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제를 먹는 마음은 기본적으로 달 밝은 밤에 정화수를 떠다 놓고 비는 마음과 같다. 그것은 치성을 드리는 마음이다.
옛날 옛적 내가 수능을 칠 때, 시험 시작 시간부 터 끝날 때까지 엄마는 절에 가서 108배를 했다(지금은 천주교도가 되었지만). 그 애길 들었을 맨 "허리 아프게 왜 괜히 그런 짓을 했어!" 하고 엄마에게 심통을 부렸던 것 같다. 엄마 절 한 번에 내가 문제 하나 더 맞히게 되는 것도 아니니까.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딸이 시험을 치는 동안 계속 정성스럽게 마음을 모아서 한 곳에 보내는 행위. 그 마음이 정령을 감복하게 하여 시험장으로 날아와 내가 왠지 2번을 찍게 만들어주었을지도 모른다.