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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루비 (박연준 장편소설)의 표지 이미지

여름과 루비

박연준 지음
은행나무 펴냄

읽었어요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있다. 유년이 시절이라는 것. 유년은 시절이 아니다. 어느 곳에서 멈추거나 끝나지 않는다. 돌아온다. 지나갔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 컸다고 착각하는 틈을 비집고 돌아와 현재를 헤집어놓는다. 사랑에, 이별에, 지속되는 모든 생활에, 지리멸렬과 환멸로 치환되는 그 모든 숨에 유년에 박혀 있다. 어른의 행동? 그건 유년의 그림자, 유년의 오장육부에 지나지 않는다.’(p.80)

시인의 소설은 이런거구나.
은유를 가득 머금은 문장이 너무 좋았다.
좋았던 문장들은 많았는데 특히 저 위에 문장들이 좋았다.
빛일수도 어둠일수도 있었던 유년시절이
돌고 또 돌아 현재의 나에게 닿는다는 말이.
현재를 헤집어놓더라도 그림자처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말이.

그렇게 유년의 옷을 입고 오늘도 한걸음만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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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대체로 진부하지만 그 진부함의 어쩔 수 없음,그 빤함,그 통속,그 속수무책까지 부정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인생의 어두운 시기에 생각나는 건 결국 그 어떤 세련도 첨단도 아닌 그런 말들인 듯하다‘고 했다.”(p.41)

다섯 편의 단편소설 모두가 좋았다.
각 소설의 문장도 좋았지만 특히 저 문장이 계속 맴돌았는데,
우리가 사는 삶은 대체로 진부하고
어려운 상황마다 해주고 싶은 말도 사실 거기서 거기겠지만
그래도 그런 말들이 또 우리를 살린다는 것이 좋았다고 해야하나.
그동안 생각했던 것들을 글로 보니까 안심이 됐다고 해야하나.😀

암튼 음악과 소설이 함께 하니까 너무 좋다, 이 책.
어떤 날이 음악으로, 어떤 장면이 음악으로 기억되는 것처럼
아마 이번 추석 연휴에는 이 소설책이 기억될 것 같다.👍

음악소설집

윤성희 외 4명 지음
프란츠 펴냄

읽었어요
3일 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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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럴 겨를이 없다. 모든 걸 다 해야 한다. 기술도 개발하고 우리의 삶, 일상생활도 바꿔야 한다. 이건 되고, 저건 안 된다고 하지 말자, 그럴 겨를이 없다’(p.29)

저 말이 너무 단호하고 긴급하고 절실하게 느껴졌다.
그러니까,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조금 늦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몫을 다하는 일일 것이다.
2030년, 지구 평균온도 1.5도 상승이라는 시나리오를
계속계속 떠 올리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몫을 다하자.

기후, 기회

최재천 외 9명 지음
북트리거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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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hyo

사회의 수많은 억압 속에 소망이 없는 삶을 살아가던
어머니의 자살을 겪은 후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쓴 책인데
어떻게 자신의 경험담을 이렇게 담담하게 쓸 수 있을까.
내가 이렇게 아프고 슬픈 와중인데?😭😭😭
한편으로는 어머니의 삶을 회상하고
써 내려간 이 글이 애도일 수도 있겠구나..생각도 든다.
어찌됐든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마음은
이렇게나 담담할 수도, 감당하기 어려울정도로 슬플수도
여러 형태일 수도 있겠다..그런 생각을 해봤다.

소망 없는 불행

페터 한트케 지음
민음사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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