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둑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바둑돌로 할 줄 아는 것은 고작 오목뿐. 그래서 프로 바둑의 세계는 어떤 곳일지 들여볼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만난 신진서 9단의 에세이로 인해 프로의 세계를 엿볼 수 있었다.
겉으론 굉장히 정적이면서도 안에선 상당히 많은 에너지가 소요되는 종목이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책으로 접하니, 마치 내가 해당 경기에 직접 참관한 것처럼 떨렸다.
바둑의 규칙을 이해하지 못해도 느낄 수 있는 스릴이라 짜릿했다.
바둑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나 아마추어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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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18
나 스스로를 격려할 수 있는 작은 발전, 작은 기쁨들이 쌓이면 슬럼프를 벗어나는 큰 동력이 된다. 잘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획기적인 무언가로 상황을 반전시키려 하기보다, 조금 긴 호흡으로 작은 것들을 쌓아나가 보자. 이것이 슬럼프로 고민하는 이에게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이다.
P. 133
사실 패배가 그렇게 아프지 않다면 어떻게 승리가 절실할 수 있을까. 칼로 가슴을 찌르는 것 같은 그 고통을 피하고자 나를 비롯한 수많은 프로기사가 승리를 위해 오늘도 바둑판을 들여다보고 있다.
P. 134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들른 휴게소는 여정의 이탈이 아닌일부다.
P. 140
잡념은 교활하다. 이겼다고 생각해 방심하는 순간이 자신이 파고들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임을 알고있다. 목표가 눈앞이라면 그때야말로 조심해야 한다. 그때가 가장 큰 위기일 수 있다.
P. 141
적당한 부담은 나를 채찍질 하고 안주하지 않게 만드는 자극제가 된다. 부담이 없다면 치열하게 노력할 이유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