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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라 그래
양희은 (지은이) 지음
김영사 펴냄
읽었어요
📕24#21 그러라 그래
2024.08.08~08.12
⏩️시간이 지날수록 타인을 이해하고 마음의 넓이가 커지는. 어른.
연예인이라고 시간 앞에서 다를 것은 없다. 똑같이 늙어가고, 삶의 여러 변수들을 마주한다.
어쩌면 얼굴과 삶이 알려졌기에 더 혹독하고 불편한 삶을 살아가야 할 수도 있다. 맘편히 길거리를 다니는 것도, 좋아하는 대중탕을 이용하는 것도, 지인을 편하게 만나는 것도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라 그래"라는 밈이랄까..? 개그맨 김영철 씨나 송은이 씨가 종종 성대모사를 해서 이 말은 잘 알고 있었지만, 양희은 씨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다. 그녀의 삶의 풍파를 들으며 고단한 삶 속에서 모나지 않게 살아보려 애 쓰셨구나 느낄 수 있었고, 인간으로서 점점 성장하는 모습이 좋았다.
나는 이미 어른 (나도 어른이지만)이 계속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모습이 너무 좋다. 앞으로 나 역시 그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사십 오십 육십에도 깨닫고 배우는 것이 있고, 새롭게 느끼는 것이 있다? 나 역시 그럴 수 있을 것 아닌가!
양희은 씨 역시 해외여행을 가서도 한국 반찬을 싸다니는 어른들을 이해하지 못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흘러 그런 모습도 이해하게 되는 소소함부터 삶의 여러 방식과 가치관을 받아들여줄 줄 아는 마음밭을 나도 가꾸고 싶다.
<여자라고 주례 서지 말라는 법 있나>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평생 함께 살아간다는 약속을 지키면서 궂은 일도 마음 열고 봐주고,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봐주는 게 제일 필요한 일일 거예요. 내 식대로 사람을 고치려 들지 마세요. 평생의 반려자는 하늘이 주신다고 합니다. 혼자 살 때도 그럭저럭 괜찮았다면 둘이 합쳐 살면서 두 배 넘게 좋아야겠지요. 하지만 모난 돌이 자갈이 되도록 깎이는 결혼생활은 개인적이고 은밀한 인격의 훈련장일 수도 있겠습니다. 거친 세파 속에서 새로운 둥지를 틀고 서로를 아끼며 위로하는 애틋함으로 바깥 세상의 험난함을 이기고 안으로는 양쪽 집 식구들을 위하고....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바로 그 사람을 만나, 누구도 모를 둘만의 조화를 이루며 무엇보다도 영혼이 평안하다면 그게 제일 축복입니다. 두 분 열심히 살며, 서로 참아주고, 용서하시기를....."
기혼자로서 들어도 참 좋은 말이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육아를 감당하면서 주변 싱글 친구들의 삶을 부러워하기도 하는 나는, 지고 있는 책임이 무거워 혼자 살 때가 자유로웠고 개방적이었고 더 표현할 수 있었고 더 예뻤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남들보다 일찍 삶의 2막을 시작한 것이 좋기도 하면서도 말이다. 신랑도 당연히 마찬가지일 것이다. 육아의 무게, 가장의 무게, 부동산 문제로 이렇게 삶이 고단하게 될 줄을 4년 전에 그가 상상이나 해보았으려나. 힘들기는 그가 곱절은 더 할 것이다. 혼자 잘 살았다면 둘이서는 더 좋아야한다는 말에 '지방 출신 우리가 각박한 서울에서도 혼자 잘 살아왔는데, 둘이서는 두 배 넘게 잘 살아봐야지!!' 주먹에 불끈 힘을 주게 되었다. 둘이 살기에 서로 맞춰가야 할 부분이 여전히 있지만.. 더 둥그렇고 좋은 사람이 되고, 서로에게 더 맞는 사람이 된다고 생각하며 무엇보다 신랑을 아껴줘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나보다 날 더 생각해주고 아껴주니까. 우리가 함께 하기로 한 약속을 기억하며 그 약속이 우리를 지켜주는 것을 믿으며 두달 있으면 넷이 될 우리 가족을 잘 꾸려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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