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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황 (조선 유학의 분수령)의 표지 이미지

이황

이황 지음
창비 펴냄

한국사상선 이황 
 
창비에서 지원 받아 경상대 교육대학원 교육철학 전공학생들과 함께하는  '사유의 정원' 철학동아리에서 한국사상선 '이황' 편을 함께 읽었다. 
 
1학기 때 동양교육철학을 공부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공자의 유학사상과 한국의 유학에 대해 공부했던 경험이 있어서 이번 창비에서 진행하고 있는 한국사상선은 우리 전공을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2026년 창비 60주년이 되면 총 30권이 완간 된다고 하니 벌써 기다려진다. 
 
동아시아 사상의 흐름은 크게 유교와 불교, 도교인데,
한국은 이러한 세 가지 사상을 모두 흡수하며 발전시켜 왔다.
특히 중국과 지역적으로 인접한 까닭에 고대로부터 유교사상이 한국에 들어와
민족정신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유교는 중국을 발상지로 하고 그것이 여러 나라로 전해졌다.
삼국시대 이전의 한국사상에 관해서는  문헌 부족으로 자세히 알 수 없으나
한자와 더불어 전래된 것으로 추정되며, 삼국시대 당나라의 학제인 국학을 받아들인 때를 그 기원으로 삼는다. 
 
당시의 유교는 유능한 관리를 양성하는 데 목적이 있었고,
부차적으로는 지도 계급으로 하여금 경사에 통하게 하고 사부와 문장을 능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특히 조선의 유교는 철학이 중심이었고 그 철학은  실제 행동으로 민중을 움직였다.
국정의 부패를 규탄하는 유생들의 상소가 있었고,
국권이 침해되었을 때 항거하는 의로운 행동이 있었다.
 
선조때는 많은 유학자가 배출되고, 리기 심성(理氣 心性)의 신유학(宋學)이 크게 일어나 조선 유학의 전성 시대를 이루었다.
그 중에도 이황과 이이는 가장 뛰어나 한국 유학사상의 대표적 유학자다.  
 
한국사상이라는 표현 자체가 조금은 낯설었지만 이황편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역사에서 지성들의 사상과 철학이 재조명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섰다. 
 
조선 시대 유학은 연구와 실천에 있어 이황 이전과 이후로 나뉠 만큼 이황은 조선 유학의 분수령과 같은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이황은  태어난 지 7개월 만에 아버지를 여의고 편모 슬하에서 자랐다.
그러나 12세 때 숙부로부터 논어를 배웠고 20세에는 건강을 해칠 정도로
'주역' 등의 독서와 성리학에 몰두했다고 한다. 
 
이황의 성리학은 정자와 주자가 체계화한 개념을 수용하여 '이(理)를 보다 독자적으로 발전시켜서 '이기이원론'이란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는 이를 모든 존재의 생성과 변화를 주재하는 우주의 최종적 본원이자 본체로서
규정하고 현상세계인 '기(氣)'를 낳는 것은 실재로서의 이라고 파악했다. 
 
이황은 토론을 좋아했고, 자신의 주장에 대하여 남의 평론을 즐겨 들었다고 한다.
학문에서 자신하는 태도가 지식의 확장을 가로막는 장애가 된다고 이를 경계했고,
타인과의 논변을 통해 칠정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수정하고 학문적 관점을 넓혀나갔다. 
 
1549년 풍기군수를 사직한 뒤 줄곧 학문에 전념했는데
자신이 벼슬에 맞지 않다고 여겼다. 
 
이황의 업적들을 읽으면서 이 시대에 오직 학문에 증진하는 이황과 같은 진정한 학자가 많지 않음이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그의 사상적 측면에서 '선'을 실천하다가 당하는 비방은 감수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명성에 부끄럽지 않게 처신하기를 당부한 부분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즉, 그의 논리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때로 비방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조선의 사림이 불의에 침묵하지 않고 맞서는 주요한 전통이자 계승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황의 이기이원론은 한 번 읽으면 따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몇 번을 읽고 있으면 그 뜻이 이해가 되고 그 가르침이 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늘은 곧 이(理)다. 그 덕은 네가지가 있다.
원, 형, 이, 정으로 원은 시작함의 이다. 형은 형통함의 이다, 이는 완수함의 이다, 정은 종결함의 이다. 사덕이 순환하여 쉬지 않은 것은 진실하여 속임이 없는 것의 정묘함이 아님이 없다" 
 
옛 선비와 학자들은 글귀 하나 문장 하나에도 이렇게 철학적 함축성을 담아내고 있다. 
 
한국사상선 이황편은 한편으로는 난해하고 어렵고 따분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정독하면서 그 뜻을 알아가는 시간은 새로운 길을 알게 되는 기쁨의 순간을 맞이함과 같다.
 
 "공자는 계속 잇는 것은 선함이고 이루는 것은 성이라는 논의를 했다.
주자는 무극이면서 태극이라는 주장을 했다. 이들은 모두 이와 기가 서로 따르는 가운데 이를 따로 꺼내어 단독으로 말한 사례다" 
 
문장 하나 풀이하는데 많은 시간이 든다.
도 닦는 심정으로 더운 여름 날 읽은 책이다. 
 
양명학 비판, 사칠논변, 서원과 향악의 선도, 군자의 길........ 
 
여름 
 
아침
새벽 일어나면 빈 뜰 대나무마다 이슬 선명하여
창문 밀치고 멀리 푸른 산빛 마주하지.
어린 동자 익숙하게 물 한병 따라 부을 때
얼굴 씻는 대야에 탕왕 날마다 새겼던 좌우명. 
 

조용한 한낮 산속 강당으로 햇살 맑아
옥빛으로 빼어난 나무들 처마와 기둥 둘러싸고,
북쪽 창 아래 한가롭게 누워 태곳적 사람 되면
서늘한 바람 한마리 새소리 실어오지. 
 
저녁
석양의 고운 빛 계곡과 산 진동할 때
바람은 자고 떠도는 구름 사이 새들은 저대로 돌아오고,
그윽한 그리움에 홀로 잠기니 누구와 더불어 말하랴
바위 언덕 고적한 사이로 물 소리만 졸졸. 
 

고요한 뜰 빈산에 달 절로 밝고
짐을 벗은 이부자리 꿈속 혼도 맑지
깨어선 혼잣말 고하지 않으니 무슨 일인지 어찌 알랴
누우면 들리는 건 한밤중 학 우는 소리.

#한국사상선 #퇴계이황 #유학 #책 #독서 #독서모임 #철학 #동아리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추천 #경상국립대학교 #교육대학원 #대학교재 #창비 #책 #인문학 #철학책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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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우맨 
 
마틴 맥도나의 연극 대본 필로우맨 
 
소름 끼치도록 천재적인 작품이다.
연극 시나리오도 이렇게 독자들을 몰입하게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 작품이다. 
 
이야기가 너무 충격적이면서도 완성도가 높아서 
책을 다 읽고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더니 이미 국내 여러 지역의
연극 무대에 올려진 작품이다. 
 
이야기는 가상의 전체주의 국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잔혹하면서도 공포스러운 이야기를 쓰는 작가 카투리안과 지적 장애를 가진 그의 형
마이클이 연쇄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어 취조를 받는 이야기다. 
 
카투리안은 어린 시절부터 잔혹한 이야기를 써왔으며, 그의 이야기들은 섬뜩하고
불쾌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마을에서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잔혹한 살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이 사건들의 범행 수법이 카투리안이 쓴 책의 이야기와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다. 
 
또한 카투리안의 집에서 아이들의 살인 사건과 관계되는 증거물이 발견되었다. 
 
카투리안은 경찰들에게 연행되어 심문을 받게 된다. 
 
경찰은 카투리안을 유력한 범인으로 지목하고 그를 체포해서 심문 중이다. 
카투리안을 취조하고 있는  옆 방에는 그의 형 마이클이 참고인 겸 공범으로 잡혀와 있다. 
 
형사들은 카투리안이 쓴 책의 이야기가 실제 살인 사건에 영향을 미쳤다고 의심하고, 그의 이야기들을 하나씩 파헤치기 시작한다. 
 
책의 전체적인 이야기는 취조 과정에서 카투리안은이 자신이 쓴 이야기와 현실 사이의 연결 고리를 부정하며, 형사들의 질문에 끊임없이 맞서 싸운다.
동시에 그의 형 마이클은 자신의 과거와 동생의 이야기들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시작하며 이야기는 반전을 거듭한다. 
 
예술가의 창작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 그리고 잔혹한 이야기가 현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예술과 폭력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든다. 
 
카투리안의 잔혹한 책 이야기는 단순한 상상력의 산물이 아닌, 현실의 어두운 면을 반영하며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의 이야기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사회, 정치, 인간의 심리 등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다. 
 
작가는 과연 자신의 작품으로 인해 발생한 끔찍한 사건에 책임이 있는 것일까요?
책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떠오르는 질문이었다.
한편으로는 예술가의 창작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들게도 한다. 
 
이야기가 끝으로 향할수록 작품 속 인물들은 각자의 상처와 욕망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의 행동은 때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동시에 인간의 다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반전과 예측 불가능한 전개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야기는 독자들의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하고 진실의 문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게 한다. 
 
제목  '필로우맨'이 시사하는 것은 예술, 인간, 사회, 그리고 진실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가능하게 한다. 잔혹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동시에 인간의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의 머리는 원형 베개였어, 그리고 머리에는 단추로 만든 두 눈과 미소 짓는 커다란 입이 있었는데, 항상 미소를 짓고 있어서, 항상 이빨이 드러났어, 이빨도 베개로 만들어졌어. 작고 하얀 베게들" 
 
카투리안은 베개를 사용하여 7년 동안 형 마이클을 고문했던 그의 부모르 살해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취조실에서 잠든 그의 형 마이클을 베개로 입을 막고 살해한다. 
 
비극적인 내용이지만,
인간이 가진 선과 악의 이분법적인 성향을 깊이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경찰이 취조해 나가는 과정에서 카투리안이 쓴 이야기들이 전개되며 그의 가정사가 하나 둘 드러나는 장면과 그러한 모든 것이 그와 그의 형 마이클의 삶에 미친 영향, 그리고 사회적 파장까지...... 
 
이러한 소재를 창안해서 작품으로 만든 마틴 맥도나의 필력에 찬사를 보낸다.
베스트셀러는 독자들의 마음에 강한 흔적을 남긴다. 
 
21세기 최고의 천재 극작가 마틴 맥도나의 대표작이라는 명성이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책을 통해 깨닫게 된다.

#도서협찬 #부드러운독재자 #희곡 #마틴맥도나 #연극 #문학  #필로우맨 #연극 
#시나리오 #소설 #책 #독서 #독서모임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글귀스타그램 
#베스트셀러 #대본 #이야기 #을유문화사 #암실문고 #스토리텔링 #킬러들의도시
#이니셰린의밴시

필로우맨

마틴 맥도나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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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흔든 한 줄의 고전 인생 문장

유난히 더웠던 2024년 여름이다.
더운 여름 밤과 이른 새벽 마음을 정화하면서 
읽었던 책

삶의 순간 순간 잠시 멈추고 나를 돌아보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던 책

성공은 신화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중국 춘추시대 사상가이자 '도덕경'의 저자 노자는 이렇게 말했다.

"공을 이루더라도 머물지 마라"

대부분의 사람은 작은 성공으로 평생 우려 먹는다.

"왕년에 나는 ......" 하면서

한때의 성공과 영광은 사람을 그 자리에 묶어둔다.

그러나 성공에 얽매이면 그것으로 끝나지만,
계속 꿈을 꾸고 꿈을 향하면
'영원한 현재'를 살게 된다.

노자의 말, 공을 이루되 머물지 말라는 것은
계속 꿈을 향해 나가고 실천으로 옮기라는 뜻이다.

또한 노자의 말 중에

"큰 나라를 다스릴 때는 작은 생선을 굽듯이 한다"
가 있다.

교육은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어떤 사람이 되느냐는 곧 어떤 세상을 만드느냐?
를 말해준다,

지금 우리의 교육이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미래의 아이들을 위해 우리가 할 일은 그들의 미래를 함께 꿈 꾸는 것이다.
기다려주고, 자주 뒤집지 않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가장 낮은 곳에
젖은 낙엽보다 더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트리지 않는 사람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그래도'

김승희 시인의 시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의 도입부다.

모든 섬은 홀로 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바다 밑으로 연결되어있어 외롭지 않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혼자인 것 같지만 마음이 연결되면 혼자가 아니다.

공자는 56살의 노년이 되어서 중원 땅을 떠돌기 시작했다.
13년 동안 떠돌아다니자 수많은 사람들이
오해를 했다.

'정치에 기웃거린다고 흉을 보는 기득권층의 오해......'

그런 오해에 대해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나를 아는 자는 하늘일 것이다"

공자의 탄식에는 그러한 오해에 대한 억울함이
묻어 있다.
그럼에도 공자는 언제가 자신을 알아주는 자를 만나게 되면
세상을 변화 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천하를 떠돌아다녔다.
끝내 그런 위정자를 만나지 못하고 노나라로 되돌아오지만.......

그러나 공자의 떠돌던 13년에도 '그래도'가 있지 않았을까?
아무리 현재가 지옥이라도 다시 일어서게 하는 그래도!
그래도 힘내라고 속삭이는 그래도!

그래도 라는 섬이 있어서 오늘도 힘내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도는 현실을 희망으로 연결해 주는 긍정의 섬이다.

우리 마음 속에 그래도 라는 섬이 있다.

생선을 싼 종이에서는 비린내가 난다.
그러나 향을 싼 종이에서는 향기가 난다.

우리 사람도 그렇다.
말씨와 행동, 마음 씀씀이와 인성, 삶의 깊이
사람들이 가진 품성에 따라 풍기는 향기는 다르다.

향기 나는 사람을 만나면 그 따뜻함과 향기로움에 
상대방은 맑아지듯 행복해진다.

향기는 사람을 모으고, 마음을 모르고
감동을 모아 세상을 따뜻하게 만든다.

고전을 읽는 시간은 참 행복하다.
글 속의 깊이에서 뜻을 헤아려 보고
그 속에서 넓고 깊게 나는 익어간다.

책을 읽는 동안 많은 인생 문장과 마주했다.

한 편의 고전은 우리가 사는 동안 
숱한 세월과 사람과의 삶 속에서 발효되어 
어디에 넣어도 맛을 내는 문장 덩어리로 
지친 우리의 삶에 울림을 준다.

그래서 나는 책 읽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나는 향기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잠시 멈추고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순간 이 책 읽기를 권한다.

#부드러운독재자 #인생문장 #원앤원북스 #고전 #글귀 #명언 #글귀스타그램 #독서 #독서모임 #그래도 #책 #책추천 #인문학 #철학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글쓰기 #작가 #에세이

인생 문장

권경자 지음
원앤원북스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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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위한 수면 큐레이션 
 
일상이 바쁘다 보니 피곤해서 눕는 자리가 꿈나라 행인 나에겐
불면증이 먼 나라의 이야기로만 들렸다. 
 
왜 잠을 못 잔다는 것이지? 
 
그런데 몇 해전 지인과 함께 해외 여행을 가면서
지인이 앓고 있는 불면증을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직업을 바꾸고 밤에 일을 하게 되면서
낮과 밤이 바뀐 지인은 여행지 숙소에서 홀로 독방을 사용하며
긴 밤 다른 일행을 깨울까 봐 하얀 밤을 지새웠다. 
 
여행을 하는 낮 동안 버스 안에서 잠시 잠을 청하는 듯 보였으나
그것 또한 잠시라도 자기 위해 눈을 감는 행위에 지나지 않았다. 
 
여행의 날들이 지나면서 수면제를 통해 
억지로 잠을 청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 책을 보고 불면증이 얼마나 심각한 병이 될 수 있는지 깨달았다. 
 
국내 1호 수면 심리학자 서수연 교수가 지필한 이 책은 잠과 관련한 습관이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지, 자기 전까지 하루를 무엇을 하며 보내는지 들여다보면 본인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인생의 3분의 1을 잠을 자는데 사용한다.
또한 잠을 못 자는 이유의 많은 부분이 마음의 문제와 관계가 있다. 
 
불면증은 인지행동치료를 비롯한 비약물적 심리치료를 통해 치료할 수도 있다고 한다.
수면학자들은 주중과 주말의 기상 시간 차이가 두 시간 이상 나면 '사회적 시차'가 발생한다고 한다. 우리가 다른 시간대의 나라로 해외여행을 가면 시차에 적응하느라 피곤하듯이, 사회적 시차가 발생하면 우리의 몸은 언제 잠을 자야 하는지 혼란스럽고 피곤해 진다는 것이다. 
 
또한 잠을 한숨도 안 자면 죽을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알게 되었다. 
 
수면의학이라는 분야가 만들어지기 전 1894년 러시아의 생물학자가 강아지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했다.
강아지 10마리를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서 강아지 중 일부는 잠을 한숨도 안 재우고, 나머지 강아지에게는 밥을 전혀 주지 않았다고 한다. 
밥을 먹지 못한 강아지는 20~25일 정도 생존했지만, 잠을 한숨도 자지 못한 강아지들은 모두 4~5일 만에 죽었다고 한다. 
 
경제학자들은 한 시간 적게 자는 것의 기회 비용을 약 2 만원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수면의 가치는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다. 
 
잠만큼 우리의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없으며,
잠을 가치 있게 여길 때 비로소 인생에서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불면증과 관련하여 취침시간 지연 행동을 한 이유를 조사한 결과 
1위가 정서조절이라고 한다. 
정서조절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감정 컨트롤과 비슷한 말이다.
마음의 조절로 잠 들기 전 불안, 우울, 분노와 같은 너무 깊은 감정을 느끼면 잠과 점점 멀어지게 된다. 
 
2위는 보상이라고 한다.
이것은 복수를 위한 취침시간 지연 행동으로 바쁜 일상에 대한 보복으로 자는 것을 미루는 행위로 일상의 시간을 통제하기 위해 노력하는 행위라고 한다. 
 
3위는 사회적 소속감과 친밀감을 갖기 위한 것으로 sns 를 통해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연결감을 느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것들이 잠과 연관된 것이들이라니 !! 
 
또한 저녁형 인간은 불면증에 취약할 수 있다.
그동안 잠과 관련해서 몰랐던 많은 부분이 책에 수록되어 있다.
잠만 자는 침대 만들기, 주말에 몰아서 자도 괜찮을까?
가장 좋은 낮잠 타이밍 찾기 등등 
 
무엇보다 우리 삶에서 잠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된 시간이다. 
 
우리의 잠은 모두 다르고 사연이나 극복 방법도 다르다.
누군가의 방법을 무분별하게 따르기 보다 본인의 성향과 수면 습관을
잘 들여다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수면 장애는 심리적 측면과 많은 부분 연관되어 있다.
또한 치매의 대표적 증상 중 하나가 기억력 저하인데 불면증이 기억력 저하와도 관련이 있다고 한다. 
 
불면증을 심각하게 앓게 되는 사람들의 예를 보면 
 
여러 달과 해에 걸쳐 잠에 대한 걱정이 천천히 진행되며,
점점 잠을 못 자게 되면서 하룻밤 잠을 잘 자고 싶은 욕구가 그 사람의 주요 관심사가 되면서 본인의 모든 삶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고 한다. 
 
잠을 자는 시간이 아깝고 성공을 위해 잠을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일침을 가하는 책이다. 
 
이 책은 과학적 근거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잠에 관한 지침들을 전하고 있다.
수면을 통해 몸 건강 뿐 아니라 마음 건강도 챙기기에 적극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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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위한 수면 큐레이션

서수연 지음
김영사 펴냄

3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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