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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p.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원한다니, 나는 그를 위해 내내 온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
26p. 나는 너를 사랑하고 너는 내가 필요하다. 그 반대는 성립하지 않을 것이다. 네가 나에 대한 네 마음을 사랑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불리건 그런 내가 너에게 느끼는 감정과는 다를 것이다.
44p. 무신론자에게 신을 받아들이는 일이란 곧 사유와 의지의 패배를 뜻할 뿐이지만, 고통의 무의미를 견딜 수 없어 신을 발명한 이들을 누가 감히 '패배한’ 사람들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그들이 신을 발명하기 전에 먼저 인간이 인간을 구원할 생각이 없다면 말이다.
97p. 나에게 그 무엇보다 종교적인 사건은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곁에 있겠다고, 그의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일이다. 내가 생각하는 무신론자는 신이 없다는 증거를 쥐고 기뻐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염려하는 사람이다. 신이 없기 때문에 그 대신 한 인간이 다른 한 인간의 곁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이 세상의 한 인간은 다른 한 인간을 향한 사랑을 발명해낼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시람이다. 나는 신이 아니라 이 생각을 믿는다.
132p. 왜 사람을 죽이면 안 되는가. 누구도 단 한 사람만 죽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살인은 언제나 연쇄살인이기 때문이다.
189p. 그러고 보니 예전에는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분노했을 법한 일에, 이제 학생들은 분노하고 나는 속으로 부끄러워하는 일이 잦아졌다. 나는 기성세대가 되었다.
234p. 일생이란 결국 하루하루가 모여서 만들어지는 것인데, 왜 살고 나서 돌아보면 그 많은 날은 가뭇없고 속절없는가. 왜 우리는 그 나날들을 ‘충분히’ 살아내지 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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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쓰님의 인생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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