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평
네, 저에게도 이 책은 전력으로 질주하듯 다가왔습니다
✔️평점
⭐️⭐️⭐️⭐️
✔️소설 속 장면
들판과 언덕들, 길고 고즈넉한 밤, 호수에 비친 달.... 산뜻하게 새 출발이라? 안 될게 뭔가? 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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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성장소설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내가 청소년인 시절부터 나날이 찌들어가고 있는 직장인이 된 지금까지 그러하다. 청소년 특유의 방황이 공감 갔고, 방황 끝에 어떻게든 길을 찾아서 헤쳐 나가는 그들의 모습에 용기를 얻곤 했다. 그래서 내가 현재 제일 사랑하는 책도 성장소설이고, 자주 즐겨 읽는 책도 성장소설이다.
그렇기에 흥미를 갖고 <밤을 달리는 소년>을 접했다. 올 10월 #다산책방 에서 새로 출간한 <밤을 달리는 소년>은 <리버보이>을 집필한 걸로 유명한 작가 ‘팀 보울러’의 또 다른 청소년 성장 소설로, 갑작스런 일에 휘말려 거리든 학교든 어디서든 달리고 또 달리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 첫 페이지에 작가의 말이 이렇게 적혀 있었다.
“지니의 뭔가가 제게 닿았습니다. 네, 그렇게 이 책은 전력질주로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어쩐지 속도감이 있는 전개가 나올 것 같았다. 읽어보니 진짜 그랬다. 소설의 전개가 시원시원하다못해 질주하듯 내달렸다. 나는 연신 흐앗!, 악, 와! 호들갑을 떨며 읽어댔다. 독서하는 내 옆에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대체 뭘 읽길래 그렇게 깜짝깜짝 놀라면서 읽는 거냐고 물을 정도였다. 그럼 난 신나서 그녀에게 설명해주었다.
지금 주인공의 집에 강도인지 도둑인지 알 수 없는 괴한이 쳐들어왔어. 주인공은 도망쳐 신고를 하려 했지만, 그 뒤를 쫓아오고 말아. 그리고 차안에 타라고 협박하지....
친구는 흥미진진해하며 들었다.
마치 잘 만들어진 영화 한편을 보는 기분이었다. 나는 놀라고 슬프고 화내면서 주인공의 입장에 몰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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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지니는 일견 거칠어 보이지만 마음씨가 바르고 배려심이 좋은 학생이다. 툴툴거리면서도 가족의 안위를 위해 최선을 다해 어둡고 무서운 길을 달린다. 이렇게나 좋은 아들을 두었는데 부모라는 작자들은 무얼 하고 있나 라는 의문을 읽으면서 한두 번 가진 게 아니다. 사실 주인공의 부모는 그렇게까지 나쁜 사람들은 아니다. 이기적이고 무책임하지만 동시에 아들을 위하고 아끼고 사랑한다. 전체적으로 소설 인물들의 성격은 입체적이다. 지니를 괴롭히는 학생에게도 의리가 있었고, 교장에게도 사명감이 있었다. 이해할 부분들이 한 구석씩 있다. 그래서 괴한에게 위협 받는 암울한 상황이 극 중 내내 이어지는데도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 역시 다른 청소년 성장소설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간다’라는 메시지가 들어 있다. 이래서 청소년 성장 소설이 좋다. 이 책이 더 특별하게 느껴진 건, 지니만이 성장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수치심을 알고 솔직하게 사과할 줄 아는 아버지부터 생사를 오고가며 가족에 대한 사랑을 표할 줄 알게 된 어머니까지. 모두가 한 걸음씩 나아간다.
갑작스러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어 일상이 엉망됐지만 그럼에도 극복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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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 누군가 절필하고 싶어 하면 고개를 들어 이 책을 보게 하라
-요즘 어때?
“바쁘고 우울하지.”
-우울?
내 답에 친구가 웃음을 터트렸다. 나도 따라서 웃고 싶었는데 웃음이 별로 나오지 않았다. 농담처럼 툭 가볍게 꺼낸 말이지만, 그래서 친구도 아마 농담으로 알아들었겠지만, 사실 나는 진심으로 우울해 하고 있었다. 그녀와 통화하기 몇 시간 전에도 눈물을 질질 짜고 있었다.
이유는 뭐, 단순하다. 오랜 기간 준비한 작품의 성적이 별로 안 좋기 때문이다. 단순한데다가 흔한 이유인데도 요새 나는 미칠 것 같았다. 호되게 실연을 당한 느낌이라고 할까. 또는 지독한 배멀미를 겪는 기분이라고 할까. 어쨌든 기분이 영 좋지 않다.
그런 나날을 보내던 중 이 책을 샀다. <작가의 시작>
그리도 글 쓰는 사람에게 위로가 되는 책이라고, 어디에선가 들었다. 그의 추천을 상기하며 냉큼 샀고 냉큼 읽었다.
이 책은 좋은 점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하나씩 써보겠다.
1. 두께가 좀 있는데 가격이 13,000원이다. 옛날 책의 장점이다.
2. 여러 꼭지가 있다. 목차가 무려 ‘365개’나 된다. 그 말인즉슨 짧은 글이 많이 실려 있다는 소리다. 아주 좋다. 머리 아플 때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도 무방하다. 초단편집 같다.
3. 좋은 말만 써있다. 글 때문에 찌질하게 훌쩍이는 놈은 너만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아래는 <작가의 시작>에서 좋았던 부분은 발췌한 것.
[불안은 집필 과정의 불가피한 부분일 뿐 아니라 필수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두렵지 않다면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니다. P5]
[글을 쓸 용기를 낸다는 것은 두려움을 지워버리거나 정복하는 것이 아니다. 현직 작가들은 불안감을 씻어낸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심장이 두근거리고 속이 울렁거려도 포기하지 않고 글을 쓰는 사람들이다. P12]
[일단 진실한 문장 하나를 쓰면 돼. 네가 아는 가장 진실한 문장을 써 봐. P127]
[우리는 모두 우리 인생의 초고를 살고 있다. p63]
+
사실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바로 기분이 상승곡선을 타지는 못한다. 요 며칠 그랬듯 오늘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렇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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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시작
바버라 애버크롬비 (지은이), 박아람 (옮긴이) 지음
책읽는수요일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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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갑자기 시놉시스를 써야 할 일이 생겼다. 나름 잘 써보겠답시고 일주일 내내 붙잡았는데 결과가 망했다. 뭘 써도 마음에 차지 않았다. 가뜩이나 거지같은 소설인데, 내가 적은 소개 글을 보고 있자니 더욱 거지같게 느껴졌다. 나의 시놉시스 작성 능력은 고작 이 정도인가. 좌절하던 중 깨달았다.
아, 나 한번도 쓰는 법을 안 배웠네...
비전공자의 비애는 이런 부분에서 생긴다. 맨날 혼자서 방구석에서 글을 쓰고 있으니 어디가 잘못되었고, 어떤 식으로 써야 할지 알 길이 없다. 꼭 배움이 있어야 집필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나 같은 범인에게는 배움이 어떤 식으로든 필요하다. 그래서 이 책을 샀다.
<캐릭터 줄거리 단계별 가이드>
책 제목에서부터 신뢰가 갔다. 새벽 배송으로 시켜서 허겁지겁 펼쳤다. 시놉시스 작성이 시급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완독 후 아쉬움을 느꼈다. 개인적으로 소설 쓰는 사람보다는 드라마 작가에게 좀 더 필요한 책 같다. 그럼에도 유용한 부분도, 깨닫는 바가 많았다. 작가의 내공이 돋보이는 책이다.
큰 줄기가 되어줄 A라인 잡기 부분이 특히 좋아 열심히 읽었다. 드라마 <에이틴> 집필 과정 일부를 보여준 부분도 좋았다. 초보 작가에게 길잡이가 되어즐 책이다.
그렇지만 위로와 공감보다는 좀 더 사무적인 작법서의 성격이 강했으면 했다. 아무래도 나는 작가의 집필 과정에서 느꼈던 여러 시행착오, 구체적인 경험을 듣고 싶었던 것 같다. 시놉시스 이렇게 썼더니 망했고, 이렇게 썼더니 좋았다. 이런 식으로 다소 감정을 배제한 비교를 보고 싶었던 걸지도....
아래는 내가 뽑아본 책 속 구절.
[지금 당신은 당신의 이야기가 재미있는가? 얼른 이야기를 이어서 쓰고 싶은가? 이 질문들에 no라고 대답한다면, 당신의 이야기는 재미없을 확률이 높다.]
<캐릭터 줄거리 단계별 가이드> p224 출처
찔린다. NO라고 대답 안 할 때가 올까?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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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에서 완성까지, 캐릭터 줄거리 단계별 가이드
김사라 지음
알에이치코리아(RHK)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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