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이나 지금이나 갈매기들의 이런 행동은 인정할 수가 없다. 갈매기들은 자기들이 코다라고 부르는 행동이 명예롭고 영웅적이며 희생적인 행위라 여기지만, 내 눈에는 자기 멋대 로인데다가 한심하고 불필요하며 우울하기만 한 것으로 보였다. 늙거나, 다치거나, 병에 걸려 더는 날 수 없게 된 갈매기는 마지막 비행 날짜와 장소를 정한다. 그들이 이 세상에서 하는 마지막 비행이 바로 코다다.
심한 상처를 입어 날개를 제대로 퍼덕이지도 못하는 상태라도 마지막 비행은 어떻게든 해낸다. 그들은 바다로 가서 온 힘을 다해 높이 날아오르 고, 할 수 있다면 크게 원을 그린 뒤, 해님의 따스함 그러니까 신의 따뜻한 손길을 느끼는 순간 모든 걸 놓아 버린다. 비행을 멈추고 그대로 나선을 그리며 아래로 떨어져 중력과 바다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그렇게 수면 위로 떨어지면 거기서 끝이다. 그것이 그들의 마지막이다.
루이스가 지금 하려는 것이 그 일이었다. 루이스는 더 높이 날았고, 루이스가 그리는 타원은 그 어느 때보다도 우울했지만, 버트런드는 그 모습이 아름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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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트런드는 내 형제고, 우리는 서로를 잘 알고, 웬만한 일에 관해서는 생각이 같았지만, 코다에 열을 올리는 것만은 참을 수가 없었다.
근사하다고? 아니다. 영웅적이라고? 그럴 리가. 비행 능력을 잃는 것이 왜 갈매기가 더는 살아갈 수 없는 이유가 되는 걸까? 날 수 없다면 걸어 다니면 된다. 그들은 아주 빠르게 잘 걷는다. 또 먹이를 찾고 대화를 하고 주위를 둘러보면서, 한 번뿐인 소중한 삶의 대부분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날지 못하는 것이 체면을 잃는 일이며, 자기뿐 아니라 자기 종족을 부끄럽게 하는 수치스러운 일이라 여긴다. 날지 못하는 것이 불명예라 생각하기에 코다라는 끔찍한 행위를 백만 년 동안이나 해 온 것이다.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볼 수 없었고, 앞으로도 지켜보지 않을 것이다. 그런건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
p131-132
눈과 보이지 않는
데이브 에거스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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