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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의 캠핑 (멋과 기분만 생각해도 괜찮은 세계)의 표지 이미지

주말의 캠핑

김혜원 (지은이) 지음
인디고(글담) 펴냄

읽었어요
📚 어떤 상황을 ‘행복하다’라고 정의하는지에 따라 그 사람이 지향하는 삶의 방향이 보이는 것 같다. 언젠가는 설레는 감정이 느껴질 때 ‘행복하다’고 했었고. 또 여럿이 모여서 시끄럽게 노는 순간을 ‘행복하다’고 여기던 시절도 있었다.
요즘 나는 마음에 평화가 찾아왔을 때 행복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캠핑을 하면서 ‘평화롭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것이 캠핑을 계속해야 할 이유다.

📚 우리가 꿈꾸던 캠핑의 낭만은 2일 차부터 시작이다. 이웃 캠퍼들이 철수하느라 바쁜 아침. 2박 3일 캠퍼는 느지막이 일어나 음악을 고르고 풍경이 좋은 곳에 의자를 가져다 놓는다. 커피를 마실까 낮술을 할까 고민하다 아이스박스를 열어 맥주를 한 캔 꺼낸다. 무려 모닝 맥주라니. 한량이 따로 없네. 자화자찬하며 늘어져 있다가 아침을 만들어 먹고 낮잠을 자는 것. 한낮에 머리를 감고 물기가 뚝뚝 흐르는 채로 나와 따가운 햇볕에 말리는 것. 어제보단 조금 나아진 실력으로 불을 피우는 것. 어느덧 어두워진 하늘을 올려다보고 “별이 이렇게나 많았네!”라고 말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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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이는 콩다콩

이다운 지음
용감한까치 펴냄

읽었어요
2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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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g0

이 책 미친 거 아니냐고... @1000udong 님의 추천으로 읽게 된 책인데 조금 두꺼운 편인데도 정말 쉴 틈 없이, 숨도 못 쉬고 읽었다.

다만 아쉬운 건 표지 디자인과 책 소개. 지금보다 더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더 많이 보고 사랑할 수 있도록 바꿨으면 좋겠다. 책 소개에 나오는 설정은 얼추 맞지만 그게 이 책의 전부는 아니니까..

사실 이건 '파쇄자와 정지자 복원자'라는 초능력의 SF 설정을 품고 있지만 결국은 관계와 사랑에 대한 깊은 이야기다. 그렇기에 나는 이 책을 사실 '로맨스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가는 인물 하나하나를 얼마나 섬세하게 그려냈는지 머릿속에서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 영화로 만들어지면 어떨까 상상도 해봤다. 물론.. 제발 로맨스를 너무 중심으로만 가지 말고 이 결을 그대로 가져가길 바라는 마음도 함께.

서형우만 빼고, 정말 모든 캐릭터가 너무 소중했다. 정여준, 윤서리, 이찬, 나정… 하나같이 잊히지 않는다.

카페에서 함께 이 책을 읽었는데, 정말 중간중간에 눈물이 났다..

특히 윤서리. "난 복원자예요. 먼저 폭발해 다가오는 게 없으면 돌려보낼 수 없어요. 그러니 이번 희망도 부서질 때까지 기다려줘야 해요. 적어도 그 전엔 되돌리지 않을 거예요" 이 문장은 책의 모든 것을 함축한다.

그 긴 시간을 사람들을 되살리며 홀로 견디던 윤서리의 마음을 생각하면… 그냥 숨이 턱 막히고 눈물이 난다. 그리고 그걸 다 알면서 마지막까지 묵묵히 윤서리를 지켜낸 정여준도.....

이건 단순한 SF 소설이 아니라는거.. 진짜, 제발 꼭 읽어달라고 말하고 싶은 책.

그리고 마지막 문장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왜겠어요?"



아래는 기억에 남는 문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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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이 생각이 들어서 그러는데… 왜 이렇게 당신이, 익숙하고 그리운 거죠?”
“있잖아, 방금 네가 한 말 모른 척하고 넘겨버린 게 지금까지 서른네 번째인데…. 아무리 그래도 한 번은 정직하게 대답해주는 게 좋겠지? 내가 지금 시도하고 있는 뭔가가 계속 실패하는 중인데, 네가 시도한 그 질문도 자꾸 거절당하니까 보기에 별로 좋질 않네.”

그녀는 손을 떼고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나도 그래. 나도 당신이 그리워. 당신이랑은 다른 의미로 더 많이, 더 오래 그리워했어. 내가 아직도 만나지 못한 미래의 당신이 너무 보고 싶어.”

-------------------

“이게 아니야. 네가 아니라 차라리 내가 죽는 게 낫다고.”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그는 웃으며 말했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떨어지고 그의 눈에서 생기가 사라졌다. 그녀는 5초 전으로 시간을 돌렸다. 그가 마지막 말을 남기는 그 순간이었다.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다시 그녀의 눈물 한 방울이 떨어지고, 그의 생명은 꺼져갔다. 5초 전. 지친 복원자에게 그가 말했다.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다시 눈물 한 방울, 그리고 얕은 생명과, 그리고 또 5초 전,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눈물 한 방울, 죽음, 5초 전,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눈물, 죽음, 5초 전,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그녀는 계속해서 같은 시간으로 돌아가 그의 유언을 반복해 들었다. 정여준은 죽기 직전 매번 단 한 방울의 눈물을 보았지만, 수십 번의 눈물방울을 쌓아가는 윤서리에게는 통곡이었다.

끊을 수 없는 애도의 굴레에 갇혀 그녀는 생각했다. 사실 난 널 괴롭히고 있는 걸까? 널 살리려는 게 아니라 네 비석을 더 매끄럽게 깎고 있는 걸까? 네가 수천 번 죽은 건 나 때문일까?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그가 다시 속삭였다.

그녀는 진저리치며 시간을 돌렸다.

무사했을지언정, 그녀는 다행이었던 적이 없었다.

---------------------

“우린 화해할 수 있어. 날 믿어. 부탁이야. 우린 화해할 수 있어. 그렇게 되도록 만들 거야. 비록 그게 지금 당장은 아니겠지만. 앞으로도 누군가는 죽을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살 수도 있었던 친구가 죽는 일은 없을 거야. 믿어줘. 우린 반드시 화해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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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이 삼촌 왔다!” 멀찍이서 나정이 외쳤다. “근데 삼촌 왜 손에 아무것도 없어요!”

나정의 말에 맞장구치며 사람들이 하나둘 다가왔다. 심부름시킨 물건들은 어디에 놓고 몸뚱어리만 갖고 왔냐며 깔깔거리는 목소리가 노랫소리처럼 들려왔다. 모든 게 아득하게 느껴져서 이찬은 실없이 웃었다. 매일같이 들어온 목소리인데도 아주 오랜만에 듣는 것만 같았다.

돌이킬 수 있는

문목하 지음
아작 펴냄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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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있는

문목하 지음
아작 펴냄

읽었어요
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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