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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가정사를 딛고 월 이백 공돌이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용접공이 되었다가, 유명 작가이며 기자까지 된 천현우의 기록이다.
일기라 해도 좋을 내밀한 경험과 감상이 빼곡히 들어찬 책은 남성 블루칼라 노동자, 또 희망 없는 일터에서 부품처럼 갈려나가는 지방 젊은이들의 현실을 생생하게 펼쳐낸다.
좀처럼 낮고 지저분한 곳으로 시선을 돌리지 않는 한국사회가 천현우를 발탁한 데는 쇠락한 지방과 착취당하는 노동자, 희망없는 청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꺼내놓은 용기가 한 몫을 했다고 본다. 저를 학대한 친모, 책임을 방기한 친부, 부모의 역할을 대신한 심여사와 그녀가 안긴 빚더미까지 저자는 숨김 없이 소상히 적는다.
차마 탁월한 시선이며 문장이라곤 못하겠으나, 몸으로 쓴 글이 지닌 저력 만큼은 분명히 지니고 있다. 이건 결코 당연한 게 아니다. 수없이 꺾이고 이지러진 뒤에도 어떻게든 살아남은 질긴 힘이다. 나는 그 질김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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