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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종소리 (김하나의 자유롭고 쾌락적인 고전 읽기)의 표지 이미지

금빛 종소리

김하나 지음
민음사 펴냄

읽었어요
맥베스 :
내일과 또 내일과 그리고 또 내일은
이렇게 옹졸한 걸음으로 하루,하루
기록된 시간의 최후까지 기어가고,
우리 모든 지난날들은 바보들의 죽음 향한
길을 밝혀 주었다. 꺼져라, 짧은 촛불!
인생이란 그림자가 걷는 것, 배우처럼
무대에서 한동안 활개치고 안달하다
사라져 버리는 것, 백치가 지껄이는
이야기와 같은 건데 소음, 광기 가득하나
의미는 전혀 없다.(p.272)

맥베스가 뱉어내는 이 인생의 허무함과 무상함이라니.
기억하지도 못한 저 문장을 읽고 또 읽다 보니
다시 맥베스를 찾아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이렇게 다양한 시선으로
읽어주니까 너무 좋았고 다짐만 했던 세계문학전집을
이제 진짜 시작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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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대체로 진부하지만 그 진부함의 어쩔 수 없음,그 빤함,그 통속,그 속수무책까지 부정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인생의 어두운 시기에 생각나는 건 결국 그 어떤 세련도 첨단도 아닌 그런 말들인 듯하다‘고 했다.”(p.41)

다섯 편의 단편소설 모두가 좋았다.
각 소설의 문장도 좋았지만 특히 저 문장이 계속 맴돌았는데,
우리가 사는 삶은 대체로 진부하고
어려운 상황마다 해주고 싶은 말도 사실 거기서 거기겠지만
그래도 그런 말들이 또 우리를 살린다는 것이 좋았다고 해야하나.
그동안 생각했던 것들을 글로 보니까 안심이 됐다고 해야하나.😀

암튼 음악과 소설이 함께 하니까 너무 좋다, 이 책.
어떤 날이 음악으로, 어떤 장면이 음악으로 기억되는 것처럼
아마 이번 추석 연휴에는 이 소설책이 기억될 것 같다.👍

음악소설집

윤성희 외 4명 지음
프란츠 펴냄

읽었어요
4일 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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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럴 겨를이 없다. 모든 걸 다 해야 한다. 기술도 개발하고 우리의 삶, 일상생활도 바꿔야 한다. 이건 되고, 저건 안 된다고 하지 말자, 그럴 겨를이 없다’(p.29)

저 말이 너무 단호하고 긴급하고 절실하게 느껴졌다.
그러니까,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조금 늦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몫을 다하는 일일 것이다.
2030년, 지구 평균온도 1.5도 상승이라는 시나리오를
계속계속 떠 올리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몫을 다하자.

기후, 기회

최재천 외 9명 지음
북트리거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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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있다. 유년이 시절이라는 것. 유년은 시절이 아니다. 어느 곳에서 멈추거나 끝나지 않는다. 돌아온다. 지나갔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 컸다고 착각하는 틈을 비집고 돌아와 현재를 헤집어놓는다. 사랑에, 이별에, 지속되는 모든 생활에, 지리멸렬과 환멸로 치환되는 그 모든 숨에 유년에 박혀 있다. 어른의 행동? 그건 유년의 그림자, 유년의 오장육부에 지나지 않는다.’(p.80)

시인의 소설은 이런거구나.
은유를 가득 머금은 문장이 너무 좋았다.
좋았던 문장들은 많았는데 특히 저 위에 문장들이 좋았다.
빛일수도 어둠일수도 있었던 유년시절이
돌고 또 돌아 현재의 나에게 닿는다는 말이.
현재를 헤집어놓더라도 그림자처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말이.

그렇게 유년의 옷을 입고 오늘도 한걸음만 가야지.

여름과 루비

박연준 지음
은행나무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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