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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김창옥 지음
수오서재 펴냄

나는 어떤 사람인가. 고체로 굳은 사람인가. 언제든지 액체나 기체로 유연해질 수 있는 사람인가. (p.179)
때때로 얼룩과 결함을 감추는 조고다 낮은 따스한 조명이 우리에게도 필요합니다. 꼭 모든 걸 정확하고 선명하게 볼 필요가 있을까요? (p.225)
가장 좋은 것은, 타인이 아닌 내가 나 자신을 받아주는 것입니다. (p.63)
결국 내가 알아줘야 합니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살았구나. 그래서 이렇게 메말랐구나' 내가 나를 알아주고 인정해주고 보듬어줄 때 내면에 다시 물이 차오릅니다. (p.84)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제목만으로도 뭔가 뭉클함을 느끼게 한 책이다. 너무 오랜만에 책으로 만나뵈어 반갑다 못해 섭섭함까지 들 정도였다. “저 교수님의 응원에 목말랐잖아요.” 하고 투정이라도 부릴 뻔했다. 빠르게 모조리 읽고 싶으면서도 야금야금 아껴먹고 싶은 책,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를 소개한다.

사실 김창옥 교수님의 책을 모두 읽었고, 소장하고 있지만 개인적 생각에(그리도 다른 사람도 그럴 듯 하다) 이번 책이 가장 예쁘다. 핑크빛으로 반짝이는 새 하며,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라는 서정적인 제목까지. 그저 표지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어지는 책이라는 첫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책을 펼쳐들었을 때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알 수 없지만 챕터 사이사이 눈부신 그림과 그 그림 뒤에 숨은 문장들이 마음을 다독인다. 그렇게 한참을 멍하니 그림을 감상하고 그림만큼 아름다운 문장에서 나를 위로하는 시간을 선물받았다. 혹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를 만나 문장이 마음에 깊이 닿아 조금 더 즐기고 싶을 때, 챕터 사이의 그림을 바라볼 것. 이 책은 꼭 그렇게 느리게, 온전히 감상하셨으면 좋겠다.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에는 표지만큼 따뜻한 위로가 가득했다. 사는 법, 숨쉬는 법, 함께 하는 법, 수정하는 법 이라는 네 개의 챕터아래, '귀를 기울여야 알 수 있는 것들', '자녀의 날씨가 화창하길 바란다면', '사랑받아본 적 없는 사람을 사랑하는 법' 등 80가지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평소보다 짧아진 분량에 깊이가 얕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마치 친구와 주고받는 다정한 편지처럼 마음에 달는 문장이 많았다. 어떤 면에서 짤막해서 더 쉬이 읽고, 더 부담없이 위로를 얻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분량은 짧아졌어도, 그가 전하는 위로와 힘은 더욱 짙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를 읽으며 순간순간 울컥 하기도 했는데, “그래, 나 잘하고 있었어”하며 나를 안아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휘청이지만, 그런 나에게도 위로를 아끼지 않겠다고, 내가 나를 인정해주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김창옥 교수님의 문장은 늘 그렇다. 끝끝내 나를 도닥이고, 다시 일어서게 하는 책. 넘어졌어도 엉덩이를 툭툭 털며, “자 다시 가볼까!”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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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느새 가을, 밤은 꽤 길어졌고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선선하다. 다시 책읽기 좋은 계절의 길목, 나를 마중나온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는 마치 “지난 여름도, 삶의 여름도 부지런히 살았고 수고했어. 다가오는 가을, 더 깊고 풍성하게 사랑하고 행복하자”하고 응원의 말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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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 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제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아마 많은 분이 가사만으로도 노래를 따라불렀으리라 생각한다. 최순애 시인의 『오빠 생각』에 박태준 작곡가님이 구슬픈 장단을 붙여, 뜻도 모를 꼬마들의 눈물을 꽤 훔쳤을 동요, 『오빠 생각』. 이 시는 어느새 탄생 100주년이 되어, 노래비도 생긴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았는지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시에 등장하는 “오빠”가 누구인지 생각해본 일 있나.

『오빠 생각』의 주인공인 오빠는 소파 방정환 선생님과 함께 어린이 운동을 펼치고, “개벽”, “소년”, “어인이”등의 잡지에 세계명작을 번안하고 연재하던 편집가 최신복이다. 오빠를 기다리던 소녀 순이는 최순애 시인으로, “오빠 생각”의 작사가이자, 『고향의 봄』을 쓰신 이원수 작사가님의 부인이기도 하니, 그야말로 온 집안이 어린이를 위해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이 멋진 이야기를 그림책에서 다시 태어나게 해준 작품이 있어 소개해보고자 한다.
그 작품은 바로, 샘터의 신간 『오빠 생각』.

가랑비에 옷 젖듯, 그림에 젖어 들게 하는 김현정 작가님, 그리고 수많은 아동문학상을 수상하신 박상재 작가님의 숨결로 다시 태어난 『오빠 생각』은 최순애 시인의 『오빠 생각』을 모티브로 하여, 그녀가 살아온 아름다운 장소, 가족의 사랑을 멋진 이야기다. 마치 서당에서 사용했을 듯한 제본의 책 모양부터 눈부시게 아름다운 표지까지, 시작부터 독자들의 마음을 온통 앗아간다..

『오빠 생각』노래 자체도 너무 아름답지만, 그림책 『오빠 생각』은 그 아름다움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 준다. 김현정 작가님의 그림은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정말 꽃이 흩날리고 구름이 흘러가기라도 하는 듯 아름다워서 한참을 넋을 놓고 감상했다. 아기자기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그림체는 무엇이라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나도 모르게 그림책에 풍덩 빠져 같이 거닐고 싶어진다.

더불어 『오빠 생각』의 내용도 어찌나 알찬지. 순이를 통하여 듣는 아름다운 장소들, 오빠에 대한 그리움, 가족의 사랑은 내가 사는 곳에 대한 애정, 가족에 대한 사랑을 더욱 깊게 만들어 준다. 북쪽 하늘에서 날아오는 기러기를 보며 눈물이 고이는 순이의 이야기에서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 나이와 상관없이 그리움이 얼마나 사무치는 감정인지를 배운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요보다 동요를 많이 듣기는 하지만, 『오빠 생각』를 읽고 나서 동요를 들으니 그 가사가 더 아름답게 느껴지더라. 특히 어려운 시절에 쓰인 노래들을 찬찬히 불러보니 그 시절의 동요들은 노래 그 이상이 아니었을까 싶어지기도 하고.
『오빠 생각』은 그런 책이다. 익숙한 노래로부터 다양한 감정과 사랑, 감동을 하게 하는 책.

오빠 생각

박상재 지음
샘터사 펴냄

18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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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가 되면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은 “크리스마스 책 추천해줘”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누군가에게 책을 추천해준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지만 적어도 크리스마스 책에서 이 책을 빼놓을 순 없지. 바로, 『크리스마스 전날 밤』 되시겠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은 1954년에 출간된 그림책으로 70번이나 크리스마스를 보낸 “원로 그림책”이다. 사실 이 그림책은 경력(?)뿐 아니라 이력도 화려한데, 지금의 배 나온 산타 이미지를 만드는데 한몫하였고, 길쭉한 양말에 넣기 좋도록 길~게 만들어져 길쭉한 양말의 선두주자가 되었다. 이 엄청난 업적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출간 70년이 되어서야 “로저 뒤바젱” 버전의 『크리스마스 전날 밤』을 만나게 되었다니! 어떻게 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있겠어!

『크리스마스 전날 밤』의 내용은 사실 모든 이들이 이미 상상할 법한 내용일지도 모르겠다. 24일 밤, 아이들이 잠든 사이에 산타를 만나게 되고, 산타가 어떻게 우리 집에 오는지부터 왜 양말에 선물을 주는지 등을 관찰한 이야기니까 말이다. 그런데 우리가 상상한 바로 그 크리스마스 이미지! 바로 그 크리스마스 이야기들이 바로 이 책에서 다 나왔다. 이 정도 설명이면 왜 『크리스마스 전날 밤』은 크리스마스 필독서인지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았을까.

그래도 『크리스마스 전날 밤』의 매력을 몇 가지 짚어보자면, 일단 우리가 상상하는 그 산타할아버지의 솔직한 모습을 모두 만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크리스마스 전날 밤』의 일러스트 분위기가 마치 CCTV 같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더욱 관찰자의 입장이 되고, 마치 우리집에서 일어나는 일인 것처럼 가까이 느껴지고, 나도 그림책 속 어딘가에 서 있는 사람이 되어 크리스마스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두 번째 매력은 이야기의 온도. 정말 아빠나 엄마, 혹은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가깝고 친밀한 이야기꾼이라서 더 따듯하고 포근하게 느껴진다. 더욱이 화자도 관찰자의 시선이기에, 마치 이야기꾼과 내가 비슷한 거리에서 산타할아버지를 관찰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그야말로 오순도순 담요를 나눠 덮고 이야기를 나누는 거리 같다. 그래서 크리스마스가 더욱 따뜻하고 포근하게 느껴지는 그림책이다.

그 외에도 길쭉한 판형이 가져오는 심리적 효과들도 톡톡히 느낄 수 있다. 길쭉한 굴뚝이 더 길게 느껴지고, 그 안에 끼인(?) 산타할아버지가 더욱 웃음을 준다. 그래서 아이와 이 책을 읽을 때는 조금 천천히, 아이들이 충분히 관찰하고 이야기에 충분히 빠져들도록 거리를 유지해주는 것이 훨씬 좋았다.

올해는 25권의 크리스마스 책을 읽겠다는 아이와 『크리스마스 전날 밤』을 나눠 읽으며 만약 이 책이 나오지 않았더라면 우리의 산타할아버지, 크리스마스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수다를 오래오래 떨었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등장하는 루돌프 이름들을 보며 앞서 읽은 책을 떠올리기도 했고.

어느새 크리스마스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서서히 트리를 장식할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트리 아래에 이렇게 따뜻한 크리스마스 그림책을 함께 장식해보면 어떨까? 『크리스마스 전날 밤』이라면, 크리스마스가 더욱 따뜻할 것 같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

정화진 지음
미디어창비 펴냄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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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돌프 사슴코는, 매우 반짝이는 코~
과연 이 노래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모르긴 몰라도 다음주쯔음부터는 전국의 어린이집과 유치원, 길거리에서 심심찮게 이 노래를 듣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 노래를 찬찬히 뜯어보면 의문이 하나 생긴다. 착하지 않으면 산타의 원정대에 들지 못했을 것 같은데 나머지 순록들은 왜, 루돌프를 놀려댔을까? 그렇게 순성(?)이 나쁜데 어떻게 산타원정대에 뽑힌걸까?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더욱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만들어주는 책, 우리아이들을 응원해주는 그림책 『산타의 첫번째 순록 대셔』를 소개한다. 『산타의 첫번째 순록 대셔』이라는 제목에서부터, 우리 아이는 두가지 의문을 품더라. 그렇다면 루돌프는 몇번째 순록인지, 대셔가 오기 전엔 누가 산타의 썰매를 끌었는지. 물론 표지를 살피면 백마가 썰매를 끌었음은 눈치챌 수 있지만 아이의 상상력은 날개를 달고 쑥쑥 자란다. 아마 대부분의 아이들은 『산타의 첫번째 순록 대셔』를 만나면 우리 꼬마처럼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드느라 신이 날 테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니까.

아이의 상상력놀이가 끝나고 나면 아름다운 일러스트에 풍덩 빠지면 된다. 정말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넋을 잃을만큼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펼쳐지기에 글씨를 모르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생각했다. 특히 대셔가 처음 하늘을 날아오르는 장면은 마치 책에서도 빠져나와 우리집을 날아다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산타의 첫번째 순록 대셔』의 스토리에도 진짜 매력은 짙게 담겨있다. 대셔는 서커스단에 소속된 순록가족의 막내다. 엄마가 들려준 이야기 속의 북극성을 꿈으로 품고 자랐고, 그곳에 다다르고자 무서움도 어려움도 버텨낸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산타의 곤란함에 기꺼이 손을 내민다. 그리고 마침내 가족들까지 모두 꿈처럼 간지해 온 북극성 아래로 대셔의 눈이 반짝인다.

솔직히 『산타의 첫번째 순록 대셔』를 만나기 전에는 그저 “크리스마스를 위한, 크리스마스에 의한” 그림책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산타의 첫번째 순록 대셔』을 읽으며 이 책은 완벽한 크리스마스선물임을 깨달았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분명 자신의 꿈이 얼마나 소중한지,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도망치다 붙잡힐 것이 두려워 그대로 있었더라면- 대셔는 산타의 첫번째 순록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자신이 꿈꾸던 북극성 아래에 살지 못했을 것이다. 가족과 함께 자유를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산타의 첫번째 순록 대셔』는 크리스마스의 아름다움에 단단한 마음을 담은 완벽한 크리스마스선물이었다.

아! 혹시나해서 적어드린다.
대셔, 댄셔, 프랜셔, 빅슨, 코멧, 큐피트, 도너, 블리첸.
산타썰매 1기의 이름이다. 루돌프는 219기쯔음 되고, 루돌프를 괴롭혔던 애들은 그저 순쪽이일뿐 나머지 순록들은 완벽한 동반자였다.

산타의 첫 번째 순록 대셔

매트 타바레스 지음
제이픽 펴냄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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