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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여름 (사노 요코·다니카와 슈운타로 연작소설)의 표지 이미지

두 개의 여름

사노 요코 외 1명 지음
미디어창비 펴냄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그림체의 여자아이가 강렬한 태양 아래 마치 째려보는 듯 포즈를 잡고 있다. 사노 요코의 그림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단번에 알아봤을지도. 사노 요코란 이름은 첫째가 어렸을 시절 <백만 번 산 고양이>를 통해서다. 한번 읽고 나선 이 강렬한 감정을 어째야 할지 몰라했던 후 사노 요코의 팬이 되었다. 그림책도 좋은데, 이 당당하고 멋진 할머니가 쓰신 에세이는 더 좋다. "뭐, 어쩌라고!"하는 듯한 소리가 막~ 들리는 것 같은 사노 요코의 글은 읽다가 키킥대게 하기도 하고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게 하기도 한다.



<두 개의 여름>은 사노 요코만의 책은 아니다. 에세이도, 그림책도 아니다. 사노 요코가 중년의 시절, 강렬한 사랑 후 함께 부부의 연을 맺었던 "다니카와 슌타로"와 함께 한 연작소설이다. 내게는 익숙하지 않은 이름인 다니카와 슌타로는 일본의 그림책 작가인가 보다.



제 1장인 "못"은 이들이 결혼하기 이전에 작가와 화가로 만나 만들어진 작품으로 사노 요코의 작품은 흰색 페이지로, 다니카와 슌타로의 작품은 회색 페이지로 되어 있다. 또한 흰색 페이지는 오래 전 한 여자아이의 이야기를, 회색 페이지는 그 앞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남자아이가 자라 어른이 된 후의 이야기다. 시간 간극이 있지만 오래된 추억과 현재 사이를 오가며 간질간질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제 2장은 사뭇 분위기가 달라진다. 뭔가 연결되듯 연결되지 않는 이야기 속에 "죽음"이라는 화두가 등장한다. 제 3장으로 가면 대놓고 소제목이 "도시코의 묘"다. 작가 둘의 이야기를 몰랐다면 이게 뭔가~ 싶었을 텐데, 이 이야기들을 끝으로 얼마 못 가 두 사람이 이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이 결혼 생활이 이야기에 어느 정도 녹아들 수밖에 없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내겐 너무 우울한 이야기로 끝을 맺으니 씁쓸한 끝맛을 지울 수가 없다. 영원한 해피엔딩은 없다지만, 내 현실이 마냥~ 해피하지는 않기에 당분간은 기분 좋아지는 작품을 좀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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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hkles

*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의 유영광 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한동안 장소 힐링 소설이 주를 이루던 서점에서 차츰 제목을 알리던 터라 궁금해서 읽어봤던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은, 여타의 힐링 소설과는 조금 결이 달랐다. 어른을 위한 힐링 소설이라기보다는 아이들을 위한 판타지 소설로 읽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사람들은 쉽고 재미있는 책을 찾아서인지 책은 많은 곳에서 상위 랭크를 보였다.



<소원을 이루어 주는 섬>은 유영광 작가의 첫 번째로 쓰인 소설이라고 한다. 어려움에 처한 상황임에도 글을 쓰고자 하는 자신을 꿈을 잊지 않고 조금씩 이루어 낸 결과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앞의 소설과 또 다른 결로 읽힌다. 쉬운 판타지 소설이라기보다 "꿈"과 "성장"을 위한 최고의 판타지 책인 <연금술사>와 같은 결의 소설이다. 때문에 이 소설이야말로 아이들이 아닌, 자신의 길에서 멈추어서 있거나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청소년과 성인들이 읽을 만하다.



폴은 어린 시절 눈을 잃었다. 게다가 자신을 이해하고 지지해 주던 어머니도 잃었다. 자신의 상황에서 열심히 살고자 했으나 돈만 탐하는 모포 주인의 상점에서도 쫓겨나 오갈 데가 없어진다. 아버지는 술만 마시고 폴을 탓하기 일쑤다. 폴은 최근에 길가에서 친해진 다리 없는 노인과 자신이 천사라고 우기는 프랫, 프랫이 데려 온 팔 하나가 없는 장사 제이콥과 함께 프랫이 말하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섬을 향해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 가면 눈을 뜰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서.



모험을 떠나는 이들은 하나같이 부족하다. 그것이 신체적 결함이든, 삶의 절망에서 온 다양한 감정이든 그 결핍된 이들은 하나의 팀을 이루어 서로를 도와주며 조금씩 전진한다. 이야기 구성이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풀어내려 과거로 갔다가 다시 현재로 왔다갔다 하는 바람에 다소 어지럽긴 하지만 그런 이야기 속 에피소드들 덕분에 이야기는 좀더 탄탄해진다.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싶은가. 누구를 위해 살아가고 싶은가. 나의 꿈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나에게 어떤 행복을 주는지 자신에 대해 탐색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저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건 목적이 아니다.



"이제 와 인생을 돌이켜 보니, 그 주어진 시간은 불평하고 원망하며 살기에는 너무도 짧은 것이었고, 감사하고 사랑하며 살기에는 충분히 긴 것이었네."...251p



많은 이들이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간다. 그러니 불만도 쌓인다. 어쩔 수 없다며 정당화하려 해봐도 자신의 가슴에 텅 빈 한구석은 어쩔 수가 없다. 진정한 꿈이 있다면, 용기 내어 한 발자국씩 다가가 보는 건 어떨까. <소원을 이루어주는 섬>은 그 길동무가 되어줄 것이다.

소원을 이루어주는 섬

유영광 지음
클레이하우스 펴냄

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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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hkles

여러 작가들이 추천하는 책 중 공통된 책이 바로 <종이 동물원>이었다. 어렸을 때엔 SF를 즐겨 읽었지만 나이가 드니 SF 소설은 잘 손에 잡히지 않았는데 워낙 유명하신 분들이 자꾸만 추천하는 책이니 안 읽어볼 수가 없다. 그리고 가장 많이 회자되는 단편이 "종이 동물원"으로 바로 표제작이다. 이 단편을 읽고 나니 왜들 그렇게 추천했는지 알겠다. 그렇다고 다른 단편이 별로인 것도 아니다. 한편 한편 어떻게 이런 작품을 쓸 수 있는지 감탄만 나올 뿐!



총 14편의 단편이 실린 <종이 동물원>은 단순한 SF 소설이 아니다. 중국계 미국인인 저자의 특징이 아주 잘 드러나 있다. 매 작품에서는 중국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역사와 사건들이 녹아들어 있다. 어떻게 그 많은 문화와 역사를 속속들이 알고 글을 썼을까 놀라면서 읽게 된다.



가장 감동적인 작품이 많이들 이야기하는 표제작 "종이 동물원", 그 외에도 "상태 변화"나 "파자점술사", "시뮬라크럼" 등 기술이 발전함과 동시에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거리들을 소재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SF 환상 문학이라는 장르에 걸맞게 그저 SF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생각거리들을 안겨주니 그야말로 놀라운 책이다.



켄 리우라는 작가를 발굴한 느낌이다. 최근엔 장편으로 넓혀나가는 것 같은데, 그의 전작들을 빨리 읽어봐야겠다. 대여해서 읽었는데 중고로라도 구매해야겠다고 생각하게 한 작품!

종이 동물원

켄 리우 지음
황금가지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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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hkles

  • 에버네버님의 종이 동물원 게시물 이미지

종이 동물원

켄 리우 지음
황금가지 펴냄

읽고있어요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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