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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변호하는 일

김예원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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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 ‘ 좋은 말들이 생겨나는 기쁨 ’

일상에서 비하 발언을 🌱존중의 말로 바꾸어 연습하다 보니 이를 반영한 새로운 단어가 등장할 때마다 두 손 들고 환영하 며 입에 익히는 버릇을 들인다.

병과 싸운다는 뜻의 '투병‘ 보다는 병을 다스린다는 '치병'이 환자에게 병상의 부담을 덜어주는 말 같아서 좋다.

아들이 자라나는 '자궁' 대신 세포가 성장하는 '포궁'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참신한 표현이다 싶었다.

쓸모가 없어져서 문 닫았다는 의미인 '폐경'이라는 말 대신 할 일을 홀가분하게 완수한 '완경'이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


이렇게 좋은 신생 단어는 아이들에게 먼저 알려준다. 태어나 겨울을 여러 번 겪은 우리 집 아이들은 '벙어리장갑'이라는 말을 모른다. 처음부터 ‘손모아장갑'이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기에 언제나 그 집을 통과함으로써 존재에 이르게 된다"라는 멋진 말을 했다고 한다. 과연 맞는 말이다. 🌱생각은 말이 되고 말은 행동이 되 어 결국 그 사람 자체가 된다. 그래서 매일 노력한다. 나의 말 이 여성, 아동, 장애인, 이주민, 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를 배제하지 않는지 생각하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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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철수 씨가 지지리 운이 없어서 겪은 일일까? ✔️현재 한국 형사소송법상 피해자는 형사사건의 당사자가 아니다. 형사사건의 당사자는 피고인과 검사이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그저 하나의 증거에 불과하다.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재판 절차에서 소외되고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2차 피해에 노출되는 피해자들은 각자도생 할 수밖에 없다. 특히 정신적 장애가 있는 피해자들은 생각을 표현하거나 의사소통을 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 초기 법률 지원이 무척 중요하지만, 학대를 빠져나와 수사와 재판, 피해 회복까지 기나긴 길을 함께 걸어가줄 변호사를 찾는 일은 정말 어렵다. 변호사 입장에서는 손이 많이 가고 의뢰인과 의사소통이 어려운 데 비해 수임료를 넉넉히 낼 수 있는 피해자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321. 당사자 취급도 못 받으면서 형사사건을 짊어지고 가는 피해자를 힘들게 하는 것이 또 있다. 노예라는 이름의 이상한 프레임이다.

사람을 변호하는 일

김예원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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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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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 어떤 물리적인 공간에 수용되어 살지 않더라도 누군가 에 의해 끊임없이 통제되는 삶은 사람의 생기를 몽땅 흡수해버 린다. 가정에 있더라도, 병원에 적법하게 입원해 있더라도 이 미 시설화된 삶을 견뎌야 하는 사람은 황폐해지기 때문이다.

305. ✔️사소하지만 일상을 지배하는 무력함과 불평등을 고스란히 담은 경험들이었다. 사실 장애인 탈시설 지원법이 생기더라도 정신 의료 기관에 살고 있는 영민 씨와 가정에 살고 있는 미영 씨의 탈시설을 지원하기는 불가능하다. 이 법은 장애인 거 주 시설을 주된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탈시설을 지원하는 법률이 속히 만들어지길 고대한다. 그러한 법의 메시지가 병원이나 가정에서 목소리를 빼앗기고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도 큰 울림으로 전해지길 바란다.

🌱누구에게나 한 번뿐인 인생인데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신이 바라는 모습으로 살 기회를 공평하게 가져야 하지 않겠는가.

사람을 변호하는 일

김예원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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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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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 유엔 장애인 권리협약에서는 장애인을 persons with disability라고 적고 있다. 🌱'사람pesons‘ 이 강조된 표현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막상 장애인을 만나면 사람은 쉽게 지워진다. 장애인을 만나 그 '사람'을 궁금해하기보다는 '장애'가 훨씬 더 크게 보이는 것이다.

313. 장애인은 소수자이긴 하지만 '약자'라고 불릴 이유는 없 다. 사람의 얼굴이 제각기 다르듯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모두 다르다. ✔️약자라는 말로 납작해질 사람들이 아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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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원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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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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