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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트루스: 두려움의 시대, 냉철하게 마주해야 할 가장 명확한 진실 (두려움의 시대, 냉철하게 마주해야 할 가장 명확한 진실)의 표지 이미지

AI 트루스

임백준 지음
한빛미디어 펴냄

“AI 트루스” 부제와 띠지 문구를 보고 인공지능 발전을 두고 기대하는 목소리보다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 현실을 떠올렸습니다. “두려움의 시대, 냉철하게 마주해야 할 가장 명확한 진실”과 “철학, 경제, 기술적 관점에서 바라본 인공지능과 인류의 공존”에서 드러나듯 인공지능의 발전과 존재를 전제로 과연 인간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밝히는 책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바로 1장 ‘미래’였습니다. 인공지능을 전면에 다룬 책에서는 처음 보는 ‘소설’ 형식의 글이었기 때문입니다. 10년 후 인공지능과 인간의 공존을 상상하며 만든 글을 보며 변화될 미래를 상상했습니다. 짧은 분량이었지만 실제 인간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느끼는 장면이 나오는 결말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인공지능의 발전 경로, 인공지능이 불러온 큰 변화, 코딩의 종말과 개발자의 미래, 법률 같은 지적 노동 분야에서 인공지능과 관련한 현실과 미래를 다룬 장이 이어서 제시됩니다.

그 누구도 미래를 확실하게 예측할 수는 없기에, 책에서도 역시 가능성 차원에서 ‘이러지 않을까’ 하는 문장이 적지 않습니다. 독자로서 책을 통해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해 볼 수 있기에 의미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플라이북 통한 한빛미디어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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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adermak님의 서울리뷰오브북스 게시물 이미지
선거와 민주주의를 키워드로 한 지난 13호 서리북을 괜찮게 읽었던 기억에 이번 신간 14호도 한 번 읽어보고 싶었다. ‘믿음, 주술, 애니미즘’이라는 제목으로 특집 리뷰도 포함되어 있다고 하여 기대되었다. 상반기에 국내에서 영화 ‘파묘’가 인기를 끌기도 했고, MBTI에 지겨움을 느끼며 사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이 최근에 많아졌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출판 시점에 독자들이 관심 가질 만한 키워드를 알맞게 선정하는 서리북 편집위원들의 시도가 엿보인다.

기대했던 특집 리뷰에는 무려 여섯 편의 서평이 수록되어 있었다. 각 서평의 길이도 많이 길지 않아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특집 리뷰 다음으로는 추가로 다섯 개의 서평이 있어서 다양한 주제의 글을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영화 ‘파묘’에 나왔던 주인공 무당 이화림을 떠올리며 읽었던 오성희 연구자의 글 ‘여성 인류학자들이 만난 무속의 현장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로렐 켄달(Laurel Kendall) 연구자가 한국 무속 실천을 ‘여성의례’ 측면에서 분석한 걸 보며, 몇 년 사이 국내 소설에서 쉽게 눈에 띄는 여성 주체 서사가 떠올랐다. 한국어로도 번역 되어 “무당, 여성, 신령들”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나와 있다고 하는데, 읽을 책 목록에 추가해 두었다. 서평 다음으로 글쓴이들이 제시하는 함께 읽으면 좋을 책 두 권도 있는데, “삶의 드라마”라는 책 역시 관심이 갔다. 서양인 신부의 눈으로 굿의 상징과 행위를 분석한 책이라고 한다. 오성희 연구자의 서평 덕에 흥미로워 보이는 책 두 권을 알아간다.

책 중간에 ‘디자인 리뷰’ 코너도 인상적이었다. 책 리뷰만 기대했는데, 예상치 못한 코너에서 디자인의 오리지널리티와 번역 행위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책 서평을 주 콘텐츠로 삼아 국내에서 책과 글을 좋아하는 독자를 상대로 꾸준히 간행물을 내고 있는 서리북 편집위원들과 알렙의 시도를 응원하고 싶다. 정기구독을 통해 앞으로도 서리북을 읽어볼 예정이다.




*플라이북 통한 알렙의 도서 제공

서울리뷰오브북스

홍성욱 외 15명 지음
서울리뷰오브북스 펴냄

3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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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adermak님의 거울들 게시물 이미지
정치사를 다룬 보통의 역사서에 비해 두드러지는 한 가지 특징이 이 책 소개에 쓰여 있었다.
바로 “서구, 백인, 남성, 권력자가 아닌 ‘거의 모든 사람’의 역사”라는 것.
이 문구 하나에 글쓴이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었음에도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읽으며 느꼈다. 내가 찾던 역사서라고!!!
누가 전쟁을 했고, 정복했고, 왕위에 올랐고...같이 어느 역사서를 펼쳐도 쉽게 볼 수 있는 레파토리를 이 책에서는 보기 힘들다.
대신 기존 역사서에서 크게 관심 갖지 않았던 대상과 사람들에 대해 짤막하게 이야기한다. 또 어떤 건 초단편 소설 같기도 하다.
예를 들어 기원전부터 있던 포도주가 누군가의 슬픔을 달래주었고, 누군가는 파티에서 즐기기 위해 사용했고, 또 어떤 중세의 학자이자 문학가가 작품에서 그토록 찬양한 것이라고 말한다.

📖p.145(포도주의 목소리)
오마르 하이얌은 이슬람 사원보다 술집을 더 좋아했다. 그는 지상의 권력도 하늘의 위협도 두려워하지 않았고, 하느님의 자비심을 느꼈는데, 하느님은 결코 취하지 않는 분이었다. 그에게 최상의 말은 코란에 쓰여 있지 않고, 포도주 잔 가장자리에 있었다. 그 말은 눈으로 읽히는 것이 아니라 입으로 읽히는 것이었다.


이집트의 여자, 히브리의 여자, 동화 구연가들의 어머니, 아이샤, 하느님의 방문을 받은 성녀들, 에밀리 디킨슨 등 동서양과 고대, 근대, 현대를 넘나 들며 펼쳐지는 여성들에 관한 이야기도 볼만하다.

📖p.426(장소의 밖에 머문 여자들)
일요일의 전형적인 광경 하나는 에두아르 마네에게 명성을 안겨준 그림이다. 남자 둘과 여자 둘이 파리 근교로 소풍을 나와 잔디밭에 앉아 있는 그림이다. (……) 남자들은 뭔가 남자들만의 심각한 대화를 나누고 있고, 여자들은 주변의 나무들보다 덜 중요하다. 그림의 전경에 나타난 여자가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그녀는 뜨악한 태도로 우리에게 “나는 어디에 있는 거지, 나는 여기서 무엇을 하는 거지”라고 묻고 있을 것이다.

“‘거의 모든 사람’의 역사”라는 말이 붙게 된 경위도 초반에 바로 깨달을 수 있었다. 글쓴이는 중국, 바그다드, 러시아, 에스파냐 등 어느 한 지리적 배경에 머무르지 않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전 세계를 배경으로 물질과 사람들을 말한다.

📖p.325(이크발의 생애)
이크발 마시가 네 살 때, 그의 부모는 자식을 15달러에 팔았다. 카펫 제조업자가 이크발을 샀다. 이크발은 직조기에 묶인 채 매일 열네 시간씩 일했다. 열 살이 되었을 때 이크발의 등은 곱사등이처럼 굽고, 폐는 노인 같은 상태가 되어 있었다. 이크발은 그곳을 도망쳐 나와 파키스탄 어린이 노예들의 대변인으로 변했다. 열두 살이 되던 1995년에 총알 한 방이 자전거를 타고 가던 이크발을 넘어뜨렸다.


이렇게까지 방대한 내용을 책 한 권에 담기 위해 글쓴이가 얼마나 힘든 과정을 겪었을지 감히 상상도 되지 않는다.

역사가 어렵다고 느끼거나, 지루하다고 느끼는 독자가 있다면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텍스트 형식으로 되어 있으면서, 과거에 일어난 일을 이렇게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는 경우는 처음이다.



*알렙 도서 제공

거울들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알렙 펴냄

3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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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adermak님의 브릴리언트 블루 게시물 이미지
소나기가 지나갔던 어제와 달리 유난히 해가 쨍쨍해 보이는 일요일 오전, 좋아하는 에티오피아 원두를 그라인딩 후 푸어 오버로 내려 마시면서 함지성 작가의 『브릴리언트 블루』를 읽었어요.


로맨스 소설이라고 소개되어 있어 ‘사랑’만 떠올리며 읽다가, 예상치 못한 이국적 풍경에 기분 전환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빌딩 숲 가운데 삶의 터전에서 차분히 살아가고, 한가로워 보이는 프랑스 남쪽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주인공 수키에 부러운 마음이 들었어요.

라비올리, 프렌치 토스트, 송어 구이, 스프리츠, 얼음 가득 들은 레몬 티 등 한국 밖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이런저런 다양한 소재들이 이국적 분위기를 고조시켜요.



주인공 수키에 이입해 읽다보니 어느새 기분이 다운되었다 업되었다 왔다갔다 했어요.

무더운 여름을 앞두고 기분 좋은 상쾌함도 느끼고, 잠시나마 지난날도 떠올려보는 시간을 보냈어요.

크기도 작고, 표지도 아름다운 소설 『브릴리언트 블루』를 챙겨 여름 바캉스를 떠나봐도 좋겠어요.




이 글은 플라이북을 통해 도서출판 잔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썼습니다.

브릴리언트 블루

함지성 지음
잔(도서출판) 펴냄

3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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