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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파랑 (2019년 한국과학문학상 장편대상)의 표지 이미지

천 개의 파랑

천선란 지음
허블 펴냄

343. 연재는 그 후로도 같은 영화를 세 번씩 더 봤다. 콜리는 한 번 본 순간 장면에 등장하는 소품의 위치까지도 외웠지만 연재는 볼 때마다 새로운 부분을 발견했다. 🌱인간의 눈이란 같은 것을 바라보고 있어도 각자가 다른 것을 볼 수 있었다.

콜리는 인간의 구조가 참으로 희한하다고 생각했다. 🌱함께 있지만 시간이 같이 흐르지 않으며 같은 곳을 보지만 서로 다른 것을 기억하고, 말하지 않으면 속마음을 알 수 없다. 때때로 생각과 말을 다르게 할 수도 있었다. 끊임없이 자신을 숨기다가 모든 연료를 다 소진할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따금씩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 아차렸고, 다른 것을 보고 있어도 같은 방향을 향해 있었으며 떨어져 있어도 함께 있는 것처럼 시간이 맞았다. 어렵고 복잡했다.

하지만 즐거울 것 같기도 했다. 콜리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면 모든 상황이 즐거웠으리라. 삶 자체가 연속되는 퀴즈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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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말 ]

238. 삶은 비정하고 예측 못할 일투성이이나 🌿그럼에도 우리에게 이야기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239. 삶은 가차없고 우리에게 계속 상처를 입힐 테지만 그럼에도 🌱우리 모두 마지막에 좋은 이야기를 남기고, 의미 있는 이야기 속에 머물다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노력 하겠습니다.

2024년 늦여름. 김애란

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지음
문학동네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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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너는 갑자기 내가 왜 이런 말을 털어놓는지 궁금하겠지.

이제, 없으니까.

내 앞에서 언제나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파고들 듯 나를 바라보던 사람이 이제 없으니까.

채운아, 🌱나는 내가 한 선택들 때문에, 어느 순간 내가 품은 마음들 때문에 여기 있는 거야. 너 때문이 아니라. 그걸 알려주기 위해 이 글을 써.

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지음
문학동네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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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나는 그녀와 산책합니다.

그녀의 이름은 연미정입니다.

내 ‘최고의 날', 내게 일어난 일은 이렇습니다.

내가 말하면 그녀가 듣습니다.

그녀가 얘기하면 내가 듣습니다.

우리는 함께 웃습니다.

그곳에 큰 사건은 없습니다.

대신 그녀가 있습니다.

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지음
문학동네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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