽁 묶어둔 소설, 『회생의 갈림길』은 넷플릭스 드라마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의 원작소설이라고 한다. 책을 원작으로 만든 드라마나 영화를, 절대 책보다 먼저 보지 않겠다는 원칙에 따라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가 너~무 궁금해도 찾고 있던 나는 드디어 그 드라마를 볼 자격이 생겼다. 『회생의 갈림길』을 읽었기 때문. 그런데 사실 책 만으로도 너무 재미있고 몰입도 높아서 드라마를 보지 않아도 아쉬움이 없을 것 같다. 그만큼 『회생의 갈림길』은 몰입도가 높고, 긴밀하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난 책 속 어딘가에서 등장인물이 되어 있었던 것 같다. 이 가을,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한다면! 고민할 필요도 없다. 『회생의 갈림길』이다.

사실 넷플릭스에서 드라마화 되는 바람에 더욱 유명세를 타기는 했지만, 『회생의 갈림길』의 작가 마이클 코넬리는 원래 유명한 범죄소설 대가다. 나 역시 그의 소설 여러 권을 읽으며 매번 사건에 풍덩 빠지기도 했고, 과몰입하여 세상을 잠시 의심(?)하기도 했다. 이번 『회생의 갈림길』 역시 나를 풍덩빠지게 만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점차 인간다운 면모를 갖춰가는 미키힐러의 모습이 인상적이기도 했고, 그가 억울한 감옥살이를 해결해주는 장면을 통해 속시원함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회생의 갈림길』의 가장 큰 매력은 미키와 해리의 콜라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짝이는 관찰력을 가진 해리 보슈가 협력하는데, 둘의 능력이 콜라보가 되며 독자들에게 더욱 긴장과 몰입을 안겨주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둘이 각각의 서사에서도 빛났지만, 이렇게 콜라보가 되니 더욱 재미있고 알찬 기분이 들었다.

『회생의 갈림길』의 치밀한 스토리덕분에 꽤 두꺼운 책이지만, 끝까지 집중해서 책을 읽었다. 그러면서도 독자들이 『회생의 갈림길』이나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에 더욱 열광하는 것이, 현실에서 먹는 고구마때문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수사상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기 위해, 권력의 부패를 덮기 위해, 자신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진실을 덮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본 탓인지, 『회생의 갈림길』를 읽으며 현실을 생각해보기도 하고, 우리나라였다면 이런 상황이 어떻게 해결되었을지 상상해보기도 했다.

『회생의 갈림길』은 읽자마자 이 책이 왜 그렇게 인기를 끌고, 세게인들이 열광하는지를 느끼게 될 것이다. 한편,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탄환의 심판”, 시즌 2는 “다섯 번째 증인”, 시즌3는 “배심원단”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시즌4의 주인공은 『회생의 갈림길』가 되지않을까 생각해보며, 넷플릭스 시리즈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를 재미있게 보고계신 분들께 원작 소설도 무척 재미있으니 꼭 한번 읽어보시라 권해드리고 싶다.

회생의 갈림길

마이클 코넬리 지음
알에이치코리아(RHK) 펴냄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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