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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올카 토카르추크 장편소설 의 표지 이미지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올가 토카르추크 (지은이), 최성은 (옮긴이) 지음
민음사 펴냄

91p. 우리를 해치고 다치게 만드는 건 쉬운 일이다. 복잡하게 결합된, 기묘한 존재인 우리를 부숴 버리는 것도 쉬운 일이다. 나는 모든 것을 비정상적이고 끔찍하고 위협적인 신호로 해석한다. 재앙 말고는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 하지만 이미 타락이 시작되었다면, 우리는 과연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을까?

230p. 내 나이대 사람에게는, 자신이 정말로 사랑했고 진심으로 귀속되어 있던 장소의 대부분이 더는 그곳에 존재하지 않는다. 유년기와 청년기를 보낸 장소들, 휴가차 들렀던 시골, 첫사랑을 꽃피웠던 불편한 벤치가 있는 공원, 오래된 도시와 카페, 집 들이 이제는 자취를 감춰 버린 것이다. 설사 외형이 보존되었더라도 알멩이 없는 빈 껍데기처럼 느껴져서 더욱 고통스럽다. 나는 돌아갈 곳이 없다. 마치 투옥 상태와도 같다. 내가 보고 있는 지평선이 바로 감방의 벽이다. 그 너머에는 낯설고, 내 것이 아닌, 딴 세상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나 같은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그저 지금, 여기밖에는 없다. 모든 앞날이 미지수이고, 도래하지 않은 모든 미래는 공기의 미세한 떨림만으로도 쉽사리 파괴될 수 있는 신기루처럼 불투명하다.

340p. 하지만 왜 우리는 꼭 유용한 존재여야만 하는가, 대체 누군가에게, 또 무엇에 유용해야 하는가? 세상을 쓸모 있는 것과 쓸모없는 것으로 나누는 것은 과연 누구의 생각이며, 대체 무슨 권리로 그렇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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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9p. 벌레는 멸종되지 않았을뿐더러 예전처럼 여기저기에서 횡행한다. 그 수도 인간이 나타나기 전보다 줄어들지 않았다. 인류를 벌레로 보는 삼체인은 벌레는 한 번도 정복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

삼체 1부

류츠신 지음
자음과모음 펴냄

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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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p. “인간들은 그래. 믿을 수 없는 게 하나 생기면 모든 걸 다 가짜로 만들어 버려.”

178p. 누군가가 내 세상을 떠나면 그 사람이 찢고 나간 틈으로 또 다른 세상이 보여.

나인

천선란 (지은이) 지음
창비 펴냄

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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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p. 성비 불균형에 해당되는 첫 세대가 성장하면서 성별 선택이라는 묵시적인 생물학적 차별은 성매매, 신부 매매, 강제 결혼 등 여성에 대한 더욱 가시적인 위협들을 불러와 상황을 악화시킨다.

50p. 이것은 아주 기본적인 문제다. 항상 남자아이만 있으면 그 사회는 큰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그럼에도 성별 선택을 하는 부모들에게 성비 불균형 문제는 다른 사람의 문제로 묵살되기 일쑤다.

54p. 결국 성별 선택은 모든 사람이 성공하려고 애쓰는 분위기에서 일어나며 여성은 비록 같은 여성을 희생시키면서 얻는 것이라 할지라도 위신을 세우려는 갈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42p. 타이완, 한국, 그리고 여성이 부족한 다른 지역 들에서 여성은 아내, 어머니, 돌봐주는 사람, 가정부, 섹스 상대로 필요하다.

257p. 역사적으로 매춘은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지역에서 번성했다. 19세기 프랑스에서는 산업화 이후 사창가가 번창했다. 산업화로 인구의 도시 이동이 늘어나면서 도시가 남성들로 가득 찬 결과였다.

남성 과잉 사회

마라 비슨달 (지은이), 박우정 (옮긴이) 지음
현암사 펴냄

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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