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영혼
@myungranghanyounghon

스스로의 삶을
꾸려나가기 위해
부단히도 애쓰는 청춘들에게
글쓰기의 고단함을
아직 고봉밥으로 돌려받지 못한
작가 혹은 예비 작가들에게
삶이 어질할 만큼
복잡하고 정리되지 않는 느낌을
안고 사는 이들에게
수없이 뻗어나간
관계의 가지 속에서
길을 잃어가는 사람들에게
단순 생활자를 권합니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로 전 세계 20여 개국에 판권을 수출한 황보름 작가의 신작 에세이 『단순 생활자』가 출간되었습니다.
뭔가 단순해질 것 같은 제목과 왠지 자유로워질 것 같은 표지에 이끌려 선택하게 된 책!
이즈음 제 마음이 이유 없이 분주했습니다. 뭔가 정리되지 않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단순'과 '생활자'라는 조합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개인적으로 편의점과 잡화점 관련 책을 읽었고 나름의 이유로 좋았습니다. 문제는 연이어 출간된 '장소' 프리미엄(?)을 장착한 책들에 이상하게 마음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내용을 살펴보기 전에 '또'라는 생각 먼저 들었습니다. 작가님의 전작도 그런 이유로 읽어보지 않았습니다. 이 책을 몇 장 넘기지 않았을 때 느낌이 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곧 읽게 되리라는 것을요.
한두 페이지 넘기는 사이, 이미 작가님의 필력에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가령 이런 문장들.
오랜만에 헐렁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27)
인간이란 타인에게 얼마나 어렴풋한 존재인지 새삼 놀라며(73)
심야의 허기. 모른 척할 수 없어도 모른 척해야 마땅한 허기.(96)
특히, 101페이지 라면에 관한 표현들은 단연코 압권입니다.
작가로서 포지션이 명확하지 않을 때, 출간 전 '휴남동 서점'을 처음으로 읽어본 세 분이 들려준 이야기 또한 책을 몹시 궁금하게 만들었습니다. 20여 개국에서 주목한 이유 또한 분명 있을 테고요.
'휴남동 서점'에 관한 기대는 이쯤에서 접어두기로 하고, 지금부터는 '단순 생활자'에 집중해 보겠습니다.
얽히고설킨
인간관계에서 벗어나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살아온 지난 1년간의 이야기
생애 첫 독립 후
스스로를 건사하며 지내온
삶의 흔적을 고루 담아낸 책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가
출간되기까지 쉽지 않았던 여정과
읽고 쓰고 걷는 삶의 이야기를 담은
단순 생활자
삶을 단순하게 다듬어가는 사람을 유심히 관찰합니다. 과하거나 넘치는 것 없는 삶 속에서 느껴지는 충만함을 동경합니다. 작가는 '단순 생활자'를 통해 그런 삶을 스스로 증명해 보입니다. 쓰레기봉투 하나 사 본 적 없던 삶에서 자신을 살뜰히 살피며 사는 삶으로!
'책을 쓰며, 단순하게 산다는 건 사는데 불필요한 것들을 되도록 걷어내고 필요하거나 좋아하는 일들에 시간을 들이며 사는 일이라는 걸 이해해갔다. 내 삶에 꼭 있어주었으면 싶은 것들을 몇 개 정해놓고 그것들을 하면서 시적시적 걷듯 생활하는 마음이 좋았다.(프롤로그 중에서)
읽고 쓰고 걷고, 밥하고 청소하고 운동하는 것 외엔 별다른 일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삶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로 작가는 '단순'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고자 마음먹습니다.
언제나처럼 다른 삶을 흘긋거리다 보면 유독 가슴이 반응하는 삶들이 있었다. 조용하고 단순하게 흘러가는 삶들이었다. 겉치레 없이 눈앞에 놓인 일과에 집중한 삶들. 이런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일상엔 보이지 않는 질서가 있는 듯했다. 그 질서를 따라 삶을 단순하게 다듬어가는 모습을 보다 보면 문득 생각하게 됐다.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고.
『단순 생활자』 p.252
작가는 처음부터 작가일수 없습니다.
들쭉날쭉한 수입은 생계를 이어갈 다른 직업을 찾게 만듭니다. 황보름 작가 역시 그러한 시기를 견뎌왔다고 해요. 습관적 입사와 퇴사를 반복하다 마침내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설 수 있게 된 것이지요. 그 과정의 이야기들은 글쓰기로 밥벌이를 해내고 싶은 분들께 위안과 용기를 전해주리라 생각합니다.
첫 월급이 통장에 찍힌 날, 나는 좀 허탈해서 웃었다. 수천 권의 책을 팔아야 받을 수 있는 인세가 거기 찍혀 있었다. 월급쟁이의 노동은 임금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어찌 됐건 척척 밥으로 환산되고 이다는 사실이, 얼마 전까지 하루 종일 쓴 글을 밥으로 환산하지 못하던 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19)
요즘 많은 분들이 책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 것 같아요. 무엇을 위해 글을 쓰든 글 쓰는 삶은 결국 자신을 증명해 나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고 값진 일!
글을 쓰기 위해 스스로를 증명해 내기 위해 애쓰고 계실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점점 더 제 안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몽테뉴가 10년간 칩거했다는 그만의 서재 치타델레를 떠올려봅니다. '자기 자신을 아는 일'에 온 마음을 쏟고 싶다 생각합니다.
'나는 나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를 찾는다'는 황보름 작가님처럼.
단순한 삶을 꿈꿉니다. 단조로운 삶도 제 성향에 맞을 듯합니다. 단순하고 단조로워 틈이 많은 삶. 그 사이사이 마음이 쉬어갈 자리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것들로만 배치하고 그 속에서 위로받는 삶. 생각해 보면 못할 일도 아닌데 쉽지 않습니다.
무엇이든 들여놓을 수 있는 빈자리를 마련해야겠습니다. 그 안에서 저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그것만으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생기로워질 것 같습니다. 자신을 건사하며 사는 삶! 어쩌면 단순 생활자 같은, 어쩌면 명랑한 은둔자 같은!
책을 읽는 동안 내내 걷고 싶었습니다. 걸어야겠습니다. 이유 없이 걷고 이유를 찾아야겠습니다.
3
명랑한영혼
@myungranghanyounghon

사랑은 사랑으로 돌아옵니다
정목 스님과 함께하는
행복한 마음 연습
저자 _ 정목 스님
출판 _ 김영사
오는 것은 여유 있게 오게 하고
가는 것도 여유 있게 가게 할 때
우리 삶은 행복하고 편안합니다
힘들어 주저앉고 싶을 때 떠오르는 사람이 있으신가요?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을 때 찾아갈 사람이 있으신가요? 그 누구도 마땅히 생각나지 않는다면 정목 스님의 에세이 『사랑은 사랑으로 돌아옵니다』를 추천드립니다.
추운 계절, 뜨끈한 아랫목 같은 인생 이야기!
정목 스님이 보내온 인생 편지는 여러 날 힘들었던 마음을 보듬어 줍니다. 정돈되지 않아 어지러운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혀 줍니다. 흘려보내는 수많은 시간 중 단 10분 만이라도 할애해 이 책을 읽어보세요. 어느 페이지를 펼치든 따뜻한 위로와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될 것입니다. 시대의 큰 어른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종교를 떠나 묵직한 울림을 안겨줄 것입니다.
한 걸음. 사랑에서 얻은 배움
두 걸음. 부드러움의 힘
세 걸음. 생각 하나쯤 덜어내고
네 걸음. 이별 연습
다섯 걸음. 꽃처럼 나를 돌봅니다
목차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철없던 열여섯 나이에 스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출가를 선언했던 정목 스님. "네가 신경 쓸 일이 뭐가 있느냐? 내가 이렇게 옆에 있는데. 너는 마음 푹 놓고 잘 먹고 잘 자라면 된다." 철부지였던 어린 스님을 자식처럼 보듬고 키워내신 어른 스님들의 사랑이 '제1장 한 걸음'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사람으로 태어났어도
사람 같지 않은 자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저는 세상 속에서 많이 보아왔습니다.
저 역시 젊은 날,
스님 속을 많이 썩였습니다.
그런데도 스님은 끝까지
저를 사랑으로 감싸주시고 기다려주셨지요.
그때 스님이 보여주신 마음의 크기가 저를 자라게 했습니다.
『사랑은 사랑으로 돌아옵니다』 p.24
한 사람에게 스며든 온전한 사랑이 그 사람의 생애를 어떻게 변모시키는지 그 묵직한 무게감에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내 아이에게 주변 사람들에게 혹은 스쳐지나칠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싶습니다. 사랑은 사랑으로 돌아올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곤경에 처한 낯선 이에게 베푼 친절이 언젠가 내 아이에게 돌아오진 않을까 하는. 아무에게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 두 걸음. 부드러움의 힘
마음의 진폭이 크지 않기를 바랍니다.
불같은 감정이 끓어오르지 않기를. 가까운 이에게 함부로 하지 않기를. 자신에게 소홀히 하지 않기를. 마음의 평정이 쉽게 깨지지 않고, 흔들리는 범위가 크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선 평소 마음을 어떻게 유지하는 것이 좋을까요?
스님의 말씀처럼 순간순간 일어나는 감정을 그저 편안히 호흡하듯 지켜봐야겠습니다. 잡다한 생각들로 마음이 어지러울 때 크게 심호흡하며 돌아보는 습관을 가져야겠습니다. 한 걸음 물러나 마음을 가라앉히고 바라볼 것. 스스로 마음을 조절해 모든 것이 고요해지는 순간을 경험해 볼 것. 이 말씀들을 마음에 새겨봅니다.
■ 세 걸음. 생각 하나쯤 덜어내고
진리는 결코 누구의 것이라고 나눌 수 없으며, 누군가의 전유물도 아닙니다. 진리란 언제나 그것을 발견한 사람들에 의해 빛을 내는 것일 뿐, 아직도 내 것, 네 것 구분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 해가 가기 전에 잘못된 생각 하나쯤 덜어내고 걸림 없는 삶을 살았으면 합니다.
『사랑은 사랑으로 돌아옵니다』 p.153
기타를 치며 법문을 설파하셨던 스님의 겨울에는 어떤 음악이 어울릴까요? 크리스마스엔 캐럴도 듣는다는 정목 스님. 진리는 결코 누구의 것도 아니며, 누군가의 전유물도 아니라는 말씀이 깊이 와닿습니다. 종교를 넘어 두루 헤아리며 너른 마음을 내어주는 일. 쉽게 할 수 없음에 더 귀하게 여겨집니다.
한 해의 마지막을 향해 가는 계절에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봅니다.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기 보다 결실을 잘 맺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이것저것 두루 헤아리며 너른 마음으로 품어주고 싶습니다. 진리는 그 자체로 진리라는 것을 깨달아갑니다.
■ 다섯 걸음. 꽃처럼 나를 돌봅니다
가까이 있기만 해도 향기가 나는 존재, 그 향기로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열어 놓은 존재, 그런 존재를 만나기 위해 우리는 그렇게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먼 길을 헤매었던 것은 아닐까요?
『사랑은 사랑으로 돌아옵니다』 p.217
조급하지도 않고
복잡하지도 않으며,
긴장하거나 눈치 볼 필요도 없고,
아무것도 바라는 것도 없고 모자라는 것도 없이,
그저 넉넉하고 고요한 것만으로
충분하고 행복했던 순간이었습니다.
맑고 고요하며 정갈한 삶을 살고 싶지만, 현실은 어지럽고 복잡하기만 합니다. 고요한 쉼의 순간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자신을 들여다보지 못한 채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현실. 살고 싶은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대로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봅니다.
누군가에게 귀감이 되는 삶을 살진 못할지라도, 자신에게만큼은 떳떳한 울림을 주는 삶을 살 수 있기를. 현자들의 위대한 삶을 통해 저의 지나온 시간을 반추해 봅니다. 어떤 향기를 품고 살아야 할지 생각이 깊어집니다.
깨어 있기 위해 우린 가끔 멈출 필요가 있습니다. 멈춰서 자신을 살피며 습관적인 욕망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배를 채우고 나면 맹수도 더 먹지를 않습니다. 썩어서 넘쳐 날지언정 더 많은 것을 쌓아두려고 욕심내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 멈춰 서서 왜 그렇게 바삐 가려 하는지, 왜 자꾸 가기기만 하고 놓으려 하지 않는지, 자신의 삶을 한 번쯤 돌아보십시오.
『사랑은 사랑으로 돌아옵니다』 p.45
한 문장 한 문장 깊은 울림을 주는 책.
스산해지는 계절에 마음을 채워줄
따듯한 이야기가 그립다면
정목 스님의 이 책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읽고 새기고 나누고 싶은 그런 책입니다!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고 있는 이 계절, 여러분의 삶은 오고 있나요, 아니면 가고 있나요? 우리 머릿속 생각만 봐도 들어오는 생각이 있고 나가는 생각이 있듯, 또 가슴속에도 들어오는 호흡이 있고, 나가는 호흡이 있듯 계절 또한 왔다간 가고 왔다간 가곤 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입니다. 계절도 그렇고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는 것은 여유 있게 오게 하고, 가는 것도 여유 있게 가게 할 때 우리 삶은 행복하고 편안합니다.
『사랑은 사랑으로 돌아옵니다』 p.115
* 김영사 서포터즈16기 협찬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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