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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지음
문학동네 펴냄
여성과 여성 사이를 오가는 빛, 그 힘에 대한 이야기다. 힘겨워하는 이도 힘을 주는 이도 대부분 여성, 예외적 남성성 없는 남성으로, 여성이 다른 여성과의 관계로 오늘을 버텨낼 힘을 갖는 모습을 그린다. 읽고 있자면 인간이란 정말이지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일어설 수 있는 존재구나, 그런 믿음이 일어난다. 그렇다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소설 속 남성이 죄다 비루하고 저열하단 점이 남성 독자로서 답답한 감상을 갖도록 하는 게 사실이다. 딸을 남의 집 부엌데기로 팔아치우고, 미성년자와 성매매를 하고,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남자들. 딸에게만 재산을 주지 않으려하고, 뛰어난 여자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으며, 불공평한 가사노동을 강요하는 남자들. 그러나 이 모두가 누군가에겐 사실일 것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이 소설이 그린 희미한 빛의 연결이 성별을 넘어 모두에게 유효하다고 굳이 최은영이 하지 않은 이야기까지를 나는 믿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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