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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나요, 서른

최민아(최달다) 지음
그로우웨일 펴냄

‘부정적인 생각하지 말란 말’, ‘힘내, 잘될 거야’라는
주변 긍정의 말들이
오히려 강한 부정이 되어 나에게 돌아왔다.

“왜 내가 힘을 내야 하는데?”

에써 긍정을 좇지 않고,
온종일 예민하고 힘든 나를 인정하며
부정적인 나를 부정하지 않을 때,
고통의 끈이 서서히 풀리는 걸 지켜볼 수 있었다.

나의 감정을 온전히 수용했던 순간,
그 찰나가 부력이 되어 우울의 바다에서 나를 올려주었다.

p.5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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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엄마라는 존재는 내가 감히 도전할 수 없는 거대한 허들같이 느껴진 이유가 첫번째이고, 두번째 이유는 이기적인 유전자를 타고나 세상 누구보다 내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늘 하고 싶은 일들이 넘쳐났다. 유학을 가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싶었고, 전문직으로 빛나는 커리어를 쌓아 사회적으로 소위 ‘잘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의 욕망을 알아차린 여성 선배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너 계속 일하고 싶으면 결혼 같은 건 절대 하지 마. 결혼은 하더라도 아이는 낳으면 끝이야, 끝.” 이미 그 길을 걸어간 이들의 말들이 쌓여 임신과 출산 육아는 두려움을 넘어 엄청난 공포로 다가왔다. 한 여성으로서 아이에 관한 선택은 예스와 네버를 반복하며 하루에도 몇번씩 요동친다.

실로 한 생명을 낳아 기르는 일이 얼마나 고되고 고통스러운 일인지 우리는 잘 안다. 여성으로서 감당해야 할 수많은 일들은 ‘희생’이라는 단어외에는 다른 말로 대체되지 않는다. 강지혜 작가의 글을 읽고 있으면 내 몸도 아픈듯 아려오고 힘이 든다. 엄마로서, 딸로서, 또 한 여성으로서 온전히 한 몫을 해내며 살아간다는 것이 이 땅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생생히 표현한다. 그 과정을 미화하지 않는다. 그저 담담히 받아들이고 살아낼 뿐이다.

"우리의 고통은 이어져 있구나.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결연해졌다. 이 고통을 말해야 한다. 연결된 우리 모두를 위해"

나는 여전히 샘솟는 작은 욕망을 품고 살지만, 나이가 들며 하나 깨달은 것이 있다. 인생에서 반드시 쥐고 있어야 할 중요한 것들은 그리 많지 않다는 진리. 오래 행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제각각 다르겠지만 사랑받고 사랑하기 위해 부던히도 애쓰며 관계맺고 살아가는 것은 우리 모두의 삶이니. 그러니 감히 거대한 사랑을 누리는 꿈을 꾸어보고, 사랑을 미루지 않기로 한다.

내가 감히 너를 사랑하고 있어

강지혜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8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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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가족과 셋방살이를 할 때는 내 방을 갖는 게 소원이었고, 어른이 되어 내 집 마련을 하는 것이 꿈이었던 평범한 직장인 봉다미. 철썩 믿었던 이모에게 사기도 당하고 역경 끝에 마침내 ‘집주인’(이라고 쓰고 ‘하우스푸어’라고 읽는다)의 꿈을 이룬다. 그러나 현실은 세입자에게 시달리고, 직장에서도 눈칫밥을 먹으며, 집은 짐이 되어버렸다.

p. 160. 이 땅에서 집을 갖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다시 한번 깨달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여자가, 그러니까 결혼 안 하고 마음까지 약한 데다 작은 호의에도 쉽게 감동하는 여자가 말이다.

p. 264. 전에는 집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이제 집만 아니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제야 알았다. 어느 순간 내 집은 집이 아닌 짐이 되어 있었다는 걸. 집은 힘을 주는 절대반지가 아닌 인간답게 살기 위한 곳이라는 걸. 짐이 돼버린 집을 내려놓으면 아빠 말대로 인간 도리 하면 정말 인간답게 살 수 있을까.

집이라는 공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우리 모두 공감한다. 집이라는 주제 외에도 어린시절, 가족, 직장에서의 고군분투 이야기 등 일상의 이야기를 간결한 언어로 담았다.

이 소설은 봉다미 같은 특별하지 않지만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응원이다.

하우스푸어 탈출기

백지영 지음
알렙 펴냄

8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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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영화감독이 알려주는 본격적인 시나리오 작법 강의.

개인적으로 십대 때부터 이십대 초반까지 영화감독의 꿈을 품었던 시절이 있다. 작법 따윈 모른 채 멋대로 끄적인 시나리오로 찍은 단편영화로 학생영화제 출품도 했지만 다시 틀어보면 무지 부끄러운 학생스러운 작품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에 상관없이 빛나는 시기에 내가 느끼는 감정을 글로 남기고 표현한다는 것이 엄청나게 멋진 일임을 배웠다. 그리하여 지금까지도 난 끊임없이 무언가를 끄적이고 표현한다.

“왜 우리에게는 이야기가 필요한가?
이야기는 우리 감정을 소비하기 위해서,
삶에 대한 통찰을 얻기 위해서,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필요합니다.
이야기는 지친 우리의 감정을 위로하고,
난해한 삶을 이해하는 일을 도와주며,
실존적인 한계로부터 오는 두려움을 잊게 해준다.
좀 과장해서, 이야기는 우리를 살게 해주는 것”

이 책에서는 실제로 시나리오를 ‘잘 쓰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점이 유용하다. 전공자가 아니어도 접근할 수 있도록 단계별로 쉽게 알려준다.

1단계 한 줄 스토리 쓰기
2단계 주제 정리하기
3단계 시놉시스 쓰기/스토리의 세계/주요인물 소개 등
4단계 시퀀스 아웃라인 쓰기
5단계 장면: 표면성과 장면성

이 책을 통해 용기를 얻어 올해는 묵혀뒀던 주제를 다시 꺼내어 시나리오 한편을 완성해보기로 목표 삼아본다.

이야기 수업

육상효 지음
알렙 펴냄

8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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