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일제 치하를 치열하게 살아낸 서른 살의 그는 어떤 심경이었을까. 무슨 생각이었을까.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 어찌 없었을까.
후일을 염려하고 걱정하지 않았을까.
남은 가족의 안위는.
이 책을 읽으며 그에 대한 파편적인 정보가, 낱알처럼 흩어져있던 기억이 한 줄로 엮어졌다. 때때로 무언가 잘 안다고 착각한다. 편린으로 부유하는 정보가 온전히 내 것이 되지 못 한다. 어느 순간, 그 정보들이 궤를 같이 하는 일련의 사건이 되었을 때 비로소 탄성을 자아낸다.
하얼빈의 안중근이 그러했다. 그의 마음가짐이 아주 조금은 알 것같다가도 전혀 모르겠다가도 하다. 하얼빈역의 플랫폼이 아른거려 쉽사리 잠을 이루지 못 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