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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노인들의 일상을 유쾌하게 담다. 실버 센류 모음집)의 표지 이미지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포푸라샤 편집부 지음
포레스트북스 펴냄

첫 출간시부터 읽어보고 싶었던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은 일본 센류 모음집으로 실버 세대가 직접 자신들의 일상을 담아 만든 것이다.

5-7-5의 총 17개 음으로 된 일본 정형시 중의 하나인 센류는 길어도 한 문장 정도의 표현이라 아주 짧지만 통쾌하고 익살이 느껴지는가 하면 노인분들의 해학이 담겨 있어 때론 쓸쓸하고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이제 50인 내가 100% 이해한다고 할 순 없지만 그럼에도

이 짧은 시 안에서 인생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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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hkles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작품을 처음으로 읽은 건, 약 20여년 전... <향수>를 통해서였다. 무척 흡인력 강하고 아주 강렬한, 부제가 "어느 살인자의 고백"인 소설이다. 너무 재미있어서 찾아보다가 영화도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영화까지 접수, 책보다 영화가 더 좋았던 유일한 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작가를 인식하게 된 건, <좀머씨 이야기>를 통해서다. <향수>와는 너무나 다른 결의 소설로, 제 2차 세계 대전의 후유증을 앓는 좀머씨에 대한 이야기인데 정말 너무, 진짜 너무 좋았다. 그 후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책을 하나 둘 사모았던 것 같다. 언제나처럼 읽지는 않고...ㅋㅋ



진짜 오랜만에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작품을 읽는다. 보통 문어발식 독서 중이라 집이나 교습소에는 두꺼운 책을, 가방 안에는 얇은 책을 넣어두는데 이번에 담긴 책이 <콘트라베이스>. 도통 시간이 나지 않아 가방 속에 묵힌 채로 약 세 달. 그래도 신기하게 내용이 잊히지 않고 계속해서 읽을 수 있었다.



<콘트라베이스>는 그동안의 작가의 책과는 또다른 책이다. 읽을 때마다 정말 놀랍다. 우선 희곡으로 연극을 상연하기 위해 씌여진 글이라는 사실. 게다가 이 작품은 모노드라마다. 따라서 책 속 주인공, 콘트라베이스의 연주자인 '나'는 독자들(관객들)을 상대로 말을 한다. 희곡 형식이지만 모노드라마이기 때문에 대사글이 따로 없이 해설과 지문, 줄글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엔 이게 뭔가 싶을 정도로 "나"는 계속해서 알 수 없는 말들을 씨불인다.(찾아보니 표준어. 이보다 더 좋은 표현이 없다) 하지만 계속 읽어나가다 보면 이 사람 참, 불쌍하구나 싶기도 하다. 오케스트라에서 콘트라베이스의 위치, 항상 아래쪽 둥둥거림이나 채워주는 그런 존재라 좋은 대접도, 좋은 월급도 받지 못한다는 현실을 계속해서 얘기한다. 그러다 보니 사랑에서도 자신감이 없다. 좋아하는 여자(성악가)가 있지만 콘트라베이스 연주자 따위 눈여겨 보지 않을 테니 엉뚱하게 사고나 쳐 볼까 하는 생각들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해 콘트라베이스가 갖고 있는 속성과 오케스트라에서의 신분적 위치를 바탕으로 한 평범한 소시민의 생존을 다룬 작품이라고 했단다. 100여 페이지의 얇은 책인데 중간까지 이 찌질남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야 하나 싶다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조금씩 공감하게 된다. 누구보다도 찌질해 보이지만 만약 그게 내 위치라면, 그 처절하고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 자체의 심리를 아주 잘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책보다는 실제로 연극으로 보면 훨씬 더 감동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독일에서 가장 많이 상연되는 공연이라고 하니 언젠가 이 작품을 연극으로 볼 수 있는 날이 오면 꼭 보고 싶다. 매 작품마다 다른 분위기의 소설을 쓰는 작가에게 또 한번 감탄!

콘트라베이스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열린책들 펴냄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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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hkles

책을 읽는다는 행위 자체가, 어떤 사람은 일상이고 행복인 데 반해 어떤 사람에게는 괴롭고 귀찮은 일이기도 하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달라지는 걸까.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도 어떤 아이는 하루종일 책을 들고 읽는가 하면 어떤 아이는 어떤 채찍과 당근에도 책을 들지 않는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면, <책 읽는 뇌>를 읽어보면 된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뇌가 어떻게 글을 읽게 되었는지의 역사와 2부에서는 뇌가 독서를 배우는 메커니즘(어렵다ㅠㅠ), 3부에서는 뇌가 독서를 배우지 못하는 다양한 경우(난독증)에 대해서 설명한다.

책 내용 자체가 전문적인 편이라 내가 원하는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결국 이 책에서 하고자 하는 내용은 "뇌는, 인류는, 책을 읽도록 태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인류가 진화하면서 우리의 필요에 의해 생겨난 글이므로 우리의 뇌가 처음부터 그렇게 프로그래밍되어 있지 않다는 거다. 때문에 우리는 태어남과 동시에 우리가 글을 읽을 수 있도록 다양한 학습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글, 독서를 포기할 것인가. 책의 1부에서 다루듯이 소크라테스는 "독서"에 반대하는 인물이었다고 한다. 구술이라는 뛰어난 우리의 지적 능력을 두고 글로 적어 보고 표현한다는 자체가 편협적이고 단편적인 작업이라고 생각했다는 거다.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독서는 특정 계층의 지식을 일반화 하는 데 큰 일조를 하였고 우리는 그 독서를 통해 삶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독서를 배워야 한다.

2부에서 뇌가 글을 인식하고 우리 기억으로 옮기는 과정을 한참 설명하고 있는데, 나는 뇌 전문가도 아니고 의사도 아니고 그것에 자세히 알고 싶지도 않으므로 대강 이해만 하고 넘긴다. 결국 우리가 독서를 잘 하기 위한 방법은,

5살까지 최고의 독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무릎 위에서 들은 책이 이후의 독서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이제 막 글을 익힌 아이들은 큰 소리로 책을 읽는다. (뇌가 인지할 수 있도록)

재미있는 책을 통해 감동하는 경험을 많이 한다.(그래야 자꾸 책을 읽는다.)

독서 논술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이 세 가지는 무척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 두 딸도 그렇게 키워냈다. 하지만 내가 만나는 아이들은 이미 5살도 넘었고~, 그럼에도 나는 저학년일수록 많은 시간 읽어주는 데 할애한다. 읽어주는 것을 듣고, 자신이 소리내 읽은 것을 들으면 뇌는 머리속에 이미지를 만들게 되고 그러면 더 잘 기억하게 된다. 앞의 줄거리를 잘 이해하고 기억해야 뒷이야기도 잘 이해할 수 있고 그렇게 하나의 스토리가 연결되어야 감동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글자만 읽고 다 읽었다고 착각한다.

작가 매리언 울프의 아이들 중 하나는 난독증이라고 한다. 그래서 작가는 뇌 전문가로서 더욱 이 과정을 파헤치고 싶었나 보다. 아직도 해결 과제가 많은 난독증이 일어나는 과정을 말이다. 하지만 책에는 그 난독증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나와 있지 않아 좀 아쉬웠다. 단, 가장 마지막 장에 나타난 문자에서 디지털로의 변화 시대를 앞둔 우리가 어떻게 이 과정을 잘 넘어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은 의미있게 읽었다. 여전히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서 벗어나 "초월적 사고를 하는 시간" 독서를 해야 더 나은 자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말해도 적지 않다!!!

책 읽는 뇌

매리언 울프 지음
살림 펴냄

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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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네버

@yhkles

우리 둘째의 소원은, 해외 여행을 한 번 가보는 것이다. 제주도를 간다고 비행기를 타 보기는 했지만 해외로 나간 적은 없기에 반 친구들이 방학마다, 학기 중에 미국을, 캐나다를, 베트남을, 일본을...다녀왔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내게 졸라댔다. 그런 둘째를 데리고 해외 여행을 간다는 명목을 내세워 미국으로 간 뒤, 너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려는 거야~ 하고 나는 한국으로 돌아온다면, 우리 둘째는 버텨낼 수 있을까? 말도 안되는 소리다. 실제로 둘째는 <낙하산 키즈>를 읽고 엉엉 울어댔다. 어떻게 부모가 아이들만 두고 자기네 나라로 돌아갈 수 있냐며...!



"낙하산 키즈"라는 말은 부모님이 있는 고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 사는 친구나 친척 집에 "맡겨진" 아시아 아이들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작가의 모든 경험이 <낙하산 키즈>의 내용이 되지는 않았겠지만 어쨌든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어쩌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아이들이 이렇게 낙하산 키즈가 되는구나 싶었다.



지아시, 켄가, 펑리는 엄마, 아빠와 함께 부모님의 친구들이 계시는 로스앤젤러스로 관광을 왔다. 하지만 며칠 후 부모님은 너희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려는 것이라며 우리는 비자가 없으니 잠깐 돌아갔다가 다시 비자를 받아 돌아온다고 약속한 후 떠난다. 미국이라는 기회의 땅에 오롯이 셋만 남은 아이들(아이들도 비자 만료가 끝나기는 마찬가지. 결국 이들은 불법 체류자로 최대한 눈에 띄는 행동은 하지 않고 지내기로 한다.)은 각자 학교 생활에 적응하고 집안 생활에 적응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낯선 땅에서 언어도 되지 않는 상황에 그곳에서 적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가장 반항적이었던 켄가가 좋지 않은 친구들과 어울리고, 집안일과 대학 시험 공부에 지친 지아시도, 영어가 가장 늘지 않아 친구 한 명 사귀지 못한 펑리도 모두 지쳐간다.



이들의 이야기가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그래픽노블"임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조마조마하며 읽었는지 모른다. 가장 나이가 많은 지아시가 겨우 16살. 가장 큰 누나라고 많은 짐을 혼자 맡기엔 아직 어린 나이다. 부모님이 최대한 빨리 오기 위해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하고 국제 전화는 값이 비싸니 연락을 자주 할 수 없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부모가 아이들을 버린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이 들 수밖에 없다. 혼자 유학을 보내면 나쁜 길로 빠질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는데,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결과가 아닐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펑리의 스스로 서려는 의지와 세 명의 돈독한 형제애 덕분에 이들은 점차 적응해 나간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인 세 형제가 나란히 자전거를 타고 가는 장면은 짠하면서도 애틋하고 응원하게 된다.



"가족과 떨어져 외국에 사는 모든 아이들에게.

사는 게 힘들 때마다 꼭 기억해요.

여러분은 해낼 수 있답니다.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에요. 여러분을 위해 이 책을 썼어요."...(마지막 장)



*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낙하산 키즈

베티 C. 탕 지음
보물창고 펴냄

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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