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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기원

서은국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오래 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인데 잊고 지내다 10년만에 나온 개정판 출간을 알아 차리고 나서야 읽게 되었다.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기 위해 읽어야 할 책이라고 여겼건만, 정작 내용은 전혀 다르다. 행복은 삶의 목적이 아니라 생존의 수단이라는 나름 충격적인 이야기를, 학자답게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근거로 설명한다. 다양한 비유와 위트있는 문장들이 딱딱하지 않지 않아 한결 쉽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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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트 자체가 생존 필수품은 아니다. 그러나 위트는 그 사람이 가진 마음의 '수준'을 나타낸다. 위트는 창의성의 표현이며, 창의성이 높은 사람은 멋진 꼬리를 소유한 '인간 공작새'가 되는 셈이다. 창의성이나 별다른 재주가 없 는 수컷에게 남는 옵션은 하나다. 다이아몬드같이 값비싼 돌을 사 주는 것이다.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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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이 추구하는 돈이나 건강 같은 인생의 조건들은 사막에서의 물과 비슷하다. 일상의 불평과 고통을 줄이는 데는 효력이 있지만, 결핍에서 벗어난 인생을 더 유의미하게 행복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p.118~119)
우리는 화려한 변신의 순간에만 주목하지, 이 삶을 구성하는 그 뒤의 많은 시간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성공하면 당연히 행복해지리라는 기대를 하지만, 실상 행복에 큰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살면서 깨닫게 된다. 그제야 당황한다. 축하 잔치의 짧은 여흥만을 생각했지, 잔치 뒤의 긴 시간에 대해서는 제대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p.1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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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은 '한 방'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쾌락은 곧 소멸되기 때문에, 커다란 기쁨 한 번보다 작은 기쁨을 여러 번 느끼는 것이 절대적이다.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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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계의 정설 중 일반인들에게 가장 덜 알려진 사실이 바로 행복과 유전의 관계다. DNA가 행복을 완전히 결정한다는 뜻은 물론 아니다. 학자에 따라 다소 의견이 다른 통계적 수치지만, 학계의 통상적인 견해는 행복 개인차의 약 50퍼센트가 유전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p.134)
[중략]
첫째, 성격. 행복한 사람들은 월등히 더 외향적이고 정서적 안정성이 높았다. 둘째, 대인관계. 행복 지수 상위 그룹의 사회적 관계의 빈도와 만족감이 월등히 높았다. 사실 두 가지 특징의 공통분모는 '사회성'이다. 그래서 이 논문의 저자들은 행복을 보장하는 충분조건은 없지만, 없어서는 안 될 필요조건이 사회적 관계라는 결론을 내렸다.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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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행복에 대한 두 가지 생각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어서였다.
우선, 행복은 거창한 관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험이라는 점이다. 그것은 쾌락에 뿌리를 둔, 기쁨과 즐거움 같은 긍정적 정서들이다. 이런 경험은 본질적으로 뇌에서 발생하는 현상이기 때문에, 철학이 아는 생물학적 논리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중략]
둘째, 행복에 대한 이해는 곧 인간이라는 동물이 왜 쾌감을 느끼는지를 이해하는 것과 직결된다. 인간만큼 쾌감을 다양한 곳에서 느끼는 동물이 없다. 쇼핑과 셰익스피어도 우리에게 즐거움을 준다. 그러나 가장 본질적인 쾌감은 먹을 때와 섹스할 때, 더 넓게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온다. (p.189~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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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천동설’에 빠져 있던 내게 세계가, 특히 미국이 움직이는 원리를 냉정하게 알려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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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상호방위조약은 한반도 지역만을 커버하지 않는다.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한편 미군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적극 개입하는만큼, 우리나라 또한 역내에서 미국이 위협 받을 경우 지원하는 상호간의 의무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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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군사주권을 되찾고자 작전권 회수를 검토하고 있으나(3단계에 걸쳐 한국의 역량을 검증 중), 이는 마침 미국이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 미국 역시 유한한 자원을 갖고 있으며, 전폭적인 투자로 빠르게 업그레이드 되고 있는 중국의 국방력을 따라잡기에 급급한 상황. 가장 높은 등급의 위협국인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주한미국의 병력을 차출하여 다른 목적으로 유연하게 활용하는 것이 효울적인 것이다. 이렇게 되면 유사시에 ‘몸빵’을 하는 것은 미군이 아닌 한국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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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미사일 사거리 연장으로 인해 일본은 더 이상 후방 지역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것은 북한과 관련된 한반도 문제가 일본에 직결되는 사안이라는 의미다. 그간 일본 정부가 한미연합사 체제 하에서 일본의 의견이 담기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갖는 이유다.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

김동현 지음
부키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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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론을 그냥 읽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을 입문자와 ‘마크르스 주의 = 소련 및 중국의 공산주의’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위한 책. 오랫동안 마르크스를 연구해온 젊은 학자가 이해하기 쉽게 풀어 설명한다.
그럼에도 이 책을 한번만 읽고 마르크스의 생각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 나중에 다시 한 번 읽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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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주의에서 요구되는 것은 노동자를 중노동이나 복잡한 일에서 해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신기술이 아닙니다. 그들이 무단결근도 하지 않고, 불평도 하지 않고, 지시하는 대로만 일하도록 하는 혁신, 즉 노동자를 효율적으로 지배하고 관리하는 기술입니다. [중략] 마르크스는 생산력이 높아질수록 노동자는 편해지는 것이 아니라 자본에 ’포섭‘되어 자율성을 잃고 자본의 노예로 전락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중략] 자본주의에서 생산력이 높아지면 그 과정에서 구상과 실행, 혹은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이 분리된다고 마르크스는 말했습니다. ’구상‘은 특정 자본가나 자본가에게 고용된 현장 감독이 독점하고, 노동자는 ’실행‘만을 담당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p.106~107)

제로에서 시작하는 자본론

사이토 고헤이 지음
arte(아르테)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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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일깨워주는 어크로스 출판사의 책을 좋아한다. 무지에서 시작된 차별이 얼마나 만연하고 있는지, 알아차리고 나면 놀랍다.
무엇이 왜 차별인지를 말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힘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읽으며, 차오르는 경외심으로 염세주의를 떨쳐냈다.

친애하는 슐츠 씨

박상현 지음
어크로스 펴냄

3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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