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onjin님의 프로필 이미지

Soonjin

@kwonsoonjin

+ 팔로우
얼굴 없는 인간 (팬데믹에 대한 인문적 사유)의 표지 이미지

얼굴 없는 인간

조르조 아감벤 (지은이), 박문정 (옮긴이) 지음
효형출판 펴냄

아감벤은 그의 저서 “호모사케르”에서 호모사케르 (Homo sacer)의 생명을 bios (정치적, 사회적인 생명)를 박탈당하고, zoe (단순히 살아있는 모든 생명) 만 가진 존재로 정의했다.


팬데믹 시대, 사람들은 건강에 대한 두려움으로 너무나 쉽게 호모사케르가 되지 않았나.

zoe를 위해 너무나 많은 부분에서 bios를 포기한게 아닌가.

또 다음 팬데믹이 오면 이러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지
않을까.
0

Soonjin님의 다른 게시물

Soonjin님의 프로필 이미지

Soonjin

@kwonsoonjin

“템플턴, 나하고 놀지 않을래?" 템플턴은 수염을 쫑긋거리며 말했다.
"놀자고? 놀자니? 그게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데." 윌버가 말했다.
"으응, 그건 말이지 함께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자는 거야. 장난도 치고 달리기도 하면서 즐거워하자는 거야." 템플턴이 심술궂게 대답했다.
"난 될 수 있으면 그런 일은 절대로 안 해. 나는 먹고 갉고 숨고 몰래 훔쳐보면서 시간 보내는 걸 더 좋아해. 난 먹는 걸 좋아하지, 노는 걸 좋아하는 쥐가 아니야. “

p43

"샬롯, 샬롯. 생각해 보니 맨 처음 널 만났을 때, 나는 네가 잔인하고 피에 굶주려 있다고 생각했어!" 윌버는 감정을 추스르고서 다시 말을 꺼냈다.
"왜 나에게 그렇게 잘해 주었니? 난 그럴 만한 자격이 없는데. 난 너에게 아무것도 해 준 게 없어."
샬롯이 대답했다.
"넌 내 친구였어. 그것만으로도 굉장한 일이야. 내가 너를 좋아했기 때문에 거미줄을 짰던 거야. 어쨌든, 어쨌든 말이야, 산다는 건 뭘까? 이렇게 태어나서, 이렇게 잠시 살다가, 이렇게 죽는 거겠지. 거미들은 모두 덫을 놓아 파리를 잡아 먹으며 별 볼 일 없는 삶을 살다 가지. 어쩌면 난 널 도와줌으로써 그런 내 삶을 조금이나마 승격시키려고 했던 건지도 모르겠어. 어느 누구의 삶이든 조금씩은 다 그럴 거야."

p230


템플턴 vs 샬롯
사랑스러운 책

샬롯의 거미줄

E. B. 화이트 지음
시공주니어 펴냄

9시간 전
0
Soonjin님의 프로필 이미지

Soonjin

@kwonsoonjin

부담 분담의 뜻은 말 그대로 미국이 지고 있는 짐burden을 나누는 것sharing이다. 미군 주둔비 분담도 짐을 더는 한 가지 형태로, 비용 분담cort sharng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하지만 비용만 지불한다면 미군은 용 병일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과도한 비용 분담금 인상 요구 당시 워싱턴 조야의 군 출신들이 "우리는 용병이 아니다"라며 비판한 맥락도 이 때문이다. 다만 펜타곤이 강조하는 부담 분담의 본질은 따로 있다. 동맹의 '자체 국방력 강화'와 '거대 패권 경쟁의 참여'다.

p52

한국과 미국 대중이 인식하는 상호방위조약 범위는 다르다. 많은 한국인은 미국의 방위 의무가 북한 침공에 한정돼 있다고 오해하고 있다. 그러나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범위는 미군이 참전하는 한 태평양 지역 전체를 포괄한다. 남중국해나 타이완 등 한반도와 떨어진 곳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해도 한국은 자동 참전 의무를 진다.

p81

우리는 흔히들 한쪽이 핵을 쏘면 다른 한쪽 역시 핵 보복 공격을 해 서로가 멸망하는 '게임 오버' 상황만을 상상해왔다. 서로가 이런 상황을 꺼리기 때문에 그동안 핵을 함부로 쏘지 못한 것이다. 이 같은 공포의 심리를 전문 용어로는 '상호확증파괴 Mutual Assured Destruction MAD'라 부른다.
...
그러나 상호확증파괴 공포에도 불구하고 실제 핵전쟁이 시작될 경우 승리를 결정 짓는 요소는 2차, 3차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는 핵무기 양이다. 그리고 이런 보복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이 한 나라가 보유한 핵탄두 총량이다.

p103

현존 핵무기 보유국은 전 세계 9개 나라다. 이 중 네 자릿수 핵 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러시아를 제외하고 중국을 포함해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은 이른바 '최소 억제 Minimum deterrence‘ 정책을 유지해왔다. 최소 억제란 상대보다 핵무기 보유량이 적더라도, 2차 핵 보복 공격 능력을 구비해 상대국이 섣불리 먼저 핵 단추를 누르기 어렵게 만드는 전략을 말한다. 40개 안팎의 핵탄두를 보유한 북한은 그동안 최소 억제 정책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2022년 9월 8일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선제 핵 공격을 선택지에 포함시키는 핵무력법을 채택하는 등 공세적인 핵 정책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최소 억제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이 '최대 억제'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의미는 주변국을 겨냥해 핵 협박을 늘릴 개연성이 높다는 의미다. 핵탄두의 수적 우위를 활용하면 평시에도 경제적 갈취, 동맹 이간질, 외교적 압박 등의 선택지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중국이 최근 들어 전략폭격기를 타이완의 방공식별구역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 ADIZ에 전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시 상황까지 가지 않더라도 핵탄두의 수적 차이가 오히려 평시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이유다. 최근 들어서는 중국이 최소 억제의 상징과 같았던 '핵무기 선제 불사용' 원칙을 철폐할 수 있다는 분석마저 제기되고 있다.

p106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

김동현 지음
부키 펴냄

9시간 전
0
Soonjin님의 프로필 이미지

Soonjin

@kwonsoonjin

"얼굴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동물에도 존재할 수 없다. 성격을 표현하는 인간이 아니라면.“
-키케로

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는 열린 존재로서 자신의 모습을 보여 주고 다른 이와 의사소통한다. 그러나 오직 인간만이 얼굴을 가지고 있다. 오직 인간만이 자신의 표정으로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여 자신의 근본적인 경험을 만들며, 오직 인간만이 얼굴로 진실을 드러낸다. 얼굴로 나타내고, 드러내는 것들은 말로 표현하거나 하나의 명제로 공식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자신의 얼굴에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옮기고 말보다는 얼굴로 자신을 표현하고 드러낸다. 얼굴이 표현하는 바는 누군가의 고유한 마음의 상태일 뿐만 아니라 인간 존재의 '개방성'과 의도적 노출 그리고 다른 이와의 소통이다.
이것이 얼굴이 정치의 장소인 이유다.
...
얼굴에 대한 권리를 단념하고, 마스크로 덮고, 시민의 얼굴을 가리기로 결정한 국가는 정치를 스스로 없애 버린 셈이다. 매 순간 무한한 통제가 이뤄지는 공허한 이곳에서 개인은 타인들과 단절된 채 활동한다. 공동체의 즉각적이고 세밀한 지침을 따라 직접적인 메시지만 교환할 수 있다. 더 이상 얼굴 없는 이름으로.


p147-148 얼굴없는 나라

얼굴 없는 인간

조르조 아감벤 (지은이), 박문정 (옮긴이) 지음
효형출판 펴냄

읽고있어요
19시간 전
0

Soonjin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