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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피스트 (B. A. 패리스 장편소설)의 표지 이미지

테라피스트

B. A. 패리스 (지은이), 박설영 (옮긴이) 지음
모모 펴냄

끊임없이 범인을 추리하며 계속 반전되는 상황들.
주인공 앨리스의 심리 묘사가 잘 된 작품.

- 잡초나 좀 뽑으면 되겠지. 나는 잡초 뽑기를 좋아한다.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일이라 두서없이 사색하기 좋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행복은 나비와 같다. 쫓으면 쫓을수록 더 멀리
도망가버린다. 하지만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면 절로 날아와 어깨 위에 사뿐히 앉을 것이다."

- 그러다 깨닫는다. 할스턴에 왔던 시골에 사니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다던 그 여자가
긴 금발이었다는 사실을.

- 나는 그녀가 던져준 생명선을 잡고 매달렸다.
나는 내 이야기의 마지막을 시작으로 둔갑시켰고
토머스 그레인저라는 이름은 절대 언급 하지 않았다.
그는 오직 내게만 존재하는 사람이었다.

- 집들이 파티에 왔던 그 남자에 대한 진실을 마침내
그에게 털어놓을 때인지도 모르겠다. 진실, 세상에
진실보다 중요한 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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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라는 드라마의 주인공이 강릉 바닷가에서 보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이라는 소설을 읽고 김연수 작가님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80년대 군사독재 시절을 배경으로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진 정훈의 성장소설.
내가 어릴 때 TV에서 보던 숟가락을 휘어지게 만든 초능력자. 그리고 학생일 때, 가려진 눈과 막혀진 귀 때문에 몰랐던, 우리 선배들의 독재 타도와 민주화를 위한 열망이 소설속에 이어져 있었다.

원더보이

김연수 지음
문학동네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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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타운에 사는 노인들이 목요일마다 과거 미제 살인사건에 대해 논의한다. 그러다 발생한 실제
살인사건과 해결해 나가는 주인공들.

수많은 등장인물들 때문인지, 부족한 긴장감과 몰입감 때문인지, 이야기를 따라가기가 힘이 든다.

목요일 살인 클럽

리처드 오스먼 (지은이), 공보경 (옮긴이) 지음
살림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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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드라마로 보다가 멈춘 작품을 이번에 소설 원작으로 읽었다. 대부분의 원작소설이 있는 작품이 그러하듯 개인적으로 드라마보다는 소설이 좋았다.
작가에 의해 글로 그려진 주인공의 생각과 일기를 영상화하기에는 어려울 듯...

소설을 읽는 내내 작가와 유사한, 기분 좋아지는 추억들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옛날 겨울 논두렁에 분식을 파는 조그마한 비닐하우스와 함께 차려진 스케이트장의 기억.
그리고 세기서림, 작가가 기억하는 부산 금정구에 있었던 좁은 통로같은 책방으로 인하여 떠오른 나의 뜨거운 여름날 부산 책방 골목의 기억.
작가의 말에 언급된 제주 법환바다 시스터필드라는 빵집으로 구체화되는 소설로 인해 아침 햇살을 받으며 법환바당에서 열심히 바다 바람을 가르던 젊은날의 추억.

'윤슬'이라는 예쁜 단어를 나에게 알려준 아름다운 소설.

***

첫잠에서 깨어나 뜨거운 차를 만들면, 다음 잠에서 깨어날 때 슬픔이 누그러지리라.
...
"누그러지리라... 그게 좋았어. 한밤에 자다가 깼을 때 왠지 서글플 때가 있잖아? 그때 따뜻한 차를 만들어 놓으면, 다시 잠에서 깰 때도 덜 슬프다는게."

책방을 나서며 그의 옷에 팔을 끼웠다. 크고 헐렁하고, 그의 냄새가 나고, 따뜻했다. 백열등 하나를 품에 넣은 것 같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참, 그 낱말이 뭔지 혹시 알아? 물결에 햇빛이 비쳐서 반짝 반짝 빛나는 현상."
...
"윤슬, 이라고 해."
"윤슬.."
해원은 입속으로 중얼거려보았다. 예쁜 낱말이구나. 다음에 만나면 말해드려야겠다 싶었다.

...사실 유사 이래 모든 과거는 한 번도 완료된 적이 없다.

"넌 너무 오래 나를 벌주는 것 같았고, 원한다면 계속 그러라고 내버려두고 싶었어. 내가 저지른 실수나 잘못보다 너의 응징이 더 커질 때... 그렇게 네 잘못이 더 커지기를 바랐어. 그러면 차라리 내가 피해자가 될 수 있으니까."

"예전엔 나도 문학소녀였으니까. 내가 만약 소설을 쓴다면 악역에 싫어하는 사람 이름을 붙일 거라고 마음먹은 적이 있었지. 근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아니더라구. 인쇄돼서 남을 텐데 뭣 하러 싫은 사람 흔적을 굳이 넣겠나 싶은 거야. 어쨌든 인생은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을 곁에 남겨가는 거지 싶어서."
해원은 새삼 공감해버렸다.

한때는 살아가는 일이 자리를 찾는 과정이라고 여긴 적이 있었다. 평화롭게 안착할 세상의 어느 한 지점. 내가 단추라면 딸깍 하고 끼워질 제자리를 찾고 싶었다.

...전에 이모가 했던 말을 생각해봤어. 날씨가 좋으면 만나자는건 너무나 기약이 없다는 거. 그러게. 좀 더 때가 되면, 상황이 좋아지면... 차일피일 미루게 되는 일들이 내게도 있었어. 이젠 조금 다르게 살 수 있을까? 언젠가 엄마와 이모와 나, 셋이 한자리에서 만나 웃게 되길 바라요. 내가 눈물차를 끓일게. 그리고 날씨 좋은 날 같이 빨래를 해요. 우리가 테이블 아래 숨겨놓고 얇은 레이스 커튼으로 덮어줬던 해묵은 빨랫감들을 남김없이 빨아 푸른 하늘 아래 널기로 해요. 하얗고 보송하게 잘 마른 옷들을 입고 길을 나서요. 긴 유배를 끝내고, 이모도 다시 인생을 찾길 바라.

꽃은 타고난 대로 피어나고 질 뿐인데 그걸 몹시 사랑하고 예뻐하고... 꽃말까지 지어 붙인다. 의미를 담아 주고받으며,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전해지길 바라기도 한다. 꽃들은 무심하고, 의미는 그들이 알바가 아니었다. 그저 계절 따라 피었다 지고 사람들만 울고 웃는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이도우 지음
시공사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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