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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

시메노 나기 지음
더퀘스트 펴냄

작은 목소리는 상대에게 닿지 않는다. 확실히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진전이 없다. 포기하지 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해나간다면 그 모습이 언젠가 누군가의 눈에 띄거나 무언가를 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될지 모른다.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하지 않는 것보다 하는 편이 낫다. (p.90)


이 작가님의 책이 참 예쁜 스토리를 담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디. 하지만 그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찡하고 예쁘고, 감탄하고- 그런 복합적인 마음이 들더라. 사실 바쁠수록 인문학을 읽고 소설은 뒤로 미루어 읽다 보니 이 책은 두어 달째 “읽을 책” 칸에 꽂혀있었는데, 이렇게 예쁜 이야기인 줄 알았더라면 진작 읽을 것을 그랬다.

혹시 당신의 마음이 지친 날이라면- 우울하다면 『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를 꼭 한번 만나보셔라. 분명 당신의 마음에도 달콤한 위로와 향기로운 응원이 가득하게 될 테니.

『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는 전형적인 일본풍(?) 소설이 아닐까 생각한다. 옴니버스식으로 여러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챕터마다 등장하는 인물의 이야기가 하나같이 울림을 주고, 생각할 거리는 준다. 날지 못하는 아둔한 새라 멸종되어 버린 도도처럼, 세상의 속도보다 느리고 세상의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지는 못하지만, 자신의 속도로 살아가는 카페주인은, 카페 도도를 찾아온 이들에게 저마다의 디저트와 차, 저마다의 위로와 응원을 선물한다.

도도를 방문하는 손님들은 어딘지 모르게 우리와 닮아있다. 세상의 규칙에 맞추어, 될 수 있으면 타인과 맞추어 살아가지만, 그 안에서 상처를 받기도 하고 우울을 느끼기도 한다. 스스로에게 부정적인 마음이 되기도 하고, 남을 돌보느라 정작 자기 자신은 안아주지 못한다. SNS의 허상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현실에 쫓겨 살기도 한다. 나 역시 늘 무엇이든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지만 때때론 혼자 지치기도 했는데, 느리게 성장하는 나무는 단단하다는 소로리의 말이 큰 위로가 되더라.

비록 나는 카페 도도의 디저트도 차도 맛보지 못했지만, 온 마음을 다해 위로받고 응원을 얻었다. 그래서 『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는 위로고 응원인 소설이다.

만약 오늘 당신의 마음에 비가 내린다면, 『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를 꼭 방문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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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동안 너무 신나게 돌아다녔더니, 찹쌀이도 엄마도 콧물이 줄줄 흐르는 감기에 걸렸어요. 주말이라 사다놓은 약이 없어서, 급한대로 아이 약을 나눠(?)먹었는데 오랜만에 먹는 가루약에 엄마가 사래가 들리고 말았습니다. 걱정스러워하던 아이가 문득 의문을 제시합니다.
“엄마, 왜 어떤 약은 가루고 어떤 약은 액체야?”
책쟁이 엄마는 이순간을 놓치지 않습니다. 지식잇는이야기의 『세상을 움직이는 작은 가루 이야기』를 읽을 타임이 온 것 같아요!

『세상을 움직이는 작은 가루 이야기』는 표지부터 살짝, 사이언스 매거진처럼 생겼어요. 이런저런 가루들이 가득그려진 표지를 열어보니 요리에 쓰이는 가루, 빛나는 가루, 축제에 쓰이는 가루, 빨아들이는 가루, 매끄러운 돌가루, 스마트한 가루, 에너지를 내는 가루, 사막에서 날아온 가루, 걸러져야하는 가루, 치료해야 하는 가루, 병들게 하는 가루, 똑같이 찍어내는 가루, 쓰고 그리는 가루, 예술품이 된 가루, 깨끗하게 하는 가루, 위험한 가루, 우주를 여행하는 가루 등 무척 다양한 주제가 제시되었습니다. 아이에게 각각의 주제에 떠오르는 가루를 말해보라고 하니 어떤 것은 단번에 척척 대답을 하고 어떤 것은 한참을 갸우뚱 하더라구요. 밀가루나 약, 미세먼지, 빨래세제 등은 쉽사리 떠올렸지만 어떤 가루가 병을 만드는지, 어떤 가루가 예술품이 되는지 등은 떠올리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그렇다보니 『세상을 움직이는 작은 가루 이야기』가 더욱 아이의 취향을 저격했습니다. 아이가 알만한 내용이 살살 등장해 편안한 마음으로 읽게 해주더니, 아이가 모르는 내용은 아이가 관심가질만한 단어, 일러스트, 내용으로 아이의 호기심을 휙~하고 낚아채더라구요! 실제 『세상을 움직이는 작은 가루 이야기』는 엄마가 읽기에도 무척이나 알찬 내용이 가득했습니다. 각각의 주제마다 대화체의 내용 설명이 되어 있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기도 하고, 보다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내더라고요. 또 실제 엄마와 나눌 수 있는 대화의 예가 되기도 했기에, 더욱 흥미진진하게 일글 수 있었어요. 대화에 이어 각각 가루의 특성을 소개하고, 가루의 크기 등을 비교하는 내용이 이어져 조금 더 싶은 내용을 배울 수도 있어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다양한 가루를 다루다보니 각각의 가루에 대해 심도있지는 않지만, 초등학생들이 다양한 가루에 대해 익히고 배울 수 있는 충분한 내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작은 가루 이야기』를 신나게 읽던 아이가 말합니다.
“엄마, 과학은 멀리 있는게 아닌가봐. 우리가 먹는 밀가루도- 약도 다 과학이야”
어쩌면 이것이야 말로 엄마가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던 가장 중요한 깨달음입니다. 아이와 다른 공부는 하지 않아도, 다양한 책을 읽으며 역사도, 과학도, 수학도, 예술도 다 우리 주변에서 함께 숨쉬고 이어지는 것들임을 알려주고 싶었는데 아이가 직접 이런 말을 하다니!

점점 저학년에서 벗어나며 모든 것들이 다소 어려워져서, 점점 책을 멀리하거나 싫어할까봐 걱정했었는데, 이렇게라면 자연스레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아이도 저도 강추하는 책, 지식잇는 이야기였습니다 ^^

작은 가루 이야기

최희규|정유나 지음
마음이음 펴냄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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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종이 하나에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있다는 깨달음에 어떤 삶의 태도마저 배우게 된다..
좋은 필기구나 지류는 지금의 인정을 받기까지 견뎌온 지난했던 시간과 스마트폰 시대에 살아남으려는 분투가 있다. 화려한 조명을 받지 못하는 곳에서도 몇십 년간 꾸준히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과 그들이 만든 제품. 기획자는 그들의 작업을 신뢰하고 응원할 줄 알아야 한다. 그들이 보여준 삶의 태도가 내게도 깃들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p.119)


학창시절의 내가 옛날이야기만큼 눈을 반짝였던 것들은, '00 브랜드의 탄생 비화', '00 노래의 가사가 나온 배경' 등 어떠한 것들의 “비하인드 스토리”였다. 잘은 모르지만, “무엇인가”가 되기까지의 노력이 결괏값보다 멋지단 것을 어렴풋이 느낀 것은 아니었을까. 지난주 만났던 책, 『기획자의 사전』을 읽으며 진짜 좋은 기획자란, 그 “무엇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찾아내 “순간”에 담아내는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했다. 또 그 순간으로, 타인에게서 '무엇인가'를 끌어내는 사람들. (그것이 결심이든 소비이든 간에)
정리해보자면 과거에서부터 미래에까지 이어지는 “동사”를 “명사”로 연결해내는 사람이랄까.

정은우 마케팅전문가의 책, 『기획자의 사전』은 기획자나 마케터 등이 업무를 하며 마주하게 될 고민을 풀어낸 책이다. 비록 나는 기획자는 아니지만, 내 생각들을 보다 매력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배우고자 읽어보게 되었다. 『기획자의 사전』에서는 스물아홉 개의 단어들로 여러 고민과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각각의 의도와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기획자의 사전』을 읽는 내내, 이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분초 단위로 바뀌는 현대사회에서 누군가의 걸음을, 시선을 멈춰 세우게 만들 수 있겠구나 싶어지더라.

『기획자의 사전』은 실무 사전, 도구 사전, 태도 사전 등으로 나뉘어 기획자들이 더 감각적으로 대상을 관찰하고 표현하는 스킬을 담고 있다. 트렌드, 직관, 인사이트 등의 단어를 풀어내는데, 신기하게도 꽤 딱딱할 수 있는 단어들을 무척 섬세하고 쉽게 설명하고 있었다. 그래서 『기획자의 사전』을 통해 기획의 기본, 기획자의 마음가짐, 대상을 바라보는 태도와 시선 등에 대해 읽으며 나도 간과해왔던 것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기록을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많은 것을 담고, 기억하는 사함으로 살아왔지만 『기획자의 사전』을 읽으며, 내가 대상을 바라보는 눈에 따라 내 생각의 깊이도 큰 차이를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실무, 도구, 태도 등의 주제로 풀어내는 단어 스물아홉 가지 모두 인상 깊었지만, 특히 마음에 길게 남은 것은 태도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그 중, '등속'에 담긴 말이 무척이나 마음에 닿았다. “아무렴, 최선을 다했는지 아닌지는 다름 아닌 내가 안다. 이만하면 후회가 없는지, 더 애쓰지 않아도 되는지는 내가 안다. (p.186)”을 읽으며 나 스스로 후회하지 않는 시간들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자는 마음을 다졌다. 또 기획자에게 필요한 태도로 “지루함에 굴하지 않고 지속할 동기를 스스로 찾는 행위(p.187)”를 꼽았는데, “꾸준함”의 힘을 명확히 아는 “그 무엇이 되어가는 과정”을 아는 사람이구나 싶어져, 그의 “결과”값이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기획자의 사전』을 다 읽은 후 “좋아하는 일을 더 잘하고자 애쓰는 모든 창작자에게”라는 문장을 읽는데, 괜히 마음이 뭉클했다. 그래, 어쩌면 우리도 '기획자'다. 그 대상이 다를 뿐 우리는 모두 생각을, 언어를, 음식을 기획하고 나누며 살아간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도 우리의 '등속'을 잃지 말고, '공감'과 '호기심' 가득한 따뜻하고도 반짝이는 순간들을 기획하며 살아갈 수 있길.

기획자의 사전

정은우 지음
수오서재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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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가 이토록 팔랑귀인지 몰랐는데, 아이를 키우며 자주 깨닫는다. “아, 나는 엄청난 팔랑귀이구나”하고 말이다. 그래도 이리저리 흔들리며 바보같은 육아는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데, 작년 이맘때쯤 나를 괴롭혔던 “햄릿급 고민”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구구단. 우리때는 그저 놀이처럼 주구장창 외웠던 그 구구단인데, 그 구구단이 아이를 연산지옥에 빠지게 하고, 생각하지 않게 만든다고? 하지만 학교에선 그 구구단을 외우게 하고, 시험도 보는데? 그런 고민이 들 때 만났으면 더 좋았을 책, 『외우지 않고 구구단이 술술술』이다. 이제 우리 아이는 구구단을 다 아는 예비 초3이지만, 이번 방학동안 다시 한 번 『외우지 않고 구구단이 술술술』을 풀며 구구단 원리를 깨치고, 수학을 좋아하게 만들 생각이라 소개해본다.

『외우지 않고 구구단이 술술술』은 구구단을 외우는 것이 좋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도 단순히 외우는 것이 아닌, 이해와 재미를 줄 수 있는 책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실제 『외우지 않고 구구단이 술술술』 작가의 말에는 무조건 구구단을 외우기보다는 그 원리를 깨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하고 있을 만큼, 『외우지 않고 구구단이 술술술』에 담긴 저자의 생각이 무척 명확하다.

『외우지 않고 구구단이 술술술』의 첫번째 장에서는 2단부터 12단까지 깨치는 활동을 한다. 그런데 그 순서는 2, 5, 3, 6, 4, 8, 7, 9, 1, 0, 10, 11, 12단이다. 즉, 평범한 구구단이 아니라는 것! 순서에서 눈치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아이들이 가장 쉽게 익히는 “쌍”의 개념을 가진 2단부터, 시계와 손가락으로 먼저 만나기에 익숙한 5로 구구단의 개념을 쉽게 익히게 만든다. 그 다음은 3과 6, 4와 8을 통해 각각의 단이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고, 어떻게 생각을 확장하면 좋을지에 대해 깨닫게 만들어준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아이들이 현실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것들을 예로 들었다는 것. 그렇기에 만약 구구단을 처음 접하는 아이라면 4을 배울 때 집에서 식탁의자다리를 세려보게 하고, 7을 배울 때는 무지개 스티커 등을 활용한다면 한다면, 보다 입체적이고 재미있는 개념익히기가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우리 아이가 『외우지 않고 구구단이 술술술』을 배우고 싶어했던 까닭은 이 구구단으로 재미있게 노는 법을 알려주는 두번째 장 때문이었다. “어른들이 외우라니까”, “구구단을 외우면 연산이 빨라진다니까” 등의 공감할 수 없는 이유가 아닌, “동물 다리세기”, “구구단 스무고개”, “외톨이 숫자찾기”등으로 구구단도 숫자도 이해하기 쉬워진다.

이렇듯 재미와 연산능력, 사고력까지 쑥쑥 키울 수 있는 『외우지 않고 구구단이 술술술』! 이제 구구단을 배우는 아이들도, 이미 배웠지만 복스이 필요한 아이들에게도 무척 알차고 재미있는 책이 되어주리라 생각한다.

외우지 않고 구구단이 술술술

이경희, 한지민 (지은이), 이주희 (그림) 지음
마음이음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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