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영님의 프로필 이미지

송하영

@sola

+ 팔로우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장편소설, 40만부 기념 벚꽃 에디션)의 표지 이미지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지음
나무옆의자 펴냄

📕24#22 불편한 편의점

2024.08.13~08.16
⏩️미스테리한 독고 씨와 사람 냄새나는 편의점

비정상적인 노숙자의 등장으로 이상함과 궁금증이 샘솟으며 이야기 속에 빠르게 빨려들어갔다. 교회를 다니는 염 사장님의 고고한 인품도 참 좋았고 그래서인지 독고 씨가 점점 사람 구실을 해가며 자신의 진솔함으로 주변에 크고 작은 영향을 주는 모습도 참 인간적이고 동시에 소설같기도 하다고 느꼈다. 그만큼 타인의 삶에 무관심하거나 아니면 타인의 삶을 그냥 자신의 놀잇거리로 소비하는 현실에 그런 모습이 부럽고 어딘가 그립다고까지 느껴졌다.
독고 아저씨의 알콜성 치매라는 조건 때문인지 계속해서 그에게 몰입하게 됐는데, 곽 씨의 등장과 함께 아저씨가 점점 기억을 찾는 과정을 볼 때는 이빨에 힘을 주며 심장이 두근거리기까지 했다. 대구에 가서 독고가 어떻게 되었는지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그의 진솔하고 담백한 인품이 거기서도 잘 적응하며 살겠지라는 믿음을 주었다.
겉으로 비춰지는 모습이 중요한 나라서 실제로 독고 씨같은 사람을 만나면 가까이 하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니기에 묵직하고 허세 없는 모습이 계속해서 부럽고 닮고 싶다는 생각이다.

<원 플러스 원> 파트는 읽을 수록 눈물이 핑 돌았다. 나 역시 경만이 되었는지 아니면 우리 아빠가 되었는지 경만이 어꺠를 들썩이며 울 때 내 어깨도 들썩일 것만 같이 눈물이 차올랐다. 독고 씨의 두꺼운 목소리로 천천히 원 플러스 원 상품만 사 먹는다는 딸들 이야기를 들려줄 때 말이다. 눈치 주는 것 같았던 아내도, 아빠는 나 몰라라 하는 것 같던 쌍둥이 딸들도 아빠를 생각하고 있었다ㅠㅠㅠㅠㅠㅠㅠ
밖에서 열심히 일하는 아빠들 역시 아줌마들처럼 수다를 떨고 싶고, 그들의 수고와 공로를 인정받고 싶다. 자신의 약하고 무너진 모습과 마음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
나는 그런 딸이 아니었다. 지금도 그렇다... 어릴 땐 안 그랬는데,,, 지금의 이 관성을 깨는 것이 어렵고 불편하고 머쓱하다. 내 머릿속 나의 가족은 화목한 이미지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나이가 들수록 아빠의 삶의 고충과 무게를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면서도, 상처로 다가오는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 아빠와 관계회복을 외면하게 만든다. 내 머릿속 이상으로 다가가고 싶지만, 용기가 없는 걸까. 나도 옆에서 이야기해줄 독고 아저씨가 있으면 좋겠다.

*시재점검: 팔았던 물품과 현금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편의점 업무
0

송하영님의 다른 게시물

송하영님의 프로필 이미지

송하영

@sola

📕24#28 유병재 농담집 블랙코미디

2024.09.04~09.07
⏩️풉

대체로 풉하며 듣고 넘기는 내용이었지만, 책의 마지막즈음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는 것이 창피하지 않게 노력하겠다는 말이 멋있었다. 유병재의 목소리로 듣는 이 책은 전문 성우가 왜 전문가인지 새삼 느끼게 해주었다. 방송에서는 별로 혀가 짧다고 느끼지 못한 것 같은데, 오디오북을 듣고 곰곰이 그의 유튜브 영상을 다시 생각해보니 짧았던 것 같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 농담 중 웃음이 나왔던 농담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버스>
버스에서 아저씨 한 분이 몇 분이 넘도록 크게 통화하지 그 옆자리 아저씨가 공공장소에서 그렇게 큰 소리로 떠들면 되겠냐 안 되겠냐....
더 큰 소리로 더 오랫동안 화내셨다.

나는 아무렴 어떤가 싶었다.

<과소비>
많이 쓰는 것이 아니다. 적게 버는 것일 뿐이다.

*부역자: 국가에 반역이 되는 일에 동조하거나 가담한 사람

유병재 농담집 블랙코미디

유병재 지음
비채 펴냄

2주 전
0
송하영님의 프로필 이미지

송하영

@sola

📕24#27 도파민 뿜뿜 단편선

2024.09.04~09.07
⏩️오디오북이라 더 좋은

나디오. 나를 위한 오디오라는 플랫폼인데, 에세이나 웹소설같은 다양한 장르의 글을 라디오처럼 들을 수 있는 곳이었다. 여기서 숏스토리를 공모해 엄선된 작품들이 밀리의 서재 오디오북에 올라오게 되었다. 어쩐지 단행본이 안 뜨더라니.

숏스토리지만 다음 내용을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들도 있었다. <연쇄자살의 비밀>은 VR 세계로 사람의 영혼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게 소름돋으면서 인상적이었고, <복청아>는 풋풋한 소녀의 목소리로 자신의 초능력을 사용한 스토리를 들려주는 구성이 재미있었다. 사생팬을 소재로 한 <꿈 속 아이돌>은 너무나 현실에 일어나고 있을 것 같아 섬뜩했고, <스카이 투게더>는 "베테랑 기장입니다"라며 서로 소통은 없지만 희미하게 남아있는 부자의 정을 볼 수 있어 마음이 따뜻해졌다.
초능력, 살인 등 강렬한 소재와 시놉시스가 오디오북과 만나 현실감 있는 사운드와 성우들의 격정적인 연기와 더해져 책을 풍부하게 경험할 수 있게 해준 것 같다.
2주 전
0
송하영님의 프로필 이미지

송하영

@sola

📕24#26 아이의 마음을 읽는 내면 육아

2024.09.02~09.06
⏩️"아이들의 행동이 잘 이해되지 않을 때 왜 그런지 이유를 탐색하고 배워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아이들이 발달 수준에 따라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부모는 아이에게 발달 수준에 맞는 합리적인 기대와 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

아동전문가인 저자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부모들에게 받은 질문들을 답과 함께 정리한 책이라, 이론을 줄줄 설명한 것보다 쉽게 읽을 수 있었고 부모인 나에게 실제적인 도움도 많이 되었다. 육아 관련 서적은 이유식을 시작할 때 하정훈 선생님의 책을 산 것 말고는 온유가 두 돌이 지난 지금에서야 처음 읽어보는 것인데, 나의 양육태도와 온유의 성장에 대해 고민하던 요즘 한 글자, 한 글자 책임감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아직 온유가 해당 질문의 아이만큼 성장하지 않아서 해당되지 않는 내용도 있었고, 온유가 그 질문 속 아이만큼 예민하거나 까다롭지 않아서 감사한 마음도 들었다. 나의 경우엔 밥을 골고루 그리고 잘 먹지 않는 것, 손톱을 물어 뜯는 것의 내용을 유심히 보았다.

책의 마지막에는 부모민감성에 대한 10개의 체크리스트가 나오는데, 읽을 수록 부모로서 작아지는 느낌이다. 어찌저찌 키우고는 있지만,, 온유가 날 아프게 하거나, 나의 수고를 헛되게 만들거나... 등등 갑자기 화가 훅 올라오고, 더 솔직하게는 그 화를 참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약자에게 강한 내 모습이 참 싫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이렇게 하지 않는데, 왜 소중한 내 아이에게 이러는지...
결국 부모는 아이의 마음을 먼저 알아주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이 책을 읽으며 한 주를 온유와 더 집중해서 놀아주려 하고, 온유 마음을 반영해서 말해주려고 노력했다. 나는 지금도 내가 온유를 감정적으로 때렸던 것, 소리 질렀던 것, 귀찮아 했던 것 등이 온유 마음에 남아있을까봐 무섭다. 온유에게는 엄마인 내가 너무너무 큰 존재일텐데.... 우리 엄마같은 엄마 되기 쉽지 않네.. 그래도 앞으로 잘 해보고 싶다 정말로!

아이의 마음을 읽는 내면 육아

이보연 지음
EBS BOOKS 펴냄

2주 전
0

송하영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