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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2 (김호연 장편소설)의 표지 이미지

불편한 편의점 2

김호연 지음
나무옆의자 펴냄

불편한 편의점이 다시 열렸다!

📚’독고가 떠나고 1년 반이 지난 여름, 청파동 ALWAYS편의점에 새 야간 알바가 들어온다. 커다란 덩치와 부담스러운 행동이 누군가를 연상시키는 이 사내는, 인간 알바몬이라도 되는 양 화려한 알바 경력을 자랑하지만 정작 편의점 일은 어수룩하기만 하다. 게다가 수다쟁이에 오지랖은 못 말릴 지경이어서 점장 선숙에게 핀잔을 듣기 일쑤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는 황근배 라는 이름 대신 홍금보라는 별명이 적힌 명찰을 가슴에 달고 느긋하게 손님들을 맞으며 편의점의 밤을 지켜 나간다.

4월에 이 책의 1편을 접하고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2편을 읽었다. 보통 1편에 인기에 힘입어 그 후속으로 나온 작품들은 전작보다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나름 괜찮게 읽었다. 1편의 주인공과 2편의 주인공이 전혀 정반대의 성격이라 거기에서 오는 재미도 한몫한 듯하다.

🏷️하대는 상대방의 시선에서 나온 비교였고, 비교를 거부하자 아무것도 아니게 되었다. 담담하게 대응하는 근배를 사람들은 더 이상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걱정 또한 지금 현재의 일에만 집중하겠다고 마음먹자 실재하지 않는 허상에 불과해졌다. - <밤의 편의점> 중에서
-> 미래에 대한 걱정을 종종 하곤 한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나중에 내가 무엇을 하고 있을지 등등. 남들은 벌써 좋아하는 것을 찾아 열심히 그것을 쫓으며 살아가고 있는데 나만 뒤처지는 건 아닐까. 관심 있는 것들은 많지만 어떤 것을 딱 집어 이런 직업을 가져야지라는 목표는 없기에 종종 불안한 마음이 한편에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너무 직업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생각을 버리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 책에 나온 것처럼 “비교는 암이고, 걱정은 독”이기에 남들에 속도에 맞추기 보다 내 속도에 맞추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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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렌조 미키히코

“저 아이를 죽여 주세요”

세상이 전부 녹아내릴 듯 뜨겁던 여름날. 어느 가정집 안마당에서 네 살 난 여자아이의 시체가 발견된다. 사망 추정 시간에 호텔에서 불륜을 즐긴 아이의 엄마, 아내의 불륜 사실을 폭로하려던 아이의 아빠, 치과에 예약 진료를 받으러 간 이모, 아이를 데리고 집을 지키던 할아버지, 잠깐 집에 들렀던 이모부, 황급히 집을 뛰쳐나갔던 낯선 남자까지… 여아의 시체를 둘러싸고 평범한 일가족이 각자 감추어오던 충격적인 진실을 고백하며 서로를 살인범으로 지목한다. 한 명, 한 명이 고백할 때마다 범인이 바뀌고 사건이 뒤집히는 믿기 어려운 반전 속에서, 과연 누가 진실을 말하고 누가 거짓을 말하는 걸까? 또 여자아이를 죽인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여자애를 찾는 거라면 아까 젊은 남자가 저기 종려나무 밑에 파묻고 갔어…”

🏷️”아이를 죽인 건 젊은 남자야. 그 젊은 남자는 나인지도 몰라”

🏷️”이 집에서 살해된 여자애가 있었어. 그 아이가 살해된 이유를 알아? 나는 그 이유를 알아. 그 아이가 애비라고 부르던 놈이 진짜 애비가 아니라 다른 놈의 애였기 때문이야. 그래서 그 애는 죽어야 했어. 딱하지만 그런 운명을 안고 태어났으니 어느 누구도 나무랄 수 없지. 내가 그 현장에 있었으니끼 다 알아. 하지만 그자에게는 아무 책임도 없어… 그래서 그냥 도망치게 내버려뒀어.”

🏷️웃으면서 되물은 순간, 사토코의 얼굴에서도 미소가 사라졌다. 자신의 실수를 그제야 깨달았던 것이다. 유키코는 여전히 겁에 질린 눈빛으로 언니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디. 얼어붙은 듯 새파래진 관자놀이에서 밀랍 같은 땀이 둑 떨어지는 것을 사토코는 여동생보다 훨씬 더 차가운 눈빛으로 가만히 지켜보았다.

✔️인물 하나하나가 진실을 자백하면서 범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계속 바뀌고 마지막에는 반전까지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오코는 무슨 죄가 있길래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 걸까. 다 이기적이고 솔직하지 못한 어른들 때문에 어린아이가 겪지 않아도 되었을 일들과 하지 않아도 될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에도 씁쓸함만이 남았고, 결국 가장 큰 피해자는 아무 잘못도 없었던 아이였다. 어른들의 욕심과 거짓이 한 생명을 앗아갔다는 사실이 더 비극적으로 다가왔다.

백광

렌조 미키히코 (지은이), 양윤옥 (옮긴이) 지음
모모 펴냄

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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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황보름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퇴사 후 휴남동에 서점을 연 영주는 처음 몇개월 동안 서점을 관리하기 보다는 책을 쌓아놓고 읽거나, 서점에서 생각에 잠기다 눈물을 흘리는 등 서점을 거의 방치하다시피 한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 감정을 모두 쏟아낸 뒤에서야 서점에 너무 무심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후, 서점에 다양한 책을 채우고, 읽은 책에 자신의 감상을 적은 쪽지를 꽂아 인스타그램에 열심히 홍보하며 서점을 운영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취업에 번번이 실패하다가 휴남동 서점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게 된 민준, 아들 걱정이 많은 민철 엄마, 남편과의 잦은 싸움으로 지쳐버린 지미, 서점에서 명상과 뜨개질을 몇 시간 동안 하는 정서 등이 각자만의 사연을 가진 이들이 서점에 모여든다.

🏷️“책은 뭐랄까, 기억에 남는 것이 아니라 몸에 남는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아니면 기억 너머의 기억에 남는 건지도 모르겠고요. 기억나진 않는 어떤 문장이, 어떤 이야기가 선택 앞에 선 나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하는 거의 모든 선택의 근거엔 제가 지금껏 읽은 책이 있는 거예요. 전 그 책들을 다 기억하지 못해요. 그래도 그 책들이 제게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그러니 기억에 너무 집착할 필요 없는 것 아닐까요?”

🏷️사는 게 뭐가 그리 힘이 드는지. 승우가 알기론 어떻게 하면 사는 게 수월해지는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는 게 힘이 든 사람이었다. 너무 힘이 드니까 힘들지 않고 싶어 자꾸만 방법을 생각해내는 거라고. 삶을 견디는 방법. 삶을 이어가는 방법.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다 행복하진 않아. 좋아하는 일을 좋은 환경에서 하면 모를까. 어쩌면 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네.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지 않다면, 좋아하는 일도 포기하고 싶은 일이 되어 버리거든. 그러니 우선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 그럼 무조건 행복해질 것이다, 라는 말은 누구에겐 해당되지 않을 수도 있어. 어쩌면 너무 순진한 말이기도 하고.”

🏷️나는 남을 위해 일을 하는 순간에도 나를 위해 일해야 한다. 나를 위해 일을 하니 대충대충 일을 하면 안 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일을 하는 순간에도, 일을 하지 않는 순간에도 나 자신을 잃지 않아야 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다. 일을 하는 삶이 만족스럽지도 행복하지도 않다면, 하루하루 무의미하고 고통스럽기만 하다면,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나에게 주어진 단 한 번의 인생을 살고 있으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휴남동 서점을 그려봤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은은하게 풍기는 커피 향과 따뜻한 조명 아래 가지런히 정리된 책들. 서점 주인 영주가 테이블에 앉아 조용히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고 있을 것만 같다. 서점 한쪽에서는 정서가 뜨개질을 하며 명상에 잠겨 있고, 멀리서 민철 엄마가 책을 고르며 아들에게 어울릴 만한 이야기를 찾고 있는 모습이 떠오른다. 마치 서점 자체가 사람들의 일상과 고민을 품고 조용히 위로해주는 공간처럼 느껴진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지음
클레이하우스 펴냄

👍 고민이 있을 때 추천!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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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cm 다이빙-태수,문정

1cm 다이빙: 현실에서 딱 1cm 벗어날 만큼 작은 행복

🏷️‘감정은 습관이다.‘ 어른이 되어가면서 우리는 유치하다며 웃지 않고, 별거 아니라며 울지 않는다. 하지만 사실, 어쩌면 웃고 우는 방법을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화낼 만한 것에 화내고, 웃을 만한 것에 웃고, 울 만한 것에 우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무표정이 되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제가 영화 추천해도 되나요?>중에서

🏷️나는 자잘한 불행들을 쌓아두고, 그것을 다 지워낼 만큼 거대한 행복이 오길 고대했다. “내 인생에는 불행밖에 없어.” 라고 말하면서. 자주 막히는 화장실 하수구, 눈 앞에서 놓쳐버린 버스, 갑자기 마주한 비, 라식 수술 후 찾아온 안구 건조증, 수건에서 나는 물비린내, 흰 옷에 묻은 고추장, 거리낌 없이 새치기하는 할아버지, 내 말은 듣지도 않고 잔소리만 하는 할머니. 나는 매일 그런 작고 작은 것들을 기가 막히게 캐치해 불행해졌다. 그렇다고 이런 나를 고치고 싶은 건 아니다. 다만, 불행에 민감한 만큼 행복에도 민감해지고 싶다.- <주말 일기>중에서

🏷️출퇴근 길에 소설을 읽는 게 좋았다. 다 합쳐서 2시간 조금 넘는 시간동안 나는 하루를 버틸 원동력을 얻곤 했다. 하지만 그렇게 작아 것이라서일까? 나는 더 쉽게 포기했었다. 언제든 다시 할 수 있다며 미뤘던 이 순간이, 사실 내 삶을 지탱해주는 시간이었는데 말이다. 내일도, 모레도, 내년도 내 인생엔 행복보다 불행이 더 많을지도 모르지만, 이 시간을 통해 알 수 있다. 나는 언제든 작고 잦게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은 저자들의 대화 형식으로 전개되며, 현실에서 딱 1cm 벗어나는 최소한의 노력과 최소한의 위험으로 웃으며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책의 목차마다 질문들이 적혀있는데, 내용이 어렵지는 않지만 평소에 잘 생각하지 않았던 주제들이라 질문에 답을 하면서 자신에 대해 돌아볼 수 있었다.

나의 1cm 다이빙 리스트
1. 예쁜 카페가서 책 읽기
2. 좋아하는 노래 듣기
3. 예쁜 공원의 벤치에 앉아 사람들 구경하기
4. 이미 지나간 일에 대해 자책하지 않기
5. 집에서 커피 마시면서 하고 싶은 공부하기
6. 악기 연주하기
7. 일주일에 하루쯤은 부담 갖지 말고 편히 쉬기
8. 외출하고 집에 와서 안마 의자에 앉아 핸드폰 하며 안마하기

1cm 다이빙

태수, 문정 (지은이) 지음
FIKA(피카) 펴냄

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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