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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이 세상에서 고립되어 도서관에 다니며 쌓은 지식과 체득한 통찰력으로 결국엔 좋은 학교에 들어가고 인정받고 성공한 이방인이 되는 상상을 잠깐 해 보았다. 그랬다면 뻔한 아메리칸 드림 서사가 되었겠지만, 그러길 바라는 마음이 조금 생겼었다.
그러나 병원 복도를 빠져나오며 “너희들은 자신이 뭘 가졌는지 몰라”라고 말하던 순간, 나는 조금 부끄러워졌다. 사회적으로 내재된 차별은 개인기로 그렇게 간단하게 극복될 리가 없다. 말미에 나오는 대로 그것은 닿지 않고 듣지 않는 거대한 시스템과의 싸움이니까, 시스템에 들어가는 것은 답이 될 수 없다.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함이 아니라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해 시간축이 아닌 지평선을 따라 넓게 확대되는 연대를 위한 재일의 걸음은 길고 지난한 여정이 되겠지만 끝내 해피엔딩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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