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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비채 펴냄

읽고있어요
두꺼워서 선뜻 손이 가지는 않는 책.
책 읽으면 두통 온다는 닉네임답게 머리통 붙잡으며 아주 느리게 읽고 있는데 쉽고 재밌다. (아니 진짜로)
언젠가 완독할 예정이다. 언젠가....
👍 힐링이 필요할 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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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으면두통

@wowbravo

한줄평 : 누군가 절필하고 싶어 하면 고개를 들어 이 책을 보게 하라

-요즘 어때?
“바쁘고 우울하지.”
-우울?

내 답에 친구가 웃음을 터트렸다. 나도 따라서 웃고 싶었는데 웃음이 별로 나오지 않았다. 농담처럼 툭 가볍게 꺼낸 말이지만, 그래서 친구도 아마 농담으로 알아들었겠지만, 사실 나는 진심으로 우울해 하고 있었다. 그녀와 통화하기 몇 시간 전에도 눈물을 질질 짜고 있었다.

이유는 뭐, 단순하다. 오랜 기간 준비한 작품의 성적이 별로 안 좋기 때문이다. 단순한데다가 흔한 이유인데도 요새 나는 미칠 것 같았다. 호되게 실연을 당한 느낌이라고 할까. 또는 지독한 배멀미를 겪는 기분이라고 할까. 어쨌든 기분이 영 좋지 않다.

그런 나날을 보내던 중 이 책을 샀다. <작가의 시작>

그리도 글 쓰는 사람에게 위로가 되는 책이라고, 어디에선가 들었다. 그의 추천을 상기하며 냉큼 샀고 냉큼 읽었다.

이 책은 좋은 점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하나씩 써보겠다.

1. 두께가 좀 있는데 가격이 13,000원이다. 옛날 책의 장점이다.

2. 여러 꼭지가 있다. 목차가 무려 ‘365개’나 된다. 그 말인즉슨 짧은 글이 많이 실려 있다는 소리다. 아주 좋다. 머리 아플 때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도 무방하다. 초단편집 같다.

3. 좋은 말만 써있다. 글 때문에 찌질하게 훌쩍이는 놈은 너만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아래는 <작가의 시작>에서 좋았던 부분은 발췌한 것.

[불안은 집필 과정의 불가피한 부분일 뿐 아니라 필수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두렵지 않다면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니다. P5]

[글을 쓸 용기를 낸다는 것은 두려움을 지워버리거나 정복하는 것이 아니다. 현직 작가들은 불안감을 씻어낸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심장이 두근거리고 속이 울렁거려도 포기하지 않고 글을 쓰는 사람들이다. P12]

[일단 진실한 문장 하나를 쓰면 돼. 네가 아는 가장 진실한 문장을 써 봐. P127]

[우리는 모두 우리 인생의 초고를 살고 있다. p63]

+
사실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바로 기분이 상승곡선을 타지는 못한다. 요 며칠 그랬듯 오늘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렇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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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시작

바버라 애버크롬비 (지은이), 박아람 (옮긴이) 지음
책읽는수요일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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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으면두통

@wowbravo

최근, 갑자기 시놉시스를 써야 할 일이 생겼다. 나름 잘 써보겠답시고 일주일 내내 붙잡았는데 결과가 망했다. 뭘 써도 마음에 차지 않았다. 가뜩이나 거지같은 소설인데, 내가 적은 소개 글을 보고 있자니 더욱 거지같게 느껴졌다. 나의 시놉시스 작성 능력은 고작 이 정도인가. 좌절하던 중 깨달았다.

아, 나 한번도 쓰는 법을 안 배웠네...

비전공자의 비애는 이런 부분에서 생긴다. 맨날 혼자서 방구석에서 글을 쓰고 있으니 어디가 잘못되었고, 어떤 식으로 써야 할지 알 길이 없다. 꼭 배움이 있어야 집필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나 같은 범인에게는 배움이 어떤 식으로든 필요하다. 그래서 이 책을 샀다.

<캐릭터 줄거리 단계별 가이드>

책 제목에서부터 신뢰가 갔다. 새벽 배송으로 시켜서 허겁지겁 펼쳤다. 시놉시스 작성이 시급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완독 후 아쉬움을 느꼈다. 개인적으로 소설 쓰는 사람보다는 드라마 작가에게 좀 더 필요한 책 같다. 그럼에도 유용한 부분도, 깨닫는 바가 많았다. 작가의 내공이 돋보이는 책이다.

큰 줄기가 되어줄 A라인 잡기 부분이 특히 좋아 열심히 읽었다. 드라마 <에이틴> 집필 과정 일부를 보여준 부분도 좋았다. 초보 작가에게 길잡이가 되어즐 책이다.

그렇지만 위로와 공감보다는 좀 더 사무적인 작법서의 성격이 강했으면 했다. 아무래도 나는 작가의 집필 과정에서 느꼈던 여러 시행착오, 구체적인 경험을 듣고 싶었던 것 같다. 시놉시스 이렇게 썼더니 망했고, 이렇게 썼더니 좋았다. 이런 식으로 다소 감정을 배제한 비교를 보고 싶었던 걸지도....

아래는 내가 뽑아본 책 속 구절.

[지금 당신은 당신의 이야기가 재미있는가? 얼른 이야기를 이어서 쓰고 싶은가? 이 질문들에 no라고 대답한다면, 당신의 이야기는 재미없을 확률이 높다.]

<캐릭터 줄거리 단계별 가이드> p224 출처

찔린다. NO라고 대답 안 할 때가 올까? 슬픈 현실이다....

#북스타그램 #책리뷰 #작법서리뷰 #작법서 #책 #책스타그램 #책읽는직장인

아이디어에서 완성까지, 캐릭터 줄거리 단계별 가이드

김사라 지음
알에이치코리아(RHK) 펴냄

1개월 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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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으면두통

@wowbravo

[장례식장과 응급실로, 병동과 병원 정문으로 갈라지는 도로를 밝히던 외등들이 일제히 꺼진다. 도로 가운데 그어진 흰색의 직선을 따라 당신은 얼굴을 들고 걷는다. 선득한 빗방울이 당신의 정수리에, 당신의 운동화가 내딛는 아스팔트에 떨어져 번진다. 죽지 마. 죽지 말아요]

<소년이 온다>, 밤의 눈동자 p177 출처

--
미친다. 진짜 필력이 미친 작품이다. 나는 위의 구절을 읽을 때 이마를 팍팍 내리치고 싶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문장이기에. 죄책과 두려움을 안고 나아가는 이의 걸음은 저런 것일까. 한강 작가님의 글에 단번에 빠지는 순간이었다.

사실, 나는 이 책을 초반에 전혀 집중하지 못하고 읽었다. 릴스, 숏츠 등 스낵 콘텐츠에 절여진 머리로 문학적인 작품을 바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 같다, 솔직히.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들 수밖에 없다. <소년이 온다>는 5월 광주에 대한 이야기인데, 문장 하나 하나가 아리고 서늘하고 아름답다.

다음 구절도 몹시 좋아하는 구절이다.

[숱이 적고 가늘디가는 머리카락 속까장 땀이 나서 반짝반짝함스로. 아픈 것맨이로 쌕쌕 숨을 몰아쉼스로. 엄마, 저쪽으로 가아, 기왕이면 햇빛 있는 데로. 못 이기는 척 나는 한없이 네 손에 끌려 걸어갔제. 엄마아, 저기 밝은 데로 꽃도 많이 폈네. 왜 캄캄한 데로 가아, 저쪽으로 가, 꽃 핀 쪽으로.]

<소년이 온다>, p192 출처

--
아이를 잃은 엄마의 회상 장면이다.
해당 페이지를 출근길 지하철에서 읽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주변에 사람이 많았는데 도저히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이 책을 정말, 미쳤다....

#북스타그램 #책리뷰 #소설리뷰 #소년이온다 #한강 #작가님최고 #소설 #책 #소년이온다리뷰 #책읽는직장인

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창비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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