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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하루

박완서 지음
문학동네 펴냄

역사는 세상의 길 위에서도 흐르지만 인간의 마음속에서도 흐른다. 이 마음의 역사를 소설가가 아니면 누가 기록할 것인가. 선생의 소설이야말로 마음의 역사학, 마음의 사회학이라는 이름에 적실하게 부합하지 않는가. (…)
결국 훌륭한 소설은 이 세상에는 소설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소설이다. (…)

선생의 손바닥 위에 올라가면 모든 게 문학이 되었다. 그 손으로 선생은 지난 사십 년간 역사와 풍속과 인간을 장악해왔다. 그 책들을 읽으며 우리는 살아온 날들을 부끄러워했고 살아갈 날들 앞에 겸허해졌다.

평론가 김형철, <박완서라는, 소설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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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J님의 도둑맞은 집중력 게시물 이미지
가장 중요한 학습 기술은 놀이예요. 우리는 놀이를 통해 배우는 법을 배우죠. 게다가 정보가 늘 변화하는 세상에서 왜 아이들의 뇌를 정보로 채우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우리는 20년 뒤의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 전혀 몰라요. 분명 우리가 바라는 건 적응력이 뛰어나고, 맥락을 평가할 능력이 있고, 비판적 사고가 가능한 뇌를 만들어내는 거예요. 이 모든 기술이 놀이에서 단련돼요. (382쪽)

도둑맞은 집중력

요한 하리 지음
어크로스 펴냄

읽고있어요
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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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도 극에 달하니까 지쳐 보인다. 힘겹게 저장하고 있는 과중한 수분을 언제 토해낼지 모르게 둔중한 빛을 하고 있다. (빨갱이 바이러스, 57쪽)

기나긴 하루

박완서 지음
문학동네 펴냄

읽고있어요
3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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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y_yeon

고등학교 2학년, 상의도 없이 문과를 선택한 아들같은 조카 훈이에게 고모 ‘나‘는 말한다.

“문과 가서 뭐하겠니? 까딱하단 문학이나 철학이나 하기가 꼭 알맞지. 아서라 아서.
사람이 어떡허면 편하고 재미나게 사느냐를 생각하지 않고, 사람은 왜 사나, 뭐 이런 게지.
돈을 어떡허면 많이 벌 수 있나하는 생각보다 돈은 왜 버나, 뭐 이런 생각 말이야.
그리고 오늘 고깃국을 먹었으면 내일은 갈비찜을 먹을 궁리를 하는 게 순선데, 내 이웃은 우거짓국도 못 먹었는데 나만 고깃국을 먹은 게 아닌가 하고 이미 뱃속에 들은 고깃국조차 의심하는 바보짓 말이다.
이렇게 자꾸 생각이 빗나가기 시작하면 영 사람 버리고 마는 거야. 어떡허든 너는 이 사회에 순응해서 이득을 보는 사람이 돼야지 괜히 사회의 병폐란 병폐는 도맡아 허풍을 떨면서 앓는 소리를 내는 사람이 될 건 없잖아.”

(박완서, 2012년, 기나긴 하루-카메라와 워커, 145쪽)

—————
1960년대 배경 소설인데 60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마음에 콕콕 박힌다.
매사를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왜?라는 질문을 하는 건 인간이 인간답다는 증거인데, 내 자식이 편하고 재미난 것보다 고뇌를 택한다면, 소설 속 고모처럼 바보짓이니 병폐니 허풍이니 하는 소리를 안 할 자신이 있나. 나는 아니라고 못하겠다. 그러면서도 그런 부모가 되기는 싫은 모순.

#박완서#카메라와워커#책리뷰

기나긴 하루

박완서 지음
문학동네 펴냄

읽고있어요
3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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