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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비채 펴냄

원제와 사뭇 다른 한국어판 제목이, 독서를 끝내고 나니 이해가 된다. 초반에 좀 안 읽힌다 싶었지만 역시 로맨스가 시작되면 진도가 쑥쑥 나간다. ㅎㅎㅎ
건축 뿐만 아니라 나무와 꽃, 새, 곤충들까지도 마치 화산 기슭 무성한 숲 속의 여름별장 앞을 산책하는 것처럼 간결하면서도 아름다운 묘사와 비유로 그려진다. 무라이 선생의 도서관이 건축으로 이어졌다면 어떤 모습일까, 어떤 사람들이 찾아와 머물고 어떤 동물, 식물들이 어우러졌을까 궁금해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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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문장들도 아름답고 울림이 있지만, 옮긴이의 말 중에 등장하는 작가의 말이 참 오래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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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이나 인문학을 파고 들면 수학/과학적 태도와 사고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마찬가지로 과학과 공학을 파다 보면 철학에 도달한다. 문과 이과를 나누는 것은, 서로의 세계관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해 본 적 없는 이들의 편견이라는 생각도 한다. 그래서 이런 책들이 좋다.

빛이 입자인 동시에 파동이라거나, 모든 곳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전자나, 진동이 물질을 만들어내는 것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이론물리학은 자주 우리의 일상적인 감각과 관념을 뛰어 넘는다. 그렇지만 이런 사실들을 인지하고 있을 때, 우주가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 생명은 우연의 산물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 존재는 상호작용과 관계에 따라 정의되는 것을 이해할 때, 언제든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당신은, 나는 물리학자가 된다. 과학이라는 안경을 쓴 철학자가 된다.

그렇게 안내하는 좋은 길잡이 책이다.

떨림과 울림

김상욱 지음
동아시아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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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경제학 책을 좀 읽어볼까 생각하던 차에 도착한 12월의 플라이북. 본격적이지만 본격적이지 않게 시작하기 좋은 책. ‘스무 살 때 이런 책도 읽었으면 조금 더 균형감각이 생겼을 텐데’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을 배우기 가장 좋은 나이도 그 때가 아니었나 싶다. 그 시절엔 그렇게 대안이 없다고 고민했었는데 사실 대안 속에 살고 있는 중이었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아마도 대안이 아니라 더 넓은 공감과 더 더 많은 연대겠지.

현명한 선택을 위한 가장 쉬운 경제학

남시훈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4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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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말 플라이북에서 책을 받아 표지만 보고 올렸던 피드가 생각난다. ”고액연봉 받는 40대 대기업부장 하면서 책도 읽으면 되는 거 아닌가.“ 부끄럽지만 나는 이것 대신 다른 것을 선택할 용기가 없으니까.

위기는 날마다 느낀다. 내가 일하는 이 업계는 늘 부침이 있고 국내외 정세에도 민감한데 프로젝트 하나하나의 규모가 크다 보니 오르락내리락하는 진폭이 커서 침체기에는 중견기업들도 문을 닫는다. 회사 내 타이틀을 떼어버리면 나는 별 것 아닌 정체성이 될 수도 있지만, 더 두려운 것은 덩치로 버티는 대기업에서도 사람을 내보내야 할 정도의 시장 상황이라면 동종업계에서는 다른 회사로 옮기는 일도 어렵다는 사실이다. 은퇴 후의 삶이 20년, 30년 경력 쌓아온 일이면 가장 아름다울 텐데 그게 아닐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런데 늘 위기라고 말하면서도 새로운 것을 깊이 공부하는 일은 참 어렵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은 더 어렵다.

이 책은 독서법, 기록법, 블로그 운영법을 소개하고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목표를 가지고 계획을 세우라고, 작은 습관과 성공을 쌓아가면서 의지를 단단히 만들라고, 결국엔 계속 움직여서 인생을 바꾸라고 말한다. (솔직히 내가 썩 좋아하지 않는 자기계발서의 뻔한 레파토리가 될 수도 있었다.) 아, 그렇지. 인생을 바꾸려면 둘 다 하고 있을 순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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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넘어, 인생의 주인이 되려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독서의 기록

안예진 지음
퍼블리온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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