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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지극히 사실적이다. 이미 한국에서 소설에 등장한 여러 사례가 뉴스를 탄 바 있다. 학습지 시장 뿐 아니다. 수많은 노동자가 갖가지 방식으로 제 노동을 착취당한다. 일부는 일터에서, 또 일부는 제 공간으로 돌아와서 생을 저버린다. 그 많은 죽음 가운데 업체가 제 책임을 인정하는 사례는 지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자본은 노동을 위하지 않고, 책임 있는 이들조차 개선을 외면하기 십상이다. 이 소설은 그 같은 비극 위에 약간의 문학적 상상을 더한 결과다.
이전 시대 노동문학의 지향은 명확했다. 법을 미준수하는 거대자본에 맞서 들끓는 민주화의 열망과 손을 맞잡고 함께 나아갔다. 그러나 오늘날, 노동문학은 제 설 자리를 잃었다. 달성된 민주화는 노동문학의 손을 놓았다. 세련된 제도는 법의 틀 안에서 노동자를 옥죄는 법을 터득했다. 그리하여 수아의 죽음과 같은 비극들이 거듭 반복되는 것이다.
소설 속 연우는 홀로 수아를 복권시키려 한다. 좀비들과 맞서 짓밟혀선 안 되는 진실을 지키려 한다. 그의 모습으로부터 오늘의 몇몇 사건들이 읽히는 건 지극히 자연스런 일이다. 연우가 살아 오늘의 세상을 본다면 어떤 광경일지 생각한다. 우리는 좀비가 아닌가, 세상은 좀비시대가 아닌가. 정말 그러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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